살아지는 인생

작성자
류현철
작성일
2021-09-16 16:11
조회
268
오래전 누군가가 '살아지더라'고 말했을 때,
내게는 그 말이 '사라지더라'로 들렸다.
내 기억 속에서 그 사람이 한동안 실제로
사라져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들렸을지 모른다.
고단한 삶이었지만 그래도 살게 되더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냥, 그저 그렇게, 조용히,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등등의 수식어가 붙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 말, '살아지다'.

- 안규철의《사물의 뒷모습》중에서 -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묻는 '어떻게 지냈느냐'는 짧은 인사에
'잘 살고 있다'라는 대답을 건네어 봅니다.
의례적인 인사이지만 조용히, 아무렇지도 않게 살고 있다는 것이
새삼 감사하게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