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제자 강해 01:베드로(막3:13-19)

열두제자 강해 01
베드로(막3:13-19)
2023. 6. 18.


프롤로그

-구약을 대표하는 인물 모세를, 상당 기간 동안 강해했다.
↳이제 또 신약으로 돌아왔다.
↳나는 가능한 신구약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는 편이다.
↳전에 열두 지파를 강해한 적이 있다.
↳살펴봤더니 2021년 하반기에 했었다.

-구약에 열두 지파가 있다면, 신약에 열두 제자가 있다.
↳열두 지파 중에서도, 영향력이 지대한 지파들이 있고,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미미한 지파들이 있듯이, 열두 제자도 마찬가지이다.
↳베드로 같이 활동 기록이 풍부한 제자가 있는가 하면, 어떤 제자는 성경에서 활동 기록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제자가 있다.
↳그래서 열두 제자 강해를 할 수 있겠나 망설이다가, 일단 강해를 시작하기로 했다.

-열두 제자 명단이 기록된 곳은, 공관복음서와 사도행전이다.
↳그 중 열두 제자를 강해하는 순서는, 마가복음을 따르도록 하겠다.
막3:16 이 열둘을 세우셨으니 시몬에게는 베드로란 이름을 더하셨고
17 또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야고보의 형제 요한이니 이 둘에게는 보아너게 곧 우레의 아들이란 이름을 더하셨으며
18 또 안드레와 빌립과 바돌로매와 마태와 도마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및 다대오와 가나나인 시몬이며
19 또 가룟 유다니 이는 예수를 판 자더라

-열둘 중 원탑은 베드로이고, 그 뒤를 야고보와 요한 형제가 잇고 있다.
↳다음이 안드레이다.
↳이 네 제자가 한 팀이다.
↳이어서 빌립, 바돌로매, 마태, 도마가 다른 한 팀이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다대오, 가나나인 시몬, 가룟 유다가 또 다른 한 팀이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세 팀으로 운영하신 셈이다.
↳수제자로 불린 베드로가 열두 제자의 리더였다면, 각 팀에서도 당연히 리더가 있었다.
↳각 팀에서 맨 앞에 나온 제자가 리더이다.
↳베드로, 빌립,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가 팀장이란 말이다.

-팀을 구분한 기준은, 학자들에 따르면 예수님과 얼마나 가까우냐이다.

-편의상 베드로가 리더인 팀을 A팀, 빌립이 리더인 팀을 B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가 리더인 팀을 C팀이라고 하겠다.
↳A팀이 B팀과 C팀에 비해, 예수님을 더 가까이서 섬긴 것은 사실이다.
↳예수님도 A팀을 다른 두 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더 가까이 대하셨다.
↳그런데 특별한 사명이 있었던 요한과, 배신자 가룟 유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했다.
↳A팀만이 아니라 B팀도, C팀도, 자신을 불러서 제자 삼아주신 예수님을 위해, 기꺼이 순교제물이 되었다.

-제자는 자원한 자가 아니다.
13 또 산에 오르사 자기가 원하는 자들을 부르시니 나아온지라
14 이에 열둘을 세우셨으니 이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보내사 전도도 하며
15 귀신을 내쫓는 권능도 가지게 하려 하심이러라

-제자란 부르심을 받은 자이다.
↳주님이 자기가 원하는 자들을 부르셨다.
↳그 부르심에 응답한 자들이 제자이다.

-제자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보통 사람이었다.
↳존 맥아더는 열두 제자를 가리켜, “예수가 선택한 보통 사람들”이라고 했다.
↳제자들 중에 당시 사회적 강자는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은 사회적 약자였고, 사회적으로 천대받는 사람도 있었다.
↳약해도 쓰임 받을 수 있다는 증거이다.
↳어쩌면 약해서 쓰임 받았을지도 모른다.

-성 프란치스코가 어느 날 이런 질문을 받았다.
↳“하나님은 무엇 때문에 선생님과 같은 분을 선택하셨을까요?”

-그 때 프란치스코는 이런 유명한 대답을 한다.
↳“어느 날 하나님이 이 지구를 내려다 보셨습니다. 그분의 눈은 계속해서 어떤 사람들을 찾고 계셨습니다. 너무나도 겁이 많은 사람, 인생에 대해 많은 숙제를 안고 괴로워하는 사람, 또 그런 것에 관해서 꿈을 갖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사람, 그리고 인생에 대해 자신 없어 하는 사람, 하나님의 눈동자가 그 사람 위에 머물 자, ‘맞아 저 사람이야! 내가 저를 불러서 나의 사람으로 만들 거야! 그리고 나의 영광과 능력을 드러낼 거야!’ 하나님은 이러한 이유로 나 같은 사람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사람들은 강자가 되고 싶어 한다.
↳약자와 강자를 선택할 수 있다면, 강자를 선택하는 게 당연하다.
↳사회적 강자가 되면, 누리는 것도 많고, 나눌 수 있는 것도 많다.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약자는 하고 싶어도,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그래서 하나님이 약자를 눈여겨보시는 것이다.

-강자야 내버려둬도, 자기 힘으로 잘 살아갈 수 있다.
↳하나님이 개입하는 걸 불편해 한다.
↳간섭으로 생각해서이다.

-하지만 약자는 다르다.
↳약자는 하나님의 개입을 기다린다.
↳도움으로 생각해서이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는, 하나님의 개입을 기다린 자들이었다.
↳약자였기 때문이다.

-강자들은 자신을 내세우고 싶어 한다.
↳자신의 공적과 업적과 치적을, 어떻게든 자랑하고 싶어 한다.
↳거기에 하나님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하지만 약자는 다르다.
↳자신에게 자랑할 것이 없어서다.
↳자연스럽게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된다.
↳자기를 그 자리에 세우신 하나님을 높이게 된다.
↳자기를 사용하여 그 일을 이루신 하나님을 자랑하게 된다.

-사람들도 강자가 뭘 해내면, 역시 능력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약자가 뭘 해내면, 약자 뒤에 뭐가 있는지에 관심을 갖는다.
↳약자인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궁금해 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쓸 만한 약자를 찾으신다.
↳‘쓸 만한 약자’라는 말은, 약자라고 무조건 쓰시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반대로 강자라고 무조건 안 쓰시는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은 강자도 얼마든지 쓰셨다.
↳주로 악한 일에 쓰셨지만, 선한 일에도 쓰셨다.
↳어떨 때는, 약자를 강자로 만들어서 쓰시기도 했다.
↳어떨 때는 반대로, 강자를 약자로 만들어서 쓰시기도 했다.

-그러므로 우리가 열두 제자를 보면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이것이다.
↳‘약자도 쓰임 받을 수 있다.’
↳‘하나님은 약자도 쓰신다.’

-물론 강자보다 약자가 쓰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다.
↳단 쓸 만한 약자여야 한다.
↳거기에 순종은 절대적 조건으로 따른다.
↳하나님은 순종하면 만들어서라도 쓰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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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베드로는 본명이 아니다.
↳그의 본명은 시몬이다.

-그런데 열두 제자 중에 또 다른 시몬이 있다.
18 또 안드레와 빌립과 바돌로매와 마태와 도마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및 다대오와 가나나인 시몬이며
↳다른 시몬은 베드로와 구분하기 위해, 시몬이란 이름 앞에 가나나인을 붙였다.

-시몬은 아주 흔한 이름이었다.
↳그래서였는지 몰라도, 예수님은 그에게 베드로란 이름을 더하셨다.
↳시몬은 히브리어 시므온에서 왔다.
↳시므온의 뜻은 “들음”이다.
↳베드로는 “반석”이란 뜻이다.
↳시몬은 베드로로 개명한 게 아니라, 베드로란 이름이 더해진 것이다.
↳시몬이 베드로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이다.
↳언뜻 보기에, 잘 어울리지 않는 별명처럼 보이지만 말이다.

-대개 별명은 그 사람의 특징을 따서 짓는데, 시몬은 반대로 지어진 거 같다.
↳시몬은 이름과는 달리, 듣기보다는 말하기를 좋아했다.
↳말을 진득하게 듣고 있지 못했고, 무슨 말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렸다.
↳그의 마음이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수님이 그를 반석으로 불러주셨다.
↳전혀 반석 같이 않은데, 베드로라고 부르니, 꼭 놀리는 거 같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후에 진짜 베드로가 되었다.
↳물론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시몬이 베드로가 된 것은 아니다.
↳그는 시몬과 베드로 사이를 수도 없이 오갔다.

-실제로 예수님도 그를 늘 베드로라고만 부르신 것은 아니었다.
↳시몬과 베드로를 묶어서, “시몬 베드로”라고도 부르셨고, “시몬”이라고도 부르실 때도 있었다.
“바요나 시몬아”, “요한의 아들 시몬아”
↳시몬이 베드로가 돼 갔던 것이다.

-돼 가는 인생이다.
↳사람으로 났지만, 사람이 돼 간다.
↳언제까지? 죽을 때까지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났지만, 그리스도인이 돼 간다.
↳언제까지? 천국 갈 때까지

-목사 안수를 받았지만, 목사가 돼 간다.
↳장로 임직을 받았지만, 장로가 돼 간다.
↳언제까지? 은퇴할 때까지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름에 맞게 돼 가는 것이다.
↳돼 가는 인생, 공사 중인 인생이다.
↳스스로를 지나치게 자책할 필요도 없고, 타인에 대해 지나치게 실망할 필요도 없다.
↳준공될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예수님 당시 일상어는, 헬라어가 아닌 아람어였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시몬을 “베드로”보다는 “게바”라고 불렀을 가능성이 높다.
↳게바의 뜻이 반석이고, 아람어인 게바를 헬라어로 번역하면 베드로가 된다.
↳성경에 아람어 흔적이 나온다.
“달리다굼”, “에바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반면 이스라엘 선교사로 히브리대학교 의대를 졸업한 류모세 선교사는, 예수님 당시 일상어가 히브리어였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도 없지 않다.
↳히브리어가 일상어였다고 해도, 아람어를 섞어서 썼을 것으로 보인다.
↳예수님이 시몬을 베드로보다는 게바로 불렀을 가능성이 높다.

-요한이 그 사실을 밝히고 있다.
요1:42 데리고 예수께로 오니 예수께서 보시고 이르시되 네가 요한의 아들 시몬이니 장차 게바라 하리라 하시니라 (게바는 번역하면 베드로라)

-이 말씀에서 베드로에 대한 또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베드로가 요한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베드로를 요한의 아들이라고 표기한 곳이 또 있다.
↳요한복음 21장이다.
↳15, 16, 17절에 나오는,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이다.

-그런데 마태복음에서는 “바요나 시몬”으로 표기했다.
마16:17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바요나에서 “바”는 아들이란 뜻이다.
↳그럼 바요나 시몬은 요나의 아들 시몬이란 뜻이다.
↳요나가 맞는지, 요한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발음이 비슷하여 생긴 작은 문제로 보인다.
↳사실 그게 그렇게까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니, 이쯤 넘어가는 게 좋겠다.

-베드로는 열두 제자 중에, 유일하게 기혼자이다.
↳가정이 있는 몸으로, 예수님을 따라 나섰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기혼자가 목회의 길을 가기 위해, 신학교에 들어가는 겪이다.
↳자기가 결혼 전에 서원을 했다고 해도, 배우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더구나 베드로는 장모까지 모시고 살았다.
↳그런 의미에서, 베드로는 예수님을 따르는데, 가장 큰 결단을 한 사람이다.

-그의 이 말은 과장이 아니다.
막10:28 베드로가 여짜와 이르되 보소서 우리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따랐나이다

-바울에 의하면, 베드로는 후에 아내와 함께 사역하기도 했다.
고전9:5 우리가 다른 사도들과 주의 형제들과 게바와 같이 믿음의 자매 된 아내를 데리고 다닐 권리가 없겠느냐

-베드로에게는 동생이 있었다.
↳안드레이다.
↳베드로는 안드레에게 큰 신세를 졌다.
↳안드레가 자기를 예수님께로 인도해줬기 때문이다.

요1:40 요한의 말을 듣고 예수를 따르는 두 사람 중의 하나는 시몬 베드로의 형제 안드레라
41 그가 먼저 자기의 형제 시몬을 찾아 말하되 우리가 메시야를 만났다 하고 (메시야는 번역하면 그리스도라)
42 데리고 예수께로 오니 예수께서 보시고 이르시되 네가 요한의 아들 시몬이니 장차 게바라 하리라 하시니라 (게바는 번역하면 베드로라)

-베드로는 가족의 전도를 받고 예수를 믿은 사람이다.
↳우리 중 대부분도 그랬을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전도의 통로는 가족이다.
↳내 가족은 내가 전도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가족 구원을 위한 기도를 쉬는 죄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한편으로는 가족이 가족을 전도하는 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건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이다.

-그런데 베드로는 안드레를 잘 알았기에, 그를 따라 예수님께로 간 케이스다.
↳베드로가 안드레를 믿고 따라간 것이다.
↳‘네가 믿는 예수라면 나도 만나보고 싶다.’
↳‘네가 믿는 예수라면 나도 같이 믿고 싶다.’
↳베드로는 믿음직한 동생을 뒀고, 안드레는 자기를 믿어주는 형을 둔 셈이다.

-베드로는 동생을 따라 예수를 믿었지만,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가장 열심히 예수님을 따랐다.
↳다분이 성격 탓이었을 것이다.
↳믿는 것도 아니고 안 믿는 것도 아닌 것, 이건 그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
↳이왕 믿을 거라면 확실하게 믿고, 그렇지 않을 거면 관두는 게, 그의 성격에 맞다.
↳예수님도 그런 베드로를 마음에 들어 하셨다.
↳베드로가 수제자가 된 것이, 단순히 나이 때문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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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는 예수를 믿되 베드로처럼 믿었고, 예수님을 따르되 베드로답게 따랐다.
↳베드로다움 즉 자기다움이 중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색깔을 갖고 태어난다.
↳세상 어디에도 자신과 똑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자기 색깔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독특함이 사라지고 평범해진다.

-원본으로 태어나 복사본으로 살아간다.
↳복사본으로 살기 싫어하면서도, 점점 복사본이 되어간다.
↳끝까지 원본을 지키며 사는 사람은, 괴짜취급을 받는다.
↳원본이 아닌 복사본 인생을 살면, 누군가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자기 인생을 살아야 한다.
↳베드로는 끝까지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살았다.

-베드로다움을 말해주는 사건 몇 개를 살펴보겠다.
① 마14, 막6, 요6장에 나오는 물위를 걸은 사건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후, 제자들에게 배를 타고 앞서 건너편으로 가게 하셨다.
↳그리고 예수님은 기도하러 따로 산으로 올라가셨다.
↳그런데 제자들이 탄 배가 풍랑을 만난 것이다.

-이 때 이미 배는 육지에서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제자들 중엔 어부 출신도 있었지만, 어떻게 해보지 못하고 고난을 당하고 있었다.
↳그 때 예수님이 물위를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셨고, 제자들은 예수님을 유령으로 알고 무서워 소리쳤다.
↳예수님은 그런 그들을 안심시켰는데, 베드로가 이런 황당한 부탁을 했다.
“주여 만일 주님이시거든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

-그런 말도 안 되는 부탁을 한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오라”고 하셨다.
↳그러자 베드로는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걸어서 예수님께 갔다.
↳물론 얼마 못가서, 물에 빠져 허우적거렸지만 말이다.
↳예수님한테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 이런 부탁을 할 수 있는 사람도 베드로밖에 없고, 예수님이 “오라”고 한다고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걸은 사람도 베드로밖에 없다.
↳베드로더러 즉흥적이고 감성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게 베드로다움이다.

-즉흥적인 게 나쁜 것도 아니고, 감성적인 게 잘못도 아니다.
↳단지 계획적인 사람이 즉흥적인 결정을 내릴 때 문제가 되고, 이성적인 사람이 감성적인 판단을 할 때 문제가 된다.

-베드로다움을 말해주는 또 다른 사건이 있다.
② 변화산에서 있었던 사건으로 마17, 막9, 눅9장에 나온다.
↳예수님이 세 제자를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곳에서 예수님의 얼굴과 옷이 변화되셨다.
↳그리고 구약을 대표하는 두 사람,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말씀하셨다.
↳그 엄청난 광경 앞에, 베드로의 입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뭐라도 한 마디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만일 주께서 원하시면 내가 여기서 초막 셋을 짓되 하나는 주님을 위하여, 하나는 모세를 위하여, 하나는 엘리야를 위하여 하리이다”

-그럼 자기 집은?
↳자기와 함께 한 두 제자는 어떻게 하고?
↳그런 계산이 없는 베드로이다.
↳역시 베드로답다.

-베드로가 극찬을 들은 사건도 있다.
③ 마16, 막8, 눅9장에 나오는 사건이다.
↳사실 베드로가 똑똑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어느 날 예수님한테 두 번 들을 수 없는 극찬을 들었다.

-예수님이 제자들한테 자기에 대해 질문하셨다.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여러 대답들이 나왔다.

-그러자 다시 물으셨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그 때 베드로가 듣고도 믿기 힘든 대답을 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그 대답을 들으신 예수님도 깜짝 놀라셨다.
↳아니 어쩌면, 자기도 모르게 그런 대답을 한, 베드로 자신이 더 놀랐을지 모른다.

-베드로의 대답에 예수님의 극찬이 따랐다.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베드로는 우쭐해졌다.
↳제자 중 누구도 지금까지 이런 극찬을 들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얼마 가지 못했다.
↳예수님이 자신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시는 장면에서, 예수님께 항변하다가 꾸중을 들었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 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불과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극찬과 꾸중을 번갈아 듣고 말았다.
↳역시 베드로답다.
↳칭찬과 꾸중을 번갈아 듣는 것이, 아무 말도 안 듣는 것보다 낫다.
↳교회에서 일 안 하면 욕먹을 일도 없다.
↳하지만 일 하고 욕 먹는 게, 일 안 하고 욕 안 먹는 거 보다 낫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들러 심리학의 1인자이자, [미움 받을 용기]의 저자인 기시미 이치로의 책 이름이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면, 뭐라도 해보다가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이게 삶을 주도적으로 사는 방법이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예고대로 실패하고 말았다.
눅22:34 이르시되 베드로야 내가 네게 말하노니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모른다고 부인하리라 하시니라

-물론 예수님의 예고를, 베드로의 숙명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경고를 했다고 받아들여야 한다.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경고하기 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눅22:31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였으나
32 그러나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

-예수님은 베드로의 믿음이, 얼마나 연약한지 잘 아셨다.
↳그래서 그의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셨다고 했다.

-하지만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을 귀담아듣지 않고, 큰소리 쳤다.
눅22:33 그가 말하되 주여 내가 주와 함께 옥에도, 죽는 데에도 가기를 각오하였나이다

-그리고 예수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 한 시간도 깨어있지 못했다.
↳결국 그는 예수님을 부인하되, 저주하면서까지 부인했다.
↳철저히 실패하고 만 것이다.

-그런 베드로를 예수님이 찾아오셨다.
↳베드로가 소명 받기 전의 일터, 바로 갈릴리 바다이다
↳이른 아침에 고기를 잡고 있던, 베드로를 일부러 찾아오신 것이다.

요21:3 시몬 베드로가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하니 그들이 우리도 함께 가겠다 하고 나가서 배에 올랐으나 그 날 밤에 아무 것도 잡지 못하였더니

-익숙한 갈릴리 바다로 돌아왔지만, 고기잡이에 실패했다.
↳자신이 예수님을 부인했다는 무거운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어서인지, 고기잡이도 안 됐다.
↳그런 베드로에게 예수님이 찾아오신 것이다.
↳날이 아직 새지 않았지만, 요한은 자기들을 부르는 사람이 예수님임을 바로 알아봤다.

-요한이 “주님이시라” 하자, 베드로는 베드로다운 반응을 보였다.
요21:7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이르되 주님이시라 하니 시몬 베드로가 벗고 있다가 주님이라 하는 말을 듣고 겉옷을 두른 후에 바다로 뛰어 내리더라

-겉옷을 두른 채 바다로 뛰어 내렸으니, 배를 타고 온 사람들보다 늦게 왔을 것이다.
↳물에 빠진 생쥐 꼴을 한 베드로를, 예수님은 숯불에 구운 고기로 맞아주셨다.
↳베드로는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차마 고개도 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베드로를 향해, 예수님은 회개를 촉구하시지 않았다.

-단지 이 한 가지를 확인하셨을 뿐이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그러자 주님은 베드로를 향해, “내 양을 먹이라”하셨다.

-베드로는 주님의 당부를 잊지 않고 살아갔다.
벧전5:2 너희 중에 있는 하나님의 양 무리를 치되 억지로 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원함으로 하며 더러운 이득을 위하여 하지 말고 기꺼이 하며
3 맡은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양 무리의 본이 되라
4 그리하면 목자장이 나타나실 때에 시들지 아니하는 영광의 관을 얻으리라

-그는 자신이 예수님한테 들은 “내 양을 먹이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의 양무리를 치되 억지로 하지 말고 자원함으로 깨끗한 마음으로 양무리의 본이 되라”고 권했다.
↳그래야 훗날 목자장이 나타나실 때에, 영광의 관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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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의 눈여겨볼 점은, 그가 이방선교에도 힘을 썼다는 사실이다.
↳사도행전 8장 사마리아에서, 10장 고넬료 가정에서, 하나님이 이방인에게도 구원을 베푸심을 직접 보고는, 후에 예루살렘 총회에서 은혜로 구원 받는 것을 확정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행15:7 많은 변론이 있은 후에 베드로가 일어나 말하되 형제들아 너희도 알거니와 하나님이 이방인들로 내 입에서 복음의 말씀을 들어 믿게 하시려고 오래 전부터 너희 가운데서 나를 택하시고
8 또 마음을 아시는 하나님이 우리에게와 같이 그들에게도 성령을 주어 증언하시고
9 믿음으로 그들의 마음을 깨끗이 하사 그들이나 우리나 차별하지 아니하셨느니라
10 그런데 지금 너희가 어찌하여 하나님을 시험하여 우리 조상과 우리도 능히 메지 못하던 멍에를 제자들의 목에 두려느냐
11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우리와 동일하게 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 받는 줄을 믿노라 하니라

-은혜로 구원받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게 끝이어서는 안 됨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의 서신인 베드로후서 마지막 장 마지막 절이다.
벧후3:18 오직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 가라 영광이 이제와 영원한 날까지 그에게 있을지어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 가라”고 했다.
↳그리고 연약함과 허물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제자로 부름을 받아 사도로 쓰임 받은 베드로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모든 영광 하나님께”이다.
“영광이 이제와 영원한 날까지 그에게 있을지어다”

-일찍이 예수님께서 그의 죽음에 대해서 암시하신 적이 있다.
요21:18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19 이 말씀을 하심은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을 가리키심이러라 이 말씀을 하시고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우리의 죽음이 어떠해야 할 것을 말해준다.
↳우리의 삶의 모토 역시 “모든 영광 하나님께!”여야 한다.
↳살아서는 물론이고, 죽음으로도 하나님께 영광 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