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인물(모세) 강해 28:내가 네 말대로 사하노라 그러나(민 14:1-20)

작성자
류현철
작성일
2023-04-30 12:26
조회
181


구약인물(모세) 강해 28
내가 네 말대로 사하노라 그러나(민 14:1-20)
2023. 4. 30.


프롤로그

-열두 명의 정탐꾼은, 똑같은 명령을 받고, 똑같은 기간에, 똑같은 것을 보고 왔다.
↳심지어 처음 보고도 똑같았다.
민13:27 모세에게 말하여 이르되 당신이 우리를 보낸 땅에 간즉 과연 그 땅에 젖과 꿀이 흐르는데 이것은 그 땅의 과일이니이다
↳자신들이 보고 온 가나안 땅이, 젖과 꿀이 흐르고 있음을 똑같이 보고했다.
↳이건 객관적인 사실이었다.

-이어지는 보고도 다르지 않았다.
민13:28 그러나 그 땅 거주민은 강하고 성읍은 견고하고 심히 클 뿐 아니라 거기서 아낙 자손을 보았으며
↳자신들이 정탐할 때, 그곳에 살던 거주민은 거인족이었고, 그들이 사는 성읍은 견고하고 컸다.
↳이것 역시 객관적인 사실이었다.

-문제는 사실에 대한 해석이 달랐다는 것이다.
↳어쩌면 해석이 다른 게 정상일지 모른다.

-갈렙은 어떻게 해석했는가?
민13:30 갈렙이 모세 앞에서 백성을 조용하게 하고 이르되 우리가 곧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기리라 하나

-다른 열 명의 정탐꾼은 어떻게 해석했는가?
민13:31 그와 함께 올라갔던 사람들은 이르되 우리는 능히 올라가서 그 백성을 치지 못하리라 그들은 우리보다 강하니라 하고

-같은 객관적 사실 앞에,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해석에 주관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각자의 주관에 따라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석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있다.
↳그게 사람마다 다른 것이다.

-갈렙이 그렇게 해석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고, 열 명의 정탐꾼이 그렇게 해석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렇게 보게 하고, 그렇게 해석하게 하고, 그렇게 결정하게 하는 것이 있다.
↳문제는 그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생 그것에 붙들려 살아왔기 때문이다.
↳의식 중이든, 무의식 중이든 말이다.
↳그건 자기의 성향보다, 자기의 기질보다, 결정적이다.
↳물론 성향도 영향을 주고, 기질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은 가치관이다.

-사람은 자기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에 따라 움직이게 돼 있다.
↳어떤 사람이 올곧게 살 수 있을까?
↳절대 가치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지조 있게 살 수 있을까?
↳자기 안에 절대 가치를 간직하고 사는 사람이다.

-예배를 절대 가치로 여기는 사람은, 예배에 생명을 걸 수 있다.
↳믿음을 절대 가치로 여기는 사람은, 믿음에 방해되는 것은 버릴 수 있다.

-재물을 절대 가치로 여기는 사람은, 재물을 얻기 위해 자기 영혼을 팔 수 있다.
↳권력을 절대 가치로 여기는 사람은, 권력을 잡기 위해 악마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

-개개인은 나름 절대 가치를 갖고 있다.
↳절대 가치는 자신의 의식과 무의식을 지배한다.
↳사람은 절대 가치에 사로잡힌 채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사실상 절대 가치란 나의 신앙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본래는 예수님을 믿는 순간, 우리의 절대 가치가 바뀌어야 정상이다.
↳절대 가치를 바꾸는 것부터, 신앙이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걸 회심이라고 한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가 그렇지 못하다.
↳일단 출발하고 보자는 식이다.
↳출발하고 나서, 가치를 조금씩 수정해가는 방식이다.
↳그러다보니, 삶이 덜커덩거리고, 때론 목숨을 담보로 한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이스라엘 자손들에게는, 갈렙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열 명의 정탐꾼의 목소리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목소리 크다고 옳은 게 아니다.
↳다수결이 꼭 진리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자손들의 마음은, 급격하게 한쪽으로 기울었다.
↳그들이 죽을 고생을 해가며, 이곳까지 와 있다.
↳숱한 위기를 겪고 나서야, 이곳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런데 막상 결단해야 할 시점에서, 믿음의 해석을 버리고, 불신앙의 해석을 선택하고 말았다.

-이스라엘 자손이 선택한 불신앙적인 해석은 이거였다.
민13:31 그와 함께 올라갔던 사람들은 이르되 우리는 능히 올라가서 그 백성을 치지 못하리라 그들은 우리보다 강하니라 하고
32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그 정탐한 땅을 악평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그 거주민을 삼키는 땅이요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33 거기서 네피림 후손인 아낙 자손의 거인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

-이스라엘 자손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거 같았다.
1 온 회중이 소리를 높여 부르짖으며 백성이 밤새도록 통곡하였더라

-그들은 소리를 높여 부르짖었다.
↳밤새도록 통곡을 그치지 않았다.
↳이건 뭐 얼굴이 어두워지고, 표정이 일그러지는 정도가 아니다.
↳여기저기서 한숨을 쉬고, 코를 훌쩍거리는 정도가 아니다.
↳지도자를 뒷담화로 까는 정도가 아니다.
↳민심이 술렁거리는 정도가 아니다.
↳온 회중이 소리를 높여 부르짖으며, 밤새도록 통곡하였다.
↳밤새 곡소리를 낸 것이다.

-사람은 웬만한 일에 곡소리를 내지 않는다.
↳또 곡을 해도 밤새도록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부모님이 죽었을 때나 그렇게 한다.
↳그럼 이스라엘 자손이 밤새도록 곡을 했다는 것은, 하나님이 죽었다는 의미이다.
↳자기들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앞에 두고, 하나님이 죽었다며 밤새도록 곡을 하니, 이게 기가 찰 노릇이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불신앙이다.
↳곡은 절망에서 나오는 소리이다.
↳곡은 한 치의 소망도 없을 때 내는 소리이다.
↳곡은 하나님이 죽었을 때 내는 소리이다.
↳그러니 하나님이 어떻게 그 상황을, 그냥 봐 넘길 수 있겠는가?

-이스라엘 자손들이 밤새도록 통곡하더니, 모세와 아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2 이스라엘 자손이 다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며 온 회중이 그들에게 이르되 우리가 애굽 땅에서 죽었거나 이 광야에서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
3 어찌하여 여호와가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칼에 쓰러지게 하려 하는가 우리 처자가 사로잡히리니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아니하랴

-그들은 ‘하나님이 죽었다’고 밤새도록 통곡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나 보다.
↳모세와 아론을 원망했다.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광야를 지나 왔는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겠다는 일념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그곳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을 들으니,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허망했을 것이다.
↳그래서 소리 높여 부르짖다가, 밤새 통곡하게 된 것이다.

-사람은 그런 상황이 닥치면, 우선 원망의 대상을 찾게 된다.
↳모세와 아론이 그 대상이었다.
↳자기들을 지금 이 지경으로 만든 게, 이 두 사람이다.
↳이 두 사람의 꾐에 빠져, 애굽 생활을 정리하고 따라나섰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을 믿고 따라나섰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실제로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있으면 뭐하겠는가?
↳들어갈 수 없는데...
↳이미 그곳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더구나 그곳에 사는 거주민들이, 거인족인 아낙 자손인데...

-이스라엘 자손들은 절망하여, 아무 생각없이 말을 내뱉었다.
↳감정이 상할대로 상해버린 그들은, 더 이상 입이 통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한 말이 불러올 결과를, 그들은 예상하지 못했다.
↳만일 그걸 알고도 그렇게 말했다면, 정말 제정신이 아닌 것이다.

-그들이 뭐라고 했는가?
“우리가 애굽 땅에서 죽었거나”
“이 광야에서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
“어찌하여 여호와가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칼에 쓰러지게 하려 하는가”
“우리 처자가 사로잡히리니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아니하랴”

-이런저런 말을 했지만, 핵심은 “지금이라도 애굽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럼 그들이 애굽에서 잘 살았는가?
↳그들이 애굽에서 잘 먹고 잘 살았는가?
↳그들이 애굽에서 사람 대우받으며 사람답게 살았는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온갖 박해를 받았다.
↳사실상 노예취급을 받으며 무수한 학대를 받았다.

-그런 그들을 하나님이 출애굽시켜, 자유시민이 되게 하셨다.
↳홍해를 마른 땅 같이 걷게 하셨고, 쫓아온 애굽 군대를 수장시켰다.
↳광야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고, 반석에서 나온 생수를 마시며,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의 인도를 받았다.
↳이 일이 오래된 일이 아니다.
↳수십 년, 수백 년 된 옛날 일이 아니다.
↳불과 일 년 육 개월 내에 일어났던 일이다.
↳더구나 그들은 지금 가나안 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들이 지금이라도 애굽으로 돌아가는 게 낫겠다며, 부르짖고 통곡하고 있다.
↳자신들을 지금까지 이끌어온, 모세와 아론을 대놓고 원망하고 있다.
↳보면 이미 원망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뭐 사람들은 눈앞이 캄캄하고, 길이 없으면, 남 탓을 할 수 있다.
↳아니면 조상 탓이라도 하게 된다.
↳하지만 이스라엘 자손들은, 그 수준을 훨씬 뛰어 넘었다.

-그들의 선 넘은 말을 들어보자.
4 이에 서로 말하되 우리가 한 지휘관을 세우고 애굽으로 돌아가자 하매

-쿠데타적 발상을 한 것이다.
↳하나님이 세우신 리더십을 뒤집어엎겠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세우신 리더십을 폐하고, 자기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이건 자신들이 더 이상 하나님의 통치를 받지 않겠다는 반역행위로 봐야 한다.
↳자기들이 리더십을 세워서, 하나님 간섭에서 벗어나, 자기들 뜻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보면 비전도 없다.
↳기꺼해야 자기들이 떠나왔던, 애굽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다.
↳무시와 학대를 받고 살았던, 노예의 자리로 되돌아가겠다는 것이다.
↳그래도 광야에서 죽는 것보다야, 애굽에 가서 사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들은 자유가 아닌 빵을 선택한 것이다.
↳아직 노예 근성이 빠지지 않아서 그랬다.
↳하긴 그들이 노예로 1~2년 산 게 아니다.
↳나면서부터 노예로 길들어져 있던 사람들이다.

-이제 모세는 엄청난 위기를 만났다.
5 모세와 아론이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 앞에서 엎드린지라

-지금까지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숱한 위기의 파도를 넘어서, 이곳 가나안 목전까지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집채만한 쓰나미를 만났다.
↳하나님이 정탐꾼을 보내라고 해서 보냈으니, 그 뒤는 잘 풀릴 줄 알았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건, 시간문제로 보였다.

-그러니 모세와 아론도, 이런 상황에서 눈앞이 캄캄했을 것이다.
↳그때 모세와 아론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온 회중 앞에서 엎드렸다.
↳두 사람은 자기들을 행해 원망하는, 그들을 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 앞에서 엎드렸다.

-그렇다고 자기들 목숨 살려달라고 엎드린 것이 아니다.
↳차라리 자기들을 밟고 지나가라고 엎드린 것이 아니다.
↳이 모든 상황을 하나님께 맡긴다는 표시로 엎드린 것이다.

내 주여 뜻대로 행하시옵소서
내 모든 일들을 다 주께 맡기고
저 천성 향하여 고요히 가리니
살든지 죽든지 뜻대로 하소서.

-얼마나 엎드려 있었을까, 그 때 두 사람의 절규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6 그 땅을 정탐한 자 중 눈의 아들 여호수아와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 자기들의 옷을 찢고

-그 때 절규하는 두 사람은, 여호수아와 갈렙이었다.
↳두 사람은 엎드려 있는 모세와 아론을 보며,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섰다.
↳자기들의 옷을 찢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기들의 옷을 찢었다는 것은, 슬픔의 표시이자 분노의 표시였다.

-그들이 왜 그리 슬퍼했고, 그들이 왜 그리 분노했는가는, 그들의 말에서 알 수 있다.
7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심히 아름다운 땅이라
8 여호와께서 우리를 기뻐하시면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시고 그 땅을 우리에게 주시리라 이는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니라
9 다만 여호와를 거역하지는 말라 또 그 땅 백성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은 우리의 먹이라 그들의 보호자는 그들에게서 떠났고 여호와는 우리와 함께 하시느니라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

-우리가 보고 온 땅이, 심히 아름다운 땅이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맞다고 했다.
↳하나님이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시고, 그 땅을 우리에게 주실 거라고 했다.
↳다만 하나님을 거역하지 말자고 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니, 그 땅의 백성들을 두려워하지 말자고 했다.

-두 사람은, 열 명의 정탐꾼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동시에 그건 절대 다수의 이스라엘 자손에 대해, 정식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모두가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니오”를 외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의 용기를 갖고는 꿈도 꿀 수 없는 노릇이다.
↳그만큼 여호수아와 갈렙은 절박했던 것이다.
↳모세와 아론마저 엎드려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은 후회 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하지만 대세를 거스른 두 사람은, 곧장 위기에 처해졌다.
10 온 회중이 그들을 돌로 치려 하는데 그 때에 여호와의 영광이 회막에서 이스라엘 모든 자손에게 나타나시니라

-온 회중이 그 두 사람을 돌로 치려고 했다.
↳이미 온 회중은 이성을 잃은 짐승 같았다.
↳그들의 심리 상태가 얼마나 불안하고, 그들의 신앙 상태가 얼마나 무너져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나님 편에 서서 믿음의 말을 함으로, 자칫 돌에 맞아 죽을 급박한 상황이다.

그 때 하나님이 개입하셨다.
“그 때에 여호와의 영광이 회막에서 이스라엘 모든 자손에게 나타나시니라”
↳이스라엘 자손들은 순간 움찔했다.

-하나님은 소리를 높여 부르짖고, 밤새도록 통곡할 때도 참으셨다.
↳모세와 아론을 원망할 때도 참으셨다.
↳한 지휘관을 세우고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할 때도 참으셨다.
↳모세와 아론이 온 회중 앞에서 엎드릴 때도 참으셨다.
↳하지만 여호수아와 갈렙이 믿음의 말을 한 후, 돌에 맞을 위기에 있을 때 바로 개입하셨다.

-물론 그 동안 참을 만해서 참은 게 아니었다.
↳이스라엘 자손의 거듭된 행위는, 하나님의 분노 게이지를 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하나님이 잠자코 계시니까, 조심성 없이 막 나갔다.
↳자신들이 한참이나 선을 넘었는데, 그들은 그걸 스스로 의식하지 못했다.
↳자신들을 향해, 하나님의 분노의 손길이 다가오고 있는데,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꾹 눌러 참고 계시던 하나님이, 엎드려 있는 모세에게 말씀하신다.
1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이 백성이 어느 때까지 나를 멸시하겠느냐 내가 그들 중에 많은 이적을 행하였으나 어느 때까지 나를 믿지 않겠느냐
12 내가 전염병으로 그들을 쳐서 멸하고 네게 그들보다 크고 강한 나라를 이루게 하리라

-하나님이 모세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신 것이다.
↳모세는 하나님이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었다.
↳하나님께는 모세밖에 없었다.
↳왜 하나님이 그토록 모세에게 집착하셨는지, 이제야 이해된다.
↳하나님이 모세를 부르시고, 애굽으로 보내어 이스라엘 자손을 구해내라고 하셨을 때, 모세가 얼마나 사양했는가?
↳하나님은 화를 내면서까지, 모세에게 매달리셨다.
↳“야, 너 아니면 안 돼‘ 하는 식이었다.
↳하나님이 그렇게까지 한 데는,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그 때도 모세 뿐이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자신이 멸시를 당하셨지만, 참으셨다고 했다.
↳그렇게도 자신을 믿지 못하는 이스라엘 자손을, 더 이상은 참으실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을 전염병으로 쳐서 멸하고, 모세를 통하여 다시 시작하시고 싶다고 했다.
↳누구에게도 드러낼 수 없는 속마음을, 모세에게 넌지시 내비치신 것이다.

-하나님의 하소연을 들은 모세가, 어떤 반응이라도 보여야 할 차례이다.
↳“맞습니다. 하나님이 바로 보셨습니다. 그들은 구제불능입니다. 지금까지 참으신 것만도 하나님이 대단하신 겁니다. 그들은 죽어 쌉니다.” 하며, 하나님께 맞장구를 치지 않았다.
↳“저를 통해 나라를 다시 시작하신다면 저로서는 영광입니다. 가문의 영광입니다.” 하며, 하나님 앞에서 흥분하지 않았다.
↳“저는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하나님이 알아서 하십시오.” 하며, 하나님께 나 몰라라 하지 않았다.

-모세가 보인 반응은 한 마디로, “하나님 그리하시면 안 됩니다” 였다.
↳모세가 하나님의 본심을 헤아렸기에, 그렇게 말할 수 있었다.
↳하나님은 모세를 떠보려고, 11, 12절로 말씀하신 게 아니다.
↳누구에게도 말씀하실 수 없어서, 모세한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으셨다.
↳모세는 그런 하나님의 심정에 깊이 공감했다.
↳자기에게도 그런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마음이 곧 모세의 마음이고, 모세의 마음이 곧 하나님의 마음이었다.

-모세는 자신이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를 알았다.
↳그리고 차분하게 하나님께 말씀드렸다.
↳마치 화난 하나님을 설득하는 듯 보인다.
↳모세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자손을 치시면 안 되는, 합리적인 이유를 댔다.

-먼저는 하나님의 명예에 손상이 간다는 것이다.
13 모세가 여호와께 여짜오되 애굽인 중에서 주의 능력으로 이 백성을 인도하여 내셨거늘 그리하시면 그들이 듣고
14 이 땅 거주민에게 전하리이다 주 여호와께서 이 백성 중에 계심을 그들도 들었으니 곧 주 여호와께서 대면하여 보이시며 주의 구름이 그들 위에 섰으며 주께서 낮에는 구름 기둥 가운데에서, 밤에는 불 기둥 가운데에서 그들 앞에 행하시는 것이니이다
15 이제 주께서 이 백성을 하나 같이 죽이시면 주의 명성을 들은 여러 나라가 말하여 이르기를
16 여호와가 이 백성에게 주기로 맹세한 땅에 인도할 능력이 없었으므로 광야에서 죽였다 하리이다

-하나님의 명성을 들은 여러 나라가, 하나님 자신이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이스라엘 자손을 광야에서 죽게 하시면, 능력이 부족해서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럼 하나님이 무능하다고 소문날 거고, 하나님의 명예가 심각하게 손상을 입게 될 거라는 논리이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무능한 하나님으로 불린다?
↳자기 백성에게는 물론이고, 이방 백성으로부터 그런 소리를 듣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
↳하나님이 다른 건 참아도 자신의 명예가 손상되는 것은 못 참으신다.
↳그런데 11, 12절 말씀을 집행하신다...?
↳그러면 하나님 스스로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다음은 하나님의 성품에 반하게 된다는 것이다.
17 이제 구하옵나니 이미 말씀하신 대로 주의 큰 권능을 나타내옵소서 이르시기를
18 여호와는 노하기를 더디하시고 인자가 많아 죄악과 허물을 사하시나 형벌 받을 자는 결단코 사하지 아니하시고 아버지의 죄악을 자식에게 갚아 삼사대까지 이르게 하리라 하셨나이다
19 구하옵나니 주의 인자의 광대하심을 따라 이 백성의 죄악을 사하시되 애굽에서부터 지금까지 이 백성을 사하신 것 같이 사하시옵소서

-하나님은 노하기를 더디 하시고, 인자가 많으신 분이다.
↳노하기를 더디 하셔서, 지금까지 오래 참아오셨다.
↳그런데 이제는 심판하시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세는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더 보여 달라고 한다.
↳다른 말로 이스라엘 자손들의 죄악을 이번에도 사해달라는 것이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하나님을 노하게 만든 일이, 사실 처음은 아니다.
↳애굽에서의 일은 차치하고라도, 출애굽 이후 지금까지 하나님을 노하게 해왔다.
↳그 때마다 하나님은 그들을 사해주시곤 했다.
↳모세가 그 전례를 꺼낸 것이다.
↳전에는 하나님께서 용서해주셨는데, 이번에는 멸하신다면, 하나님의 신실성에 의문을 갖게 만든다는 것이다.
↳모세가 논리적인 기도를 하고 있다.

-물론 모세는 하나님께 조심스럽게 중보기도를 한다.
↳하나님이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이제 이스라엘 자손을 멸하시겠다고 했을 때, 모세는 너무나 무서워 떨렸을 것이다.
↳모세가 하나님께 여유만만한 태도를 가질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모세가 하고 싶은 말은, “한 번 더 봐 달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명예를 말하고, 하나님의 성품을 들먹였지만,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였다.
“이 백성의 죄악을 사하시되 애굽에서부터 지금까지 이 백성을 사하신 것 같이 사하시옵소서”

-하나님은 그런 모세의 의중을 아셨고, 그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20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네 말대로 사하노라

-하나님의 응답을 들은, 모세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비로소 모세의 마음이 안도되었다.
↳그런데 마음이 안도되기는, 하나님도 마찬가지였다.
↳백성의 죄를 사해주신 하나님에 대해 모세도 감사했지만, 자기의 마음을 알고 중보기도해준 모세에 대해 하나님도 감사했다.
↳11, 12절의 하나님의 하소연을 듣고, 모세가 엉뚱한 소리를 했으면, 하나님 입장이 얼마나 곤란할 뻔했겠는가?

-하나님은 오늘도 이런 모세를 찾으신다.
↳하나님은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만한 사람, 이런 모세를 찾으신다.
↳하나님은 자신의 본심을 알아채고, 중보기도해 줄, 이런 모세를 찾으신다.

-오늘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시대에 하나님이 찾으시는, 이런 모세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