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제자 강해 05:빌립(막3:13-19)

작성자
류현철
작성일
2023-07-23 12:41
조회
132


열두제자 강해 05
빌립(막3:13-19)
2023. 7. 23.


프롤로그

-열두 제자를 세 팀으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베드로가 팀장인 A팀, 빌립이 팀장인 B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가 팀장인 C팀이다.
↳A팀, B팀, C팀을 나눈 기준은, 예수님과 얼마나 가까운가라고 했다.

-우리는 네 번에 걸쳐 A팀에 속한 제자들에 대해 살펴봤다.
↳첫 시간은 베드로, 다음 시간은 야고보, 그 다음시간은 요한, 이어서 지난 시간에는 안드레에 대해 살펴봤다.
↳앞의 세 사람은 예수님의 핵심 제자 삼인방으로 열정적이었는데 반해, 안드레는 차분하고 조용한 사람이었다.
↳예수님은 베드로는 베드로다워서 쓰셨고, 야고보는 야고보다워서 쓰셨으며, 요한은 요한다워서 쓰셨고, 안드레는 안드레다워서 쓰셨다.

-나다울 때 자연스럽다.
↳나답게 살 때 어색하지 않다.
↳나다움을 유지할 때 행복할 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 B팀에 속한 제자들을 살펴보겠다.
↳B팀 멤버는 빌립, 바돌로매, 마태, 도마이다.
↳빌립이 팀장이라고 했다.

막3:13 또 산에 오르사 자기가 원하는 자들을 부르시니 나아온지라
14 이에 열둘을 세우셨으니 이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보내사 전도도 하며
15 귀신을 내쫓는 권능도 가지게 하려 하심이러라
16 이 열둘을 세우셨으니 시몬에게는 베드로란 이름을 더하셨고
17 또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야고보의 형제 요한이니 이 둘에게는 보아너게 곧 우레의 아들이란 이름을 더하셨으며
18 또 안드레와 빌립과 바돌로매와 마태와 도마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및 다대오와 가나나인 시몬이며
19 또 가룟 유다니 이는 예수를 판 자더라

-빌립 바로 앞에 안드레가 있다.
↳안드레는 빌립과 둘도 없는 친구사이다.
↳어릴 때부터 한 동네에서 자란 허물없는 사이다.
↳안드레는 연결을 잘 하는 은사가 있다.
↳형 시몬을 예수님께 연결시켰고, 오병이어를 예수님께 연결시켰으며, 헬라인들을 예수님께 연결시켰다.
↳이로 볼 때, 안드레는 A팀과 B팀을 연결시키는 역할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B팀의 팀장이, 누구보다 각별한 친구 빌립이었으니 말이다.

-빌립이란 이름의 뜻은, ‘말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좀 특이한 뜻을 가진 이름이다.
↳당연히 유대식 이름이 아니다.
↳당시에는 빌립이란 이름이 유행했다고 한다.
↳헬라 영향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봐도, 시대마다 유행하는 이름이 있긴 하다.

-1940~50년대에 많이 쓰인 남성의 이름을 보면 '영수, 영철, 영호, 영식, 영길' 등 '영'자가 많이 들어갔다.
↳‘영자, 영숙, 영희' 등 여성의 이름에도 ‘영’자가 들어갔다.
↳당시 열악한 위생 환경으로 인한 전염병, 전쟁 등으로 유아의 사망 확률이 높았을 것이고, 그래서 오래 살라는 의미의 길 영(永)자가 들어간 이름을 많이 지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1940~50년대 여성의 이름에는 '순자, 영자, 정자, 춘자’ 등 ‘자’자를 많이 사용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창씨개명으로 사용하던 '미츠코(光子)’, ‘준코(順子)' 등 일본 이름을, 해방 이후 한자 그대로 ‘광자’, ‘순자’처럼 부르게 되었는데, 이 일본식 작명법이 그대로 남아 많은 이름에 ‘자’가 들어갔다는 설과, 남아선호사상의 여파로 다음 아이는 아들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여성의 이름에 '아들 자(子)’를 붙였다는 설이 있다.

-1970년대 남성의 이름에는 ‘이룰 성(成)', '밝을 성(晠)' 등 성공하라는 의미를 담은 '성'자가 많이 들어갔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초고성장 시대였던 만큼, 아이의 성공을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이후 여성 이름에는 '지혜, 지영, 지은, 지현'처럼 '지'자가 들어간 경우가 많다.
↳1980년대는 2차 오일쇼크로 인한 경제적 불황과, 민주화 실패 등 악재가 겹치며, 암흑기로 불리던 시기이다.
↳그래서인지 어렵고 힘든 시기에도, 슬기롭고 지혜롭게 살라는 의미를 담아, '지혜 지(智)'자가 유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0년대에 가까워지면서 '지안, 서아, 이준' 등 발음하기 쉬운 이름이 눈에 띄는데, 글로벌 시대에 맞춰 어느 나라에서나 쉽게 발음할 수 있는 이름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21-22년도 전국 남자아기 이름 순위를 보면, 이준, 서준, 하준, 도윤, 시우, 은우, 지호, 예준, 이안, 선우 순이다.
↳여자 아기 이름 순위를 보면, 서아, 이서, 하윤, 지아, 지안, 아윤, 아린, 서윤, 하린, 시아 순이다.

-빌립이란 이름은, 유대 스타일이 아니라 헬라 스타일이다.
↳사도행전에 보면, 구제 문제로 일곱집사가 세워졌는데, 모두 헬라파 유대인이다.
↳그 중 한 사람이 빌립이다.

-예나 오늘이나 유명한 사람 이름을, 자기자녀에게 붙여주는 경우가 있다.
↳당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알렉산더 대왕이었다.
↳알렉산더란 이름도 유행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유행한 이름이 있었는데 빌립이었다.
↳알렉산더의 아버지 이름이 빌립이었기 때문이다.
↳빌립이란 이름은 정복자의 이미지, 아주 강력한 리더의 이미지가 있었다.

-물론 아주 보수적인 정통 유대인들은, 헬라식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빌립 부모는, 비교적 개방적인 유대인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오늘날도 검정양복 있고, 머리에 족두리 같은 거 쓴 정통유대인들이 있다.
↳그들은 아직도 메시야를 기다리고 있다.
↳2천년이 지났지만, 예수를 그리스도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예수님이 재림하시면, 그 때는 인정하려나 보다.
↳그 때 가면 이미 늦는데 말이다.

구원의 문 닫힌 후엔 들어가고 싶으나
한번 닫힌 구원의 문 또 열려지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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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립이 예수님께 부름 받는 장면을 살펴보자.
요1:43 이튿날 예수께서 갈릴리로 나가려 하시다가 빌립을 만나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44 빌립은 안드레와 베드로와 한 동네 벳새다 사람이라
45 빌립이 나다나엘을 찾아 이르되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였고 여러 선지자가 기록한 그이를 우리가 만났으니 요셉의 아들 나사렛 예수니라

-빌립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
↳그가 안드레와 베드로와 한 동네 벳새다 사람이라고만 밝힌다.
↳빌립이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안드레와 베드로의 역할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안드레는 그의 절친이다.
↳안드레가 스승 세례요한의 소개로, 요한과 함께 예수님을 만났다.
↳그곳에서 예수님과의 만남이, 자기 인생을 바꿔놓았다.
↳안드레는 바로 형 시몬을 예수님한테 데리고 갔다.
↳그리고 친구인 빌립한테도, 예수님 얘기를 했을 것이다.

-안드레가 세례요한을 따를 때도, 빌립에게 권했을 수 있다.
↳하지만 빌립은 응하지 않았다.
↳그의 성격 때문이다.
↳빌립은 아주 신중하고 분석적이며 계산에 능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쉽게 믿지 못한다.
↳중간에 믿음을 갖기가 참 어렵다.
↳봐야 믿고,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그런 스타일의 빌립인데, 예수님의 “나를 따르라”는 한 마디에 따랐다.
↳A팀에 속한 네 제자는, 예수님의 부르심에 그들이 어떻게 따랐는지가 나온다.
↳베드로와 안드레 형제 : 막1:18 곧 그물을 버려 두고 따르니라
↳야고보와 요한 형제 : 막1:20 곧 부르시니 그 아버지 세베대를 품꾼들과 함께 배에 버려 두고 예수를 따라가니라

-그런데 빌립은 다르다.
↳그가 따랐다는 말이 없고, 대신 그가 안드레와 베드로와 한 동네 사람이라고 했다.
↳베드로와 안드레 형제나, 야고보와 요한의 형제는, 이전에 예수님을 만난 적이 있다.
↳그 때 그들은 예수님이 메시야라는 것을 깨달았다.
↳생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그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았고, 응답하여 예수님을 따랐던 것이다.

-하지만 빌립은 다르다.
↳예수님과의 첫 만남이다.
↳더구나 빌립이 얼마나 신중한 사람인가?
↳계산기를 몇 번 두드려보고, 확실하다 싶을 때 움직이는 사람이다.
↳성격 테스트를 한다면, 아마 신중안정형 쯤 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예수님의 “나를 따르라”는 부르심에, 지체하지 않고 순종할 수 있었던 것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순전히 안드레와 베드로의 영향 때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그래서 굳이 44절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44 빌립은 안드레와 베드로와 한 동네 벳새다 사람이라
↳단순히 빌립이 벳새다 사람이라거나, 안드레와 베드로 형제와 동향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줄 목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빌립은 안드레와 베드로를 잘 안다.
↳친구인 안드레는 그냥 사람이 좋다.
↳그는 다른 사람을 나쁘게 말하는 법이 없다.
↳그는 옆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특별한 은사가 있다.
↳빌립은 그런 안드레를 보며, 자신이 친구 하나는 잘 두었다고 생각한다.

-베드로 형은 안드레와 다르다.
↳그런데 확실한 건, 베드로 형도 예수님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친구 안드레야 원래 신앙심이 독실해서, 세례 요한을 따라 다녔었다.
↳그 때도 베드로 형한테 권했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그랬던 베드로가 지금 예수님의 첫 번째 제자가 되어 있다.
↳절친인 안드레가 있고, 친구 형인 베드로가 있다.
↳거기다 아는 야고보 요한 형제도 있으니, 신중한 빌립도 고민의 시간이 줄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옛말이 있다.
↳본래는 친구가 간다고 하니까, 별생각 없이 먼 길을 따라가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안드레 같은 믿을만한 친구라면, 강남도 따라 갈 수 있고, 강북도 따라 갈 수 있지 않을까?

-예전에 친구에 대해 말하면서,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함선헌 선생의 시를 소개한 적이 있다.

-오늘은 시인 박노해의 <그 한 사람>​ 이란 시를 소개하겠다.

< 그 한 사람 >​

​​가을 나무 사이를 걸으며
먼 길 달려온 바람의 말을 듣는다

​정말로 불행한 인생은 이것이라고

​좋고 나쁜 인생길에서 내내
나를 지켜봐 주는 이가 없다는 느낌
내게 귀 기울이는 이가 없다는 느낌

​내가 길을 잃고 헤맬 때나
길을 잘못 들어서 쓰러질 때에도
한결같이 나를 믿어주는 이가 없다는 느낌

​내가 고난과 시련을 뚫고 나와
상처 난 몸으로 돌아갈 때에도
아무도 나를 기다리는 이가 없다는 느낌

​내가 빛나는 자리에서나
내가 암울한 처지에서나
내가 들뜨거나 비틀거릴 때나

​나 여기 있다, 너 어디에 있느냐
만년설산 같은 믿음의 눈동자로
지켜봐 주는 그 한 사람

​내 인생의 그 한 사람

-빌립에게 있어 안드레와 베드로는, ‘내 인생의 그 한 사람’이었던 셈이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내 인생의 그 한 사람’이 돼 줄 수 있다면 좋겠다.
↳나 때문에 예수 믿게 된 사람이 있다면, 내가 그 사람에게 ‘내 인생의 그 한 사람’인 것이다.
↳사실 오늘 우리가 있기까지, 여러 사람이 있었다.
↳나를 이 땅에 태어나게 해준 부모님을 시작으로, 많은 사람이 우리 인생에 도움을 줬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나를 예수 믿게 해준 결정적인 사람이 있다면, 그가 ‘내 인생의 그 한 사람’인 것이다.

-그 사람이 지금도 나와 잘 지내고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아닐 수도 있다.
↳그가 나를 예수 믿게는 했지만, 지금은 교회를 떠났을 수도 있고, 혹 다른 교회로 옮겼을 수도 있고, 혹 같은 교회 내에서 서먹한 관계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로 인해 내가 예수 믿게 된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는 여전히 ‘내 인생의 그 한 사람’인 것이다.

-물론 그 사람과의 좋은 관계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면 좋다.
↳그렇게 되려면, 나만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그 사람만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나도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관계에는 항상 위기가 찾아온다.
↳작은 오해로 인해 시작된 갈등이, 큰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
↳위기 관리를 잘 하지 못하면, 관계에 금이 가고, 결국 관계가 깨질 수 있다.
↳동네 친구에 비해, 사회에서 만난 친구가,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동네 친구는 그 사람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친구로 지내왔다.
↳하지만 사회 친구는 필요에 의해서 만났다.
↳비즈니스 관계나, 취미 활동을 하다가, 친구 관계로 발전한 경우가 많다.
↳친구 관계를 넘어, 동역자가 되기도 한다.
↳빌립과 안드레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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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12장에 보면, 유월절이 되었다.
↳해마다 유월절이면, 흩어져 지내던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으로 모여들었다.
↳그 중에는 헬라파 유대인들도 있었다.
↳그들은 이번 유월절에 예수 소문을 듣게 되었다.
↳예수 소문이 장안의 화제였다.
↳그래서 예수님을 한 번 만나보고 싶은 데 쉽지 않았다.
↳그러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빌립과 연락이 닿게 되었다.

요12:21 그들이 갈릴리 벳새다 사람 빌립에게 가서 청하여 이르되 선생이여 우리가 예수를 뵈옵고자 하나이다 하니

-빌립은 헬라인들의 부탁을 듣고, 안드레를 떠올렸다.
↳그리고 안드레에게 가서, 그 일을 말했다.
22 빌립이 안드레에게 가서 말하고 안드레와 빌립이 예수께 가서 여쭈니

-신중한 빌립은 생각이 복잡하다.
↳‘헬라인들이 왜 예수님을 만나려고 할까?’
↳‘예수님을 만나려고 하는 목적이 무엇일까?’
↳‘혹시 이들 때문에 예수님 입장이 곤란해지지는 않을까?’
↳‘이들을 뭐 하러 데려왔냐고 예수님께 꾸중 듣지는 않을까?’

-안드레한테 가서 말했더니, ‘고민할 필요가 뭐 있냐’며, 일단 예수님한테 말씀드려 보자 했다.
↳예수님과 연결시켜드리면, 예수님이 알아서 하실 거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예수님께 가서 여쭈었던 것이다.

-안드레의 예상대로였다.
↳예수님께 여쭈었을 때, 예수님께 답이 있었다.
23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
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인생의 모든 답이 예수님께 있다.
↳이게 빌립의 친구 안드레의 믿음이었다.
↳이런 좋은 친구를 곁에 둔 것이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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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6장에 보면, 어느 날 예수님이 큰 무리를 앞에 두고 빌립한테 이르렸다.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
↳예수님은 빌립이 어떻게 나올지 예상하셨다.
↳그러니 예수님의 말씀은, 사실상 빌립에 대한 시험이었다.

-빌립의 답은 예수님의 예상대로였다.
요6:7 빌립이 대답하되 각 사람으로 조금씩 받게 할지라도 이백 데나리온의 떡이 부족하리이다

-예수님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를 물었다.
↳빌립은 예수님의 질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람 숫자에 전체 비용까지 계산해서 대답했다.
↳역시 빌립다운 대답이었다.
↳다른 제자들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여, 예수님 얼굴 한 번 봤다가, 빌립 얼굴 한 번 봤다가 하고 있다.

-그 때 안드레가 나섰다.
요6:8 제자 중 하나 곧 시몬 베드로의 형제 안드레가 예수께 여짜오되
9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나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사옵나이까

-어색하고 난처한 상황에 있는, 빌립을 구해준 사람은 친구 안드레였다.
↳아이의 도시락을 가지고,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킬 것이라는 믿음이, 안드레에게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그것을 예수님께 갖다 드렸다는 것이다.
↳아무도 그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안드레가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빌립은 안드레가 생각이 깊지 못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안드레 때문에 일이 잘 풀렸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바둑 명언이 있다.
↳생각을 깊게 하여 내린 결정이, 하나님과 무관할 수 있다.
↳기도는 안 하고 생각만 하는 것도 문제지만, 생각 없이 기도하는 것도 문제이다.
↳우리는 고민하며 기도해야 한다.
↳고민하면서 기도하고, 기도하면서 고민해야 한다.
↳그럴 때 깊이 있는 그리스도인이 된다.

-개신교는 깊이가 없다는 말을 듣곤 한다.
↳성찰의 부족과, 고민 없는 기도가 원인이 아닐까 싶다.
↳물론 우리는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세상이 점점 복잡해질수록, 오히려 단순한 영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단순함과 가벼움은 다르다.
↳단순하되 깊은 영성이 필요하다.
↳깊은 영성은 깊은 고민과 깊은 기도에서 나온다.

-복잡함을 추구하면서, 깊은 영성을 소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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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14장에 보면, 예수님이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 하시면서,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너희가 아느니라” 하셨다.
↳그 때 ‘한 의심’ 하는 도마가 물었다.
요14:5 도마가 이르되 주여 주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거늘 그 길을 어찌 알겠사옵나이까
↳당연한 거 같으면서도 우문이었다.

-예수님은 우문현답을 하셨다.
6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7 너희가 나를 알았더라면 내 아버지도 알았으리로다 이제부터는 너희가 그를 알았고 또 보았느니라

-그러자 이번에는 빌립이 말했다.
8 빌립이 이르되 주여 아버지를 우리에게 보여 주옵소서 그리하면 족하겠나이다

-예수님한테 아버지를 보여달라고 했다.
↳빌립다운 부탁이다.
↳빌립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면이다.
↳그렇다고 잘못된 부탁은 아니다.
↳아직은 그 정도의 믿음이라고, 예수님이 이해해 주신다.

9 예수께서 이르시되 빌립아 내가 이렇게 오래 너희와 함께 있으되 네가 나를 알지 못하느냐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
10 내가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 것을 네가 믿지 아니하느냐 내가 너희에게 이르는 말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셔서 그의 일을 하시는 것이라

-이해가 안 되면 묻는 것이 좋다.
↳이해될 때까지,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물어야 한다.
↳덮어놓고 믿는 게 좋은 거 같지만, 그렇게 믿으면 얼마 못 간다.
↳알고 믿고, 이해하고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갖게 된다.
↳우리는 잘 순종하기 위해, 이해될 때까지 물어야 하는 것이다.

-전승에 의하면, 빌립의 사역 무대는, 소아시아 그 중에서도 라오디게아교회와 골로새교회를 중심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러다 나중에는 갈라디아 지방까지 사역 무대를 넓혔다.
↳빌립의 전도를 받았던 사람들 중에, 일부는 프랑스 골 지방까지 가서 복음을 전했다는 전승도 남아 있다.
↳갈라디아에서 전도하다, 다시 골로새, 히에라폴리스 지역으로 돌아와서 복음을 전하다가 체포당해, 십자가를 지고 히에라폴리스 언덕에서 순교를 당했다.

-빌립은 신중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결단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가 예수님을 따른 데는, 동네 친구인 안드레의 영향이 컸다.
↳그 외에도 빌립은 안드레의 도움을 종종 받곤 했다.
↳그에게 있어 안드레는 ‘내 인생의 그 한 사람’이었다.
↳빌립과 안드레는, 어쩌면 서로에게 소울 메이트 곧 영혼의 단짝이었다.

-빌립에게 안드레 같은 소울 메이트, 안드레에게 빌립 같은 영혼의 단짝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있기를 바란다.
↳빌립 같은 계산적인 믿음이 아닌 안드레 같이 모든 답이 예수님께 있다는 믿음으로 이번 한 주도 살아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