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인물(야곱) 강해 08:야곱이 자기의 모든 일을 라반에게 말하매(창 29:1-14)

작성자
류현철
작성일
2021-03-21 14:22
조회
648


구약인물(야곱) 강해 08
야곱이 자기의 모든 일을 라반에게 말하매(창 29:1-14)
2021. 3. 21.


프롤로그

-집을 떠난 야곱에게는, 당장 자야 할 집도, 먹을 음식도 없다.
↳내일이 불안하기만 하다.
↳미래는 걸어 잠긴 창과 같다.
↳그가 평소에 꾸어왔던 꿈은, 산산조각이 나는 듯 했다.
↳그를 도와줄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날이 저물었다.
↳광야에 아무렇게나 누웠다.
↳하지만 몰려오는 외로움이, 그를 쉽게 잠들지 못하게 했다.
↳몸은 너무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은 더 또렷해졌다.
↳그날따라 유난히 빛나는 별을 보며, 서글픔과 절망감이 들었다.
↳한참을 뒤척거리다가, 문득 잠이 들었다.

-어떻게 잠이 들었는데, 신기한 꿈을 꾸었다.
↳하나님이 야곱에게 나타나신 것이다.
↳자기 곁에는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그래서 두려워하고 절망했는데, 알고 보니 하나님이 자기 곁에 계셨던 것이다.
↳성경은 인간이 절망하는 순간이 하나님께는 구원의 시작임을 말해준다.
↳야곱의 마음이 극도로 가난해 졌을 때, 하나님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것이다.
↳야곱은 그 동안 하나님을 믿었으나, 하나님을 만난 체험이 없었던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과 만난다는 것은 다르다.
↳야곱이 만난 하나님은, 말로만 듣던 분과는 달리, 무척 자비로우신 분이었다.
↳거짓으로 속인 야곱을 혼내지 않으셨다.
↳분명히 야곱은 하나님께 야단맞을 짓을 했다.
↳그런데도 그의 실수를 야단치거나, 그의 죄를 지적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두려워하며 새우잠을 자고 있던 야곱을 격려하고 축복해 주셨다.
↳무엇보다 그에게 꿈을 주셨다.

-왜 그랬을까?
↳하나님이 원래 야단칠 줄 모르셔서 그랬을까?
↳그분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아하시는 그런 분이란 말인가?
↳아니다. 그런데 왜 야곱을 혼내지 않으셨는가?
↳야곱을 지금 상황에서 혼내면, 야곱이 완전히 무너져버린다.
↳다시 일어설 수도 없게 된다.
↳평생 절망의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된다.

-교육에 있어 징계는 필요하다.
↳그러나 징계 자체가 교육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교육하는 과정에서 징계의 필요성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하나님도 그렇다.
↳그분이 우리에게 채찍을 드실 때가 있다.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을 받아들일 만큼 성숙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채찍을 들지 않는다.

-아브라함을 생각해 보라.
↳모리아 시험을 초창기에 하셨다면, 아브라함이 감당할 수 있었겠는가?
↳우리가 하나님의 시험을 받을 때, 예상했던 거 보다 강도가 세면, ‘하나님이 나를 높이 쳐주시는구나’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을 만난 야곱은,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돌베개를 했던 돌을 세워 기둥을 삼고, 거기에 기름을 붓고, 그곳 이름을 벧엘이라고 하였다.
↳그냥 지명을 개명했다는 뜻이 아니다.
↳하나님을 예배했다는 말이다.

-야곱의 하나님 체험은 예배로 이어졌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날 수 있고, 하나님을 만남으로 진정한 예배를 할 수 있다.
↳하나님을 만난 경험이 없는 사람은, 영과 진리의 예배자가 될 수 없다.
↳야곱은 하나님을 만남으로, 현재의 환경이 열악함에도, 과거의 상처가 있음에도, 하나님을 찬양하기 시작한다.

-하나님을 만난 후, 야곱에겐 미래가 열렸다.
↳물론 지금 야곱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단지 야곱 자신이 변했다.
↳그의 마음이, 그의 시각이 변했을 뿐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환경을 변화시키기 전에, 우리 자신을 먼저 변화시키신다.

-우리가 변하면, 세상이 변하기 때문이다.
↳내가 변해야, 내 주위의 환경이 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문제를, 자기 자신에게서 먼저 찾아야 한다.
↳그 후에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야곱은 새로운 길을 떠난다.
1 야곱이 길을 떠나 동방 사람의 땅에 이르러
2 본즉 들에 우물이 있고 그 곁에 양 세 떼가 누워 있으니 이는 목자들이 그 우물에서 양 떼에게 물을 먹임이라 큰 돌로 우물 아귀를 덮었다가
3 모든 떼가 모이면 그들이 우물 아귀에서 돌을 옮기고 그 양 떼에게 물을 먹이고는 우물 아귀 그 자리에 다시 그 돌을 덮더라

-분명히 똑같은 길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난 후의 발걸음은 가볍고, 그의 얼굴엔 희망이 서려있다.

-야곱은 일찍 출발했다.
↳벧엘이 하나님을 체험한 장소였지만, 그곳에 머무르려고 하지 않았다.
↳우리는 은혜 받은 자리에 머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

-“저 장미꽃 위에 이슬”로 시작하는 찬송가 442장을 좋아한다.
↳그 찬송을 좋아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3절 가사 때문이다.
밤 깊도록 동산 안에
주와 함께 있으려 하나
괴론 세상에 할 일 많아서
날 가라 명하신다.

-주님은 우리더러 가라고 명하시는 분이다.
↳주님은 우리를 세상에 파송하시는 분이다.
↳세상으로 파송하시며 이렇게 축복하신다.
너의 가는 길에 주의 평강 있으리
평강의 왕 함께 가시니
너의 걸음걸음 주 인도하시리
주의 강한 손 널 이끄시리
너의 가는 길에 주의 축복 있으리
영광의 주 함께 가시니
네가 밟는 모든 땅 주님 다스리리
너는 주의 길 예비케 되리

주님 나라 위하여 길 떠나는 나의 형제여
주께서 가라시니 너는 가라 주의 이름으로
거친 광야 위에 꽃은 피어나고
세상은 네 안에서 주님의 영광보리라
강하고 담대하라 세상 이기신 주 늘 함께
너와 동행하시며 네게 새 힘 늘 주시리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이지만, 교회에 자주 나오기 바란다.
↳예배를 위해서 뿐 아니라, 개인 기도를 위해서 나오기 바란다.
↳그러나 교회에 머물러 있으려고 하지는 말아라.

-우리가 신앙을 실천해야 할 자리는 교회가 아니다.
↳우리의 가정이고, 우리의 직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가정 선교사이고, 직장 선교사인 셈이다.

-야곱은 동방 사람의 땅으로 향했다.
↳동방 사람의 땅이란 메소포타미아를 가리킨다.
↳야곱이 하란 근처에까지 왔다.
↳브엘세바에서 하란까지가 약 800Km이다.
↳그러면 하루에 40Km씩 걷는다고 해도, 20여일은 걸렸을 것이다.
↳그 먼 길을 걸어왔지만, 그는 크게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벧엘의 꿈 때문이다.

-혼자 광야 길을 20여일 걷는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야곱은 하나님이 주신 꿈 때문에, 그 먼 길을 걸어 마침내 하란 근처에 도착했다.
↳이게 꿈의 능력이다.

-우리에게도 하나님이 주신 꿈이 있다.

마 28:20...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바로 임마누엘의 꿈이다.

요 14:3 가서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바로 천국의 꿈이다.

막 16:15 또 이르시되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
↳바로 세계복음화의 꿈이다.

-이건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공통적으로 주신 꿈이요 약속이다.
↳이 꿈을 간직하고, 이 약속을 믿고, 끝까지 믿음의 경주를 하기 바란다.

-하란이 어떤 곳인가?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기 전에 살던 곳이다.
↳아브라함이 떠나온 지 100년이 훨씬 지나, 그의 손자가 그 땅을 밟은 것이다.
↳야곱이 왜 그곳에 갔는가?
↳일차적 목적은 피신이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도망쳐 온 것이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기 위하여, 하란을 떠났다.
↳그러나 야곱은 자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하란으로 들어왔다.
↳참 재미있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아브라함이 하란을 떠나는 것은, 모든 것을 포기하는 걸 의미한다.
↳사실 그는 하나님을 따르기 위해, 하란에서 얻은 것을 다 버려야 했다.
↳그러니까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지불한 것이다.

-그러면 야곱은 하란에서 살기 위해, 무슨 대가를 지불했는가?
↳약간의 대가라도 지불했는가?
↳아니다. 그는 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얻기 위해서 하란을 찾았다.
↳그는 포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유지하기 위해서 하란에 왔다.
↳결국 야곱은 하란에서 다른 것을 얻는 대신, 하나님을 잃고 만다.
↳그는 한 동안 하나님 없는 삶을 살고 만다.

-우리가 신앙을 위해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신앙은 편할지는 몰라도, 생명력은 없다.
↳편한 신앙을 원하는가? 생명력 있는 신앙을 원하는가?
↳아무리 말씀의 은혜를 사모한들,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말씀의 샘에서 생수를 퍼 올리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고픈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기도의 응답을 받고자 한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새벽기도를 하고자 한다면, 그 전날 일찍 자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한 시간 기도를 원한다면, 사적인 시간을 줄이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기쁨으로 대가를 지불하기 바란다.

-야곱은 오랜만에 사람 구경을 했다.
↳우물가에서 목자들을 만난 것이다.
↳마침 그 무렵이 양에게 물 먹일 시간이었던 거 같다.
↳양 세 떼가 줄서 누워있는 것을 볼 때, 양에게 물을 먹이는 순서가 대략 정해져 있는 거 같다.

-야곱은 목자들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4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 형제여 어디서 왔느냐 그들이 이르되 하란에서 왔노라
5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나홀의 손자 라반을 아느냐 그들이 이르되 아노라
6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그가 평안하냐 이르되 평안하니라 그의 딸 라헬이 지금 양을 몰고 오느니라

-야곱이 뭐라고 말했는가?
“내 형제여”
↳아니 언제 봤다고 “내 형제”라고 하는가?
↳그런 거 보면, 참 넉살도 좋다.
↳원래 야곱이 이런 사람이 아니지 않는가?
↳아무하고나 잘 어울리고, 아무한테나 농담을 건네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다소 내성적이고 소심한 사람이었다.
↳그런 야곱이 이거 어떻게 된 것인가?
↳자신감 때문이다.

-그 자신감이 어디서 나왔는가?
창 28:15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벧엘에서 하나님이 주신 꿈이자 약속에서 나왔다.
↳하나님이 자기와 함께 하신다는 말씀이, 그에게 자신감을 주었다.
↳자신감이란 자신을 긍정적으로 볼 때 생긴다.
↳긍정적인 생각이, 야곱을 적극적인 사람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자기 가정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자기 교회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 자신감이 생기고, 자기 삶을 적극적으로 살 수 있다.

-주님의 말씀 중에 좀 특이한 말씀이 있다.
↳그건 천국에 대한 말씀이다.
마 11:12 세례 요한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
↳천국을 구경하는 사람은,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이다.
↳하나님 나라의 구경꾼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교회에서도 손님이 아닌 주인의식을 갖기 바란다.

-야곱이 “내 형제여 어디서 왔느냐” 하고 물을 때, 목자들이 이렇게 대답했다.
“하란에서 왔노라”
↳사실 야곱이 하란에서 라반을 찾는다는 것은, 서울에서 김서방 찾는 격이다.
↳특히 목자들은 한 곳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하필 그들이 하란에서 왔다는 것이다.
↳야곱은 그들이 하란에서 왔다는 말에, 내심 놀랐을 것이다.
↳하란은 그가 찾고 있는 장소 아닌가?
↳그래서 속으로 ‘됐다’ 싶어서, 한 번 더 묻는다.
“너희가 나홀의 손자 라반을 아느냐”
↳하란이 작은 마을이 아니기에, 이들이 틀림없이 알 것이다는 생각보다는,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물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들이 안다는 것이다.
↳너무 기쁘고 안도감이 들어서, 야곱이 재촉하듯 묻는다.
“그가 평안하냐”
-목자들도 나그네에게 도움을 주게 된 것이 기뻤던지, 밝은 얼굴로 대답했다.
“평안하니라”

-야곱은 사실 지도와 나침반을 갖고 하란을 찾아온 것이 아니다.
↳요즘처럼 길에 이정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어림잡아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 걸음을 인도해 주셨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란 말씀대로 된 것이다.
↳야곱의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하나님은 야곱과 함께 있어, 어디로 가든지 지키며 이끌어주셨던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인도를 믿는 사람이다.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있어, 내가 어디로 가든지 나를 지키며 이끌어주신다는 것을, 어떤 경우에도 믿는 사람이다.
↳하나님의 인도가 우리 눈에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게 인도하실 수도 있다.
↳오늘 우리에게는 말씀이라는 확실한 내비게이션이 있다.
↳그래서 말씀의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면, 하나님의 인도를 받을 수 있다.

-목자들은 야곱이 묻지도 않은 좋은 소식을 알려준다.
“그의 딸 라헬이 지금 양을 몰고 오느니라”
↳야곱의 운명을 바꿔놓았던 그 여자, 라헬이 등장하고 있다.
↳하나님이 그의 배우자까지 준비시켜 놓았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하나님은 야곱의 길을 지키며 이끌어 주셨다.

-하나님이 야곱에게 바란 것이 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모습을, 그들에게 보여주라는 것이다.
↳우리는 야곱의 외가에서 믿는 신이 여호와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야곱을 라반의 집에 선교사로 보내셨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야곱은 그걸 깨달을 정도의 신앙 수준이 못 됐다.
↳그만 눈이 예쁜 라헬에 빠져, 하나님의 뜻을 져버리고 산다.

-그러니까 야곱이 철저히 믿음으로 산 기간은, 광야를 걷는 20일 정도였다.
↳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광야길을 걷는 동안에만, 하나님께 매달렸던 것이다.
↳이제 하란에서 온 목자들을 만난 후로는, 하나님을 놓아버린다.
↳마치 자신이 정확한 길을 걸어왔다는 듯이, 하나님의 인도를 무시하고 있다.
↳죽을 거 같을 때는 하나님을 붙들더니, 좀 살만하니까 하나님을 놓아버리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인가 보다.

-우리는 순탄한 길에서든지, 곤란한 길에서든지,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야 한다.
↳끝까지 하나님을 바라보고, 인생길이 끝날 때까지 하나님을 붙들어야 한다.
↳하나님만이 우리의 하나뿐인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야곱이 목자들을 보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7 야곱이 이르되 해가 아직 높은즉 가축 모일 때가 아니니 양에게 물을 먹이고 가서 풀을 뜯게 하라
8 그들이 이르되 우리가 그리하지 못하겠노라 떼가 다 모이고 목자들이 우물 아귀에서 돌을 옮겨야 우리가 양에게 물을 먹이느니라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 목자들은 양떼들을 우물가에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
↳굳이 다 모일 때까지 기다려서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이, 먼저 도착하는 대로 물을 먹이면 될 것 같은데, 왜 그렇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8절의 목자들의 대답을 그대로 따르면, 목자들에게는 양 떼들에게 물을 먹일 때, 함께 먹이는 어떤 불문율 같은 것이 있었던 거 같다.

-아니면 그들이 게을러서 그랬을 수도 있다.
↳자기 양떼가 아니기 때문에, 그저 시간만 지나면 된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야곱은 주인의 아들이었고, 그래서 주인의식이 있다.
↳하지만 목자들은 주인의식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야곱으로서 이해하지 못할 수밖에.

-그런데 야곱이 목자들을 빨리 다른 곳으로 보내려고 하는 다른 이유가 있다.
↳라헬 때문이었다.
↳라헬과 단 둘이서 만나고 싶어서였다.
↳야곱이 원래 잔꾀가 많고, 잔머리를 잘 굴리지 않는가?
↳그런데 이번에는 자기 얕은 수가 통하지 않았다.
↳가나안에서는 통했는데, 여기서는 통하지 않는 거였다.
↳앞으로 야곱의 잔꾀가 잘 통하지 않을 수 있겠다 하는 복선을 깔고 있다.

-드디어 그는 라반의 딸을 만나게 되었다.
9 야곱이 그들과 말하는 동안에 라헬이 그의 아버지의 양과 함께 오니 그가 그의 양들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더라
10 야곱이 그의 외삼촌 라반의 딸 라헬과 그의 외삼촌의 양을 보고 나아가 우물 아귀에서 돌을 옮기고 외삼촌 라반의 양 떼에게 물을 먹이고
11 그가 라헬에게 입맞추고 소리 내어 울며
12 그에게 자기가 그의 아버지의 생질이요 리브가의 아들 됨을 말하였더니 라헬이 달려가서 그 아버지에게 알리매

-야곱은 한 예쁜 소녀가 양과 함께 오는 것을 보며 흥분했을 것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감사해서 흥분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라헬의 외모에 반해서였다.
↳라헬은 한 눈에 보기에도 어여쁜 아가씨였다.

-야곱은 여기서 남자의 본성을 발휘한다.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자기가 먼저 나서서 양 떼들에게 물을 먹인다.
↳원래 남자들에게는 좀 그런 오버하는 면이 있다.
↳특히 관심있는 여자에게는, 과잉 친절을 베풀려고 하는 게 있다.
↳라헬은 아직 야곱이 누군지도 모르고 있다.
↳웬 낯선 청년이 자기에게 친절을 베풀어주니 고맙긴 했을 것이다.

-그런데 예기치 않았던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야곱이 라헬에게 입 맞춘 것이다.
↳요즘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라헬도 상당히 놀랐을 것이다.
↳그리고는 또 야곱이 소리 내어 우는 거였다.
↳라헬은 놀란 정도가 아니라 황당했을 것이다.
↳주위에 목자들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야곱이 그렇게 한 것이다.
↳야곱은 소리 내어 우는 것만이,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잠시 후 야곱은 자신을 소개했다.
↳라헬은 리브가 고모가 가나안으로 시집갔다는 말만 들었는데, 뜻밖에 사촌 오빠를 만나게 되었다.
↳라헬은 양떼를 그 자리에 두고, 자기 아버지에게 달려갔다.
↳둘째 딸이고, 남자 목자들과 함께 어울렸기 때문에, 라헬은 선머슴 같았을 것이다.
↳야곱은 달려가는 라헬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잠시 후 외삼촌이 부리나케 달려왔다.
13 라반이 그의 생질 야곱의 소식을 듣고 달려와서 그를 영접하여 안고 입맞추며 자기 집으로 인도하여 들이니 야곱이 자기의 모든 일을 라반에게 말하매
14 라반이 이르되 너는 참으로 내 혈육이로다 하였더라 야곱이 한 달을 그와 함께 거주하더니

-외삼촌인 라반은 달려와 야곱은 영접하여 안고 입맞춤을 한다.
↳그리고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다.
↳“아니 이게 어찌 된 일이냐”고 물었을 테고, 야곱은 자기의 모든 일을 외삼촌에게 말했다.
↳여기서 “자기의 모든 일”이 객관적인 사실을 이야기했다고 볼 수는 없다.
↳사람은 원래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대목에 가서는, 감정이 고조되어 목소리가 격앙되기도 했을 것이다.

-외가에 가서는 엄마 편을 들어야 한다.
↳그런데 야곱이 엄마 편 아닌가?
↳그래서인지 라반은 야곱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이렇게 말한다.
“너는 참으로 내 혈육이로다”
↳이때까지는 좋았다.
↳첫 만남은 이처럼 조카에 대한 극진한 환대였다.

-그런데 이게 오래 가기는 어렵다.
↳아무리 반가운 친척이라도, 아니 손자라도 3일쯤 지나면, ‘이제 좀 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야곱은 한 달이나 그 집에 머무른 것이다.
↳한 달이 됐는데도,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럼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얼마 있다가, 외삼촌 라반과 조카 야곱 사이에 갈등이 일어난다.

-말씀을 맺겠다.
↳꿈꾸는 인생이 되기를 바란다.
↳나이를 거슬러 꿈꾸는 인생이 되기를 바란다.
↳광야 길을 걸으면서도 꿈꾸는 인생으로 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