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인물(야곱) 강해 05: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창 27:41-46)

작성자
류현철
작성일
2021-02-28 13:39
조회
676


구약인물(야곱) 강해 05
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창 27:41-46)
2021. 2. 28.


프롤로그

-야곱이 아버지의 축복을 받아내는 과정은, 어떻게 보면 한편의 인간 승리 드라마 같다.
↳그는 모든 면에서 아버지의 축복을 받아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그가 둘째 아들이었다는 사실이다.
↳비록 몇 분 차이였겠지만, 그건 뛰어넘을 수 없는 높은 담이었다.
↳장자권을 넘겨다보는 것 자체가 무모한 것이고, 축복을 받으려고 하는 생각 자체가 맹랑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아버지의 축복을 어떻게든 받아내고야 말겠다는 집념을 불태웠다.
↳그의 못 말리는 집념은, 결국 많은 제약과 한계를 극복하고, 끝내 아버지의 축복을 받아내고야 말았다.

-야곱은 희대의 속임수로, 아버지의 축복을 받아내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누가 뭐래도, 참 대단한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
↳만약 오늘날 이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성공한 사람으로 대우받을 것이다.
↳결과를 중시하는 이 시대에서는,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야곱에게는 아버지 집에 있는 재산과 권리를 차지할 수 있는, 합법적인 자격이 생겼다.
↳실제로 이삭이 가지고 있는 재산은 엄청났다.
↳또 족장이라고 하는 지위와 권세도 대단했다.
↳당시가 씨족 사회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작은 나라의 왕이 된 셈이다.
↳야곱이 목숨 걸고 받아냈던 축복은, 사실 재물과 권세였다.

-야곱은 이것만 있으면, 한 평생 행복하게 살 줄 알았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움켜쥐려고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될 줄 알았는데, 성사 직전에 일이 틀어지고 만 것이다.

-사실 거기서 잘되면 안 된다.
↳잘 안 되어야 정상이다.
↳그게 하나님의 때도 아니었고, 하나님의 방법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야곱의 방식으로 얻은 승리는, 진정한 승리가 아니었다.
↳상대를 속임수로 취한 축복은, 완전한 축복이 될 수 없었다.

-그는 눈먼 아버지와 순진한 형을 속이고, 축복의 약속을 받아내긴 했지만, 자기가 저지른 행동에 대해 혹독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그가 아버지께 받은 축복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연단을 받아야 했다.
↳그렇다. 하나님께서는 아무 그릇에나, 무턱대고 복을 주시지 않는다.
↳하나님은 그에게 복을 주시기 전에, 먼저 그의 그릇을 준비시키신다.
↳그가 복 받을 수 있는 그릇이 되게 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신다.

-고사성어 가운데 대기만성(大器晩成)이란 말이 있다.
↳사전에 보면 큰 그릇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뜻으로, 크게 될 사람은 늦게 이루어짐을 이르는 말이다.

-대기만성이란 말이 생겨나게 된 유래를 소개하겠다.

-중국 삼국 시대 때, 위(魏)나라에 최염이란 풍채 좋은 유명한 장군이 있었다.
↳기골이 장대했거니와, 우렁차고도 투명한 음성이 대인의 풍격을 갖춘 호걸이었다.
↳그를 황제인 무제가 누구보다도 신임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보더라도, 최염의 위인 됨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어찌 된 셈인지, 그의 사촌 동생인 최림은 그 기골이나 인품에 있어서 두드러진 데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말재주도 그리 신통치 못해서, 최염과는 여러모로 대조적이었고, 아울러 출세의 길도 열리지 않았다.

-일가친척들까지 최염을 대하는 것과는 딴판으로, 최림에 대해서는 노상 경멸을 했다.
↳하지만 사촌형인 최염만은, 최림의 인물됨을 꿰뚫어 보았다.

-그를 그렇게 허수룩하게 보아 넘길 인재가 아님을 간파하고, 이렇게 말했다.
↳"큰 종(鐘)이나 솥은 그렇게 쉽사리 만들어지는 게 아니네. 그와 마찬가지로 큰 인물도 대성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너도 그처럼 ‘대기만성형’이야. 두고 보라구. 틀림없이 큰 인물이 될 테니……."

-과연 최염의 말대로, 최림은 마침내 천자(天子)를 보좌하는 삼공(三公)중의 한 사람이 되었고, 천자를 보필하는 대임을 맡아서 수행한 대정치가가 되었다.

-하나님 앞에 크게 쓰임받은 사람들도, 대체적으로는 그랬다.
↳전에 우리가 살펴보았던, 아브라함을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가 하루아침에 믿음의 조상이 된 것이 아니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거듭된 실수와, 반복된 실패를 통하여, 위대한 믿음의 사람이 되어갔다.
↳이른바 대기만성이었던 것이다.

-앞으로 계속 만나볼 야곱의 일생도, 그렇게 진행되어갈 것이다.

-야곱은 속이고 축복을 받았다.
↳이제 목숨을 건 게임은 사실상 끝났다.
↳그는 어머니인 리브가와 함께 승리의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그에게 당장 돌아온 것이 무엇인가?
41 그의 아버지가 야곱에게 축복한 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 심중에 이르기를 아버지를 곡할 때가 가까웠은즉 내가 내 아우 야곱을 죽이리라 하였더니

-그가 아버지에게 축복 받은 대로 당장 되었는가?
↳하늘의 이슬과 땅의 기름짐으로,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가 풍족해졌는가?
↳만민이 야곱을 섬기고, 열국이 그에게 굴복하고 있는가?
↳그가 에서의 주인이 되어 있는가?
↳에서가 자기를 섬기고 있는가?
↳에서가 자기에게 잘 보여, 뭐라도 얻어내려고 하고 있는가?

-야곱에게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야곱에게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는다고 했지만, 실제론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고, 심중에 그를 죽이려고 하는데도, 에서는 멀쩡하고 아무렇지도 않다.

-야곱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자기에게 화가 미치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것이다.
↳계산상으로는 에서가 쫓겨나야 하는데, 실제로는 자기가 쫓겨나야 했다.

-그런데 야곱이 쫓겨나게 된 이유를 본문에서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의 아버지가 야곱에게 축복한 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그가 축복 받은 것 때문에, 죽을 위기에 몰리게 된 것이다.
↳축복이 좋은 것이지만, 무조건 받고 보겠다는 태도를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이 부정한 방법으로, 축복을 받아내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어쩌면 야곱은 하나님을 의지할 수 없었다.
↳하나님을 의지하기에는, 자기 머리가 너무 비상했다.
↳사실 거짓말도 머리가 좋아야 할 수 있다.
↳그가 거짓말을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머리회전이 그만큼 빠르다는 말이다.
↳적당히 둘러대는 기술이, 보통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야곱은 거짓이 몸에 밴 사람이다.
↳거짓말이 입에서 술술 나오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거기다가 하나님의 축복까지 받아놓으면, 참 문제가 심각해진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를 집밖으로 내몰았다.
↳그때 하나님께서 당신의 도구로 사용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누구였는가?
↳에서였다.
↳물론 에서 본인은 그걸 알지 못했을 것이다.

-에서는 이미 이성을 잃어버렸다.
↳눈에 뵈는 것이 없었다.
↳더 이상 살고 싶은 의욕마저 상실해 버렸다.
↳그래서 그는 결심했다.
↳아버지가 죽고 나면, 동생을 죽여 없애겠다고.
↳에서는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동생 야곱을 죽이면, 그건 아버지에게 못할 짓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었다.
↳그는 원수를 갚아도, 아버지가 죽고 나서 갚겠다고 한다.
↳아무리 봐도 인간됨 면에서는, 에서가 야곱보다 나아 보인다.

-그런데 실제로 아버지가 죽고 나서 동생에게 원수를 갚았는가?
↳33장에 나오는데, 하나님의 간섭으로 아버지가 죽기 전에 형제가 극적으로 화해한다.
↳그런 거 보면 원수 갚는 것은 일단 뒤로 미뤄야 한다.
↳아니 그건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
↳형제가 화해한 소식을 듣고, 이삭은 편히 눈감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에서는 제정신이 아니다.
↳그에게 재산 같은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권세도 소용없다.
↳악만 남아있다.
↳복수와 원한의 감정만 끓어오르고 있다.
↳이제 야곱의 신상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험에 처해 있다.
↳그가 승리에 도취되어 집에 있었다면, 무슨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을 것이다.

-이 절박한 위기 앞에서, 야곱에게 도움의 손길이 있었다.
42 맏아들 에서의 이 말이 리브가에게 들리매 이에 사람을 보내어 작은 아들 야곱을 불러 그에게 이르되 네 형 에서가 너를 죽여 그 한을 풀려 하니

-역시 야곱에게는 어머니 리브가가 있었다.
↳리브가는 참 귀가 밝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귀가 밝은 것이 아니라, 정보에 밝은 사람이었다.
↳정보를 알아내려고 해서 알아진 것이 아니라, 정보가 자기에게 들어왔다.
↳리브가는 이른바 정보통이었다.

창 27:5 이삭이 그의 아들 에서에게 말할 때에 리브가가 들었더니 에서가 사냥하여 오려고 들로 나가매
↳이삭이 에서를 불러놓고, 사냥하여 별미를 만들어 가져오면 축복하겠다는, 정보를 들은 사람이 리브가였다.
↳에서가 혼잣말로 야곱을 죽이겠다는, 정보를 들은 사람도 리브가였다.
↳야곱이 아버지의 축복을 받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리브가가, 이번에는 야곱의 암살 정보도 미리 알아냈다.

-리브가는 현 시대에 태어났다면, 유명한 여자 첩보원이 됐을지 모른다.
↳에서가 심중에 한 말을, 리브가가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겠다.
↳리브가가 에서의 마음을 꿰뚫어보지는 못할 테니까.
↳아마 에서가 조그마한 소리로 중얼거렸던 것 같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우리 속담 대로다.

-이 말씀을 보면서, ‘아하 아무리 화가 나도,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들으니까, 이런 말은 속으로 해야 되겠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그렇게 말씀을 보면, 은혜를 거꾸로 받은 것이다.
↳‘또 다른 뜻이 있어서, 하나님이 개입하셨구나’ 하고 생각해야 한다.

-차라리 들킨 게 잘 되었다.
↳만일 안 들켰다면, 어떻게 될 뻔 했는가?
↳에서가 야곱을 살인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그럼 그도 가인의 전철을 밟은 뻔했다.
↳에서 입장에서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잘못은 차라리 빨리 들통 나는 것이 복이다.
↳죄를 끝까지 잘 숨기는 재주는, 하나님이 주신 은사가 아니다.
↳그 재주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아주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야곱은 자기의 집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43 내 아들아 내 말을 따라 일어나 하란으로 가서 내 오라버니 라반에게로 피신하여
44 네 형의 노가 풀리기까지 몇 날 동안 그와 함께 거주하라

-야곱은 어머니의 주선으로, 외가로 피신해야 할 처지다.
↳야곱의 삶은 꼼짝없이 도망자의 신분으로 변한다.
↳이것은 야곱이 치러야 하는 대가이다.
↳도망자의 비극이 무엇인가?
↳도망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도망자는 결국 추적자의 손에 붙들리고 마는 법이다.

-오늘날의 사회를 가리켜서 ‘도망가는 사회’라고 표현한 사람도 있다.
↳남편은 아내에게서 자꾸 도망가려고 한다.
↳그뿐인가? 아내도 남편에게서 도망가려고 한다.
↳자식은 말할 것도 없다.
↳부모에게서 도망가는 것을, 자기 사명으로 아는 자식들이 있다.
↳학생은 어떤가?
↳선생님에게서 미꾸라지처럼 도망가려고 한다.
↳그리스도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하나님에게서 어떻게든 도망가려고 한다.

-도망자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들 줄 알면서도, 자꾸 도망가려고 한다.

-물론 현대인들과 야곱은 도망하려는 방식이 다르다.
↳현대인들이 스스로 도망하려고 하는데, 야곱은 도망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몰렸다.

-야곱처럼 도망가야 할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살면서 야반도주를 해야 할 환경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과욕을 부리지 않아야 한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바라면, 이런 일 만나지 않는다.
↳항상 모든 일에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
↳주위 이웃들에게도 거리낌 없이 살아야 한다.
↳거기에 분별력을 갖춰야 한다.

-야곱 같이 살면, 야곱 같은 신세가 되기 쉽다.
↳자기가 뿌린 씨앗의 열매를, 결국 누가 거두겠는가?
↳자기가 거두지.
↳그는 아버지와 형을 속인 대가를, 훗날 톡톡히 치러야 했다.
↳이게 야곱의 인생에서 배우는 역사적 교훈이다.

-야곱만 대가를 치른 게 아니라, 리브가도 남편과 아들 에서를 속인 대가를 치러야 했다.
45 네 형의 분노가 풀려 네가 자기에게 행한 것을 잊어버리거든 내가 곧 사람을 보내어 너를 거기서 불러오리라 어찌 하루에 너희 둘을 잃으랴

-그게 당연하다.
↳어른이라고 어머니라고 봐주는 게 어디 있는가?
↳리브가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야곱이 하란에 있는 오빠 집에 잠깐 피신해 있으면, 단순한 에서는 화가 금방 풀릴 거다. 그럼 그때 다시 돌아오면 된다’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했다.

-리브가는 에서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성격상 “몇 날 동안”만 있으면, 그의 불같은 분노가 가라앉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리브가의 착각이었다.
↳며칠, 혹 길어도 몇 달만 참으면 될 줄 알았는데, 이후로 야곱과 리브가는 다시는 만나지 못하고 만다.
↳금방 돌아올 줄 알았던 야곱이, 그녀가 살아있을 동안 돌아오지를 못했고, 그게 영영 이별이 되고 만 것이다.
↳리브가가 얼마나 야곱을 보고 싶어했을까?
↳리브가는 야곱과 떨어져 있는 그 동안 세월을, 눈물로 보내야 했을 것이다.

-리브가는 죽기 전까지,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과연 내가 그때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 행동이었을까?’
↳‘당시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그렇다면 그렇게 한 결과가 무엇이란 말인가?’

-그는 풀리지 않는 숙제를 안고, 평생을 씨름했을 것이다.
↳야곱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면서 죽어갔을 것이다.
↳그게 리브가가 치러야 할 대가였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을 그대로 놔두지 않으셨다.
↳보다 크게 쓰시기 위해, 철저히 깨뜨리기로 하셨다.
↳거짓된 성품이 부서지고, 자기 꾀가 무너지게 하셨다.
↳지금까지는 세상 편하게 살았다.
↳사내가 엄마 치맛자락 속에서, 온상의 화초처럼 곱게 자라왔다.
↳인생의 어려움도 모르고, 실패의 쓴맛도 모른 채, 귀하신 몸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런 야곱을 혹독한 연단의 프로그램 속에 집어넣기로 하셨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도구로 누가 쓰임 받았는가?
↳리브가이다.
↳리브가는 지금 야곱을 보호할 힘이 없다.
↳자기가 떳떳하지 못했기 때문에, 에서에게 아무 할 말이 없다.
↳엄마로서 권위가 서지 않는다.
↳에서의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볼 수도 없다.
↳에서의 눈치만 살피면서, 이리저리 눈길을 피해 다녀야 했다.

-결국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야곱을 집밖으로 내보내는 것이었다.
↳그래도 친정이 가장 안전할 것 같아, 그곳으로 보내기로 했다.
↳물론 자기 오빠 라반이, 자기 아들 야곱에게 그렇게 못되게 굴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리브가는 라반이 야곱의 외삼촌이니까, 자기를 봐서라도 야곱을 잘 돌봐줄 것이고, 그러다 에서의 분이 풀리면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계산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기 계산이었다.
↳리브가는 더 이상 야곱의 생애에서, 어떤 역할도 하지 못했다.

-사실 야곱은 어머니와 분리될 필요가 있었다.
↳여태껏 그는 어머니의 각본에 따라 움직여 왔다.
↳이제는 엄마의 치마폭에서 해방되어 독립적인 삶을 살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를 리브가와 따로 떼어 놓으셨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어떤 사람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면, 하나님이 떼어놓으시는 것을 보게 된다.
↳처음에는 ‘이제 나 혼자 어떻게 하나’ 하고 걱정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를 성장시키시려는 하나님의 섭리가, 그 안에 있었음을 깨닫고, 오히려 감사하게 된다.

-잘 생각해 보자.
↳냉정하게 말하면, 믿음이란 내가 하나님 앞에 홀로 서는 것이다.
↳키엘케고르의 말처럼 ‘신 앞에 단독자로 서는 것’이다.

-우리가 믿음생활에 있어서 자율적이고 자발적일 필요가 있다.
↳스스로 말씀을 듣고, 스스로 기도할 줄 알아야 한다.
↳의존적 신앙에서 어떻게든 빨리 벗어날 필요가 있다.
↳함께하는 신앙은 좋은 것이지만, 의존적 신앙은 빨리 졸업하는 것이 좋다.

“어찌 하루에 너희 둘을 잃으랴”
↳리브가는 이미 에서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에는 에서와 리브가 사이에 실금이 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고 말았다.

-그런데 이제는 야곱마저 위험한 지경에 처했다.
↳야곱의 생명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그러면서도 리브가는 남편 이삭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46 리브가가 이삭에게 이르되 내가 헷 사람의 딸들로 말미암아 내 삶이 싫어졌거늘 야곱이 만일 이 땅의 딸들 곧 그들과 같은 헷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면 내 삶이 내게 무슨 재미가 있으리이까

-리브가는 이삭을 끝까지 속이고 있다.
↳참 무서운 여자이다.
↳야곱의 장자권 탈취 사건과 무관하게, 에서의 아내들에 대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그래서 야곱의 여행이 에서와 무관한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
↳그러나 야곱이 떠나보내려고 하는, 직접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진짜 야곱을 결혼시키기 위한 목적만 있는가?
↳아니다. 에서에게서 야곱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도 리브가는 말을 둘러대고 있다.

-물론 그의 말이 100% 거짓말은 아니다.
↳전적으로 거짓말만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자.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직을 말한 것인가?

-야곱을 결혼시키고자 하는 거나, 에서의 아내들이 리브가를 괴롭힌 것도, 어느 정도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그건 부분적인 사실이다.
↳부분적인 것만 말하는 것은, 진실이라 말하기 어렵다.
↳흔히 자기한테 불리한 것은 감추고, 유리한 사실만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정직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사업을 하면서, ‘이게 불법은 아니다’는 말을 하곤 한다.
↳편법 정도는 괜찮다는 말이 될 것이다.
↳불법이나 탈법은 당연히 안 된다.
↳그럼 편법은 괜찮다는 말인가?

-우리가 생활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거스리는 것은 아니다’고 한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은, 하나님의 뜻을 거스리지 않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이다.
↳우리의 삶의 목적은, 하나님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을 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복을 주실 때, 반드시 그릇부터 준비하게 하신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나는 하나님의 복을 받을 그릇이 준비되었는가?
↳나는 주인의 쓰시기에 합당한 그릇인가?
↳나는 심령이 깨끗하고 청결한 그릇인가?

-분명한 건, 우리의 그릇만 준비되어 있으면, 하나님은 언제라도 복을 주신다.
↳그런데 그 그릇이 준비되기까지, 수많은 연단이 필요할 수 있다.
↳완고한 자아가 깨지는 과정과, 잘못된 생각이 부서지는 과정이 있을 수 있다.
↳야곱처럼 광야로 보내지고, 라반같은 조교에게 맡겨져, 연단을 받아야 할 수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그릇이 준비되면, 그 이후에 복을 주신다.

-그건 하나님이 복 주시는 게, 아까워서가 아니다.
↳그 전에 복을 주셔봤자,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다.
↳내가 감당할 수 있어야 복이다.
↳주체가 안 되는 것은 복이 아니다.
↳적당하여 나에게 맞아야 복이 된다.

-혹시 집에서 쫓겨나가야 하는 야곱과 같은 상황에 있는가?
↳광야에 내몰리기 직전에 있는가?
↳악독한 라반을 만나야 할 처지에 있는가?

-그렇담 그 전에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을 붙잡기 바란다.
↳일정한 연단의 기간이 끝나면, 그 약속은 우리의 것이 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연단하신 후에, 약속의 선물을 안겨주실 줄 믿으라.
↳소망 중에 인내하며, 오늘도 쉼없는 믿음의 기도를 드리기 바란다.
↳기도를 포기하는 것은 영적인 패배자가 되는 길이다.
↳매일 기도로 영혼을 깨우고, 매일 말씀으로 영혼을 채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