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인물(야곱) 강해 13:너로 말미암아 내게 복 주신 줄을 깨달았노니(창 30:25-43)

작성자
류현철
작성일
2021-05-16 12:15
조회
578



구약인물(야곱) 강해 13
너로 말미암아 내게 복 주신 줄을 깨달았노니(창 30:25-43)
2021. 5. 16.


프롤로그

-우리가 예수를 믿고 구원을 얻은 후에, 본격적으로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그 싸움의 내용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대단한 것이 아니다.
↳신앙인가 소유인가, 말씀인가 물질인가의 싸움이다.
↳우리가 육체를 갖지 않았다면, 신앙인가 소유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인생이 아니라면, 신앙만 붙들고 살 수 있고, 말씀만 따라 살 수 있다.

-교회 안에 지나치게 이상주의자들이 있다.
↳자신은 소유에 대해 초월한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면 되지, 무슨 걱정을 하느냐고 한다.
↳그래서 적금은 물론이고 심지어 보험조차 안 든다.

-하지만 좀 더 냉정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우리가 살면서 물질에 초월할 수 있는가?
↳몇 십 만원이 없어서, 아니 몇 만원이 없어서, 쩔쩔매본 경험이 없는가?
↳오래된 일이지만, 신학교 다닐 때 버스비 몇 백 원이 없어서, 몇 정거장을 걸어본 경험이 있다.
↳하나님이 우리더러 무소유의 삶을 살라고 하셨는가?
↳아니다. 가진 것으로 헌신하라고 하셨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재물에 무관심한 삶을 살라고 하셨는가?
↳아니다. 재물을 신으로 섬기지 말라고 하셨다.

-자칫 우리가 균형을 잃기 쉽다.
↳‘신앙제일주의’냐 ‘물질제일주의’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쉽다.
↳왜? 그게 편하기 때문이다.
↳균형을 잡는 삶이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신앙만 붙들어도 안 되고, 신앙을 포기해서도 안 되고, 물질을 위해 신앙을 타협해서도 안 된다.
↳이게 우리의 고민이다.

-원죄의 영향 아래 있는 우리의 마음속에는 탐욕이 자리 잡고 있다.
↳성경에서는 우상숭배의 원인을 탐심에서 찾고 있다.
↳탐심을 채우기 위해 우상숭배를 한다는 것이다.
↳그 중에 기독교를 택한 사람도 있다.
↳그 사람에게 있어 참 신의 기준이 뭐겠는가?
↳자기의 탐심을 채워주는 것이다.

-본문에 나오는 야곱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14년 동안 지낸 후에, 아내와 자식들을 얻었다.
↳그 동안 라헬이 무자하여 애를 태웠는데, 마침내 라헬에게서 요셉이 태어났다.
↳그때 그는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는 라반을 찾아가서 자기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25 라헬이 요셉을 낳았을 때에 야곱이 라반에게 이르되 나를 보내어 내 고향 나의 땅으로 가게 하시되
26 내가 외삼촌에게서 일하고 얻은 처자를 내게 주시어 나로 가게 하소서 내가 외삼촌에게 한 일은 외삼촌이 아시나이다

-야곱이 라반에게 어떤 청원을 했는가?
↳내 고향, 나의 땅으로 돌아가게 해달라는 것이다.
↳자기는 이제 떠나겠다고 통보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가도록 허락해달라는 것이다.
↳혼자 몸이었다면 훌쩍 떠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딸린 처자식이 한 둘이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다 라반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야곱은 빈손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두 아내를 얻기 위해서 노동력을 지불했다.
↳1-2년도 아니고, 무려 14년간이나 머슴살이를 했다.

-눈치가 백단인 야곱은, 라반이 자기를 쉽게 보내주지 않을 걸 알았다.
↳무슨 계약서를 쓴 것도 아니고, 눈에 보이는 신부대금을 지불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가 동의해 주지 않는 한 떠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정중하게 청원을 했다.
↳처자를 데리고 떠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구한 것이다.
“나를 보내어 내 고향 나의 땅으로 가게 하시되”
“내가 외삼촌에게서 일하고 얻은 처자를 내게 주시어 나로 가게 하소서”
↳야곱의 처자식이 아직 라반의 소유인 것으로 표현되었다.

-야곱은 자기의 요구가 정당한 것으로 여겼을 것이다.
↳우리가 봐도 사실 그의 요구는 정당하다.
↳공 먹으려고 한 것도 아니고, 사기 치려고 한 것도 아니다.
↳누가 봐도 그는 분명히 대가를 치렀다.
↳그런데도 라반은 야곱을 붙잡아두려고 한다.
↳어떻게든 야곱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했는가?
27 라반이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너로 말미암아 내게 복 주신 줄을 내가 깨달았노니 네가 나를 사랑스럽게 여기거든 그대로 있으라

“여호와께서 너로 말미암아 내게 복 주신 줄을 내가 깨달았노니”
↳야곱이 복을 가져오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야곱이 자기 집에 들어온 후에 재산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라반이 얼마나 계산적인 사람인가?
↳그가 계산해 보니까, 자기 재산이 늘어난 게 산술적으로 계산이 안 될 정도였다.

-그래서 이렇게 표현했다.
“여호와께서 너로 말미암아 내게 복 주신 줄을 내가 깨달았노니”
↳하나님이 야곱으로 인하여 자기에게 복을 주셨다는 것이다.

-우리도 이런 말을 듣게 되기를 바란다.
↳시댁에서 여호와께서 너로 말미암아 우리 집에 복 주신 줄을 내가 깨달았다.
↳처가에서 여호와께서 너로 말미암아 우리 집에 복 주신 줄을 내가 깨달았다.
↳직장에서 여호와께서 너로 말미암아 우리 회사에 복 주신 줄을 내가 깨달았다.
↳그래서 우리의 별명이 ‘복덩이’가 되기 바란다.
“아이고, 우리 복덩이”
↳우리가 남은 생애 동안 하나님의 복을 몰고 다니기 바란다.

-하나님께서 야곱으로 인하여 라반의 집에 복을 주셨다고 하는데, 야곱이 빈둥빈둥 노는데도 하나님이 복을 주셨을까?
↳아니다. 그런 하나님이 아니다.
↳하나님은 열심히 일하는 자에게 복을 주시는 분이다.
시 128:2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하나님은 자기 일에 성실한 자를 복되고 형통하게 하시는 분이다.

-야곱은 열의를 다해서 일했다.
↳삼촌 일을 마치 자기 일처럼 정성을 다했다.
↳다른 목자들에게 ‘아이, 저 바보. 어디가 좀 모자란 거 아니야’하는 말을 들어도 개의치 않았다.
↳‘네가 얼마나 가나 보자’ 하는 사람들이 무색하게 초지일관했다.
↳처음 양을 치러나갈 때의 모습과, 14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이 한결같았다.

-이런 사람이 하나님께 복을 받는다.
↳하나님은 이런 초지일관한 사람에게 복 주신다.
↳내가 단순히 교회 다닌다는 사실만으로, ‘아이고, 우리 복덩이’ 라는 말을 들을 수 없다.
↳일터에서 사람에게 보이려고 눈가림만 하지 말고 주께 하듯 하기 바란다.
엡 6:6 눈가림만 하여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처럼 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종들처럼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행하고
골 3:22 종들아 모든 일에 육신의 상전들에게 순종하되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와 같이 눈가림만 하지 말고 오직 주를 두려워하여 성실한 마음으로 하라
↳이게 성경이 말하는 일터에서 복 받는 방법이다.

-또 라반이 야곱을 붙잡아두려는 데는, 인간적인 이유도 작용했을 것이다.
↳야곱을 떠나보내면, 자기의 딸들과 외손자들도 떠나보내야 한다.
↳라반은 그들을 가까이에 두고 싶었을 것이다.
↳보고 싶으면 언제라도 볼 수 있는 거리에 살게 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런 생각이 더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야곱을 보내지 않으려고 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야곱의 노동력 때문이었다.

-그래서 라반은 야곱을 붙잡기 위해 설득했다.
28 또 이르되 네 품삯을 정하라 내가 그것을 주리라

-이건 야곱의 약점을 교묘히 이용하는 것입니다.
↳27절 뒷부분과 연결해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네가 나를 사랑스럽게 여기거든 그대로 있으라”
↳고단수의 화술이다.
↳계속 떠난다고 우길 수 없게 만드는 말이다.
↳야곱으로 하여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드는 참으로 교묘한 말이다.

-또 다른 약점이 야곱에게 있다.
↳그건 그가 빈털터리란 사실이다.
↳현재 그의 소유는 하나도 없다.
↳단지 아내들과 자식들 뿐이다.
↳그가 라반의 집에서 나오면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다.
↳자기 혼자라면, 14년 전처럼 “주여 믿습니다” 하고 떠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못 된다.
↳더구나 요셉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상황이 이쯤 되고 보니, 무조건 떠나겠다고 고집 피울 수가 없다.
↳라반이 인심이 좋아, 수레와 수레를 끌 수 있는 짐승이라도 몇 필 내놓으면 몰라도, 그렇지 않고는 떠날 엄두를 못 낼 형편이다.
↳더더욱 빈손으로 고향에 가면, 부모님이야 받아주겠지만, 형 에서를 무슨 낯으로 보겠는가?
↳형에게 장자권을 샀고, 아버지의 축복을 받아낸,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초라해지겠는가?
↳그러니까 야곱이 외삼촌 집에 다시 주저앉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물질 문제였던 것이다.

-빈털터리 야곱 입장에서, 외삼촌의 제안을 뿌리칠만한 힘이 없었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렇다고 빈손으로 갈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는 외삼촌의 제안을, 못 이기는 체하고 수용하기로 했다.
↳또 속으로 지금까지는 할 말이 있어도 참아왔지만, 계약기간도 끝났기 때문에 할 말을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리고 특별히 “네 품삯을 정하라”는 말이 귀에 솔깃했다.

-라반은 전에도 야곱에게 품삯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때는 야곱이 물질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 동안 물질에 구애받지 않고 살아왔기에, 물질의 힘이 그렇게 어마어마한지 몰랐던 것이다.
↳어머니를 닮은 라헬에게 마음을 빼앗겨, 14년을 며칠 같이 보냈다.
↳이제 아내들과 자식들을 데리고 떠나려고 하니 빈손이었다.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을지 모른다.
↳“내가 14년 동안 뭘 했나”
↳야곱은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나 한심했을 것이다.

-그런데 “네 품삯을 정하라”는 외삼촌의 말을 들었을 때, 오랫동안 가라앉아 있던 야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29 야곱이 그에게 이르되 내가 어떻게 외삼촌을 섬겼는지, 어떻게 외삼촌의 가축을 쳤는지 외삼촌이 아시나이다
30 내가 오기 전에는 외삼촌의 소유가 적더니 번성하여 떼를 이루었으니 내 발이 이르는 곳마다 여호와께서 외삼촌에게 복을 주셨나이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내 집을 세우리이까

-이왕 좀더 있기로 한 이상,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전에는 어려서 물질을 과소평가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 그에게 물질이 없어서 외삼촌에게 발목이 잡힌 것이다.
↳그래서 먼저 자기가 지금까지 어떻게 일해 왔는지를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다.
↳지금껏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마음속 깊은 곳에 담아두었던 말이다.
↳아내들한테도 말을 못한 것은, 아무리 아내라고 해도, 자기 아버지를 안 좋게 말할 수 없어서, 그냥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작심하고 속에 담아둔 말을 꺼냈다.
↳라반은 지금까지 야곱이 무슨 말을 해도 고분고분 하는 “예스맨”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아마 라반도 야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다.
↳평소 말없이 묵묵하게 일해 온 야곱이었기에, 반박하거나 무시할 수 없었다.

-야곱은 먼저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를 말하고 있다.
↳사실 말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만, 이런 기회가 자주 올 것 같지도 않고 해서 작정하고 말한 것이다.
“내가 어떻게 외삼촌을 섬겼는지, 어떻게 외삼촌의 가축을 쳤는지 외삼촌이 아시나이다”
↳이렇게 큰소리칠 수 있을 만큼 그는 열심히 일했다.
↳누가 보든지 보지 않든지 성실하게 일했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기 일처럼 정성을 다했다.
↳한 며칠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일 년 정도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무려 14년 동안 그렇게 했다.
↳스스로 생각해도, 더 이상 열심히 할 수 없을 만큼 열심히 했다.
↳그래서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물론 야곱이 이런 주장을 펴려는 목적으로 열심히 한 것은 아닐 것이다.

-다행히 야곱이 열심히 한 결과가 좋게 나왔다.
“내가 오기 전에는 외삼촌의 소유가 적더니 번성하여 떼를 이루었으니”
↳이렇게 되면 그 동안 고생한 것이 보람으로 다가온다.
↳다른 사람한테 특별히 칭찬을 듣지 않아도 보상받은 느낌이다.
↳문제는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을 때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고, 최선을 다해 일했다.
↳그런데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남들이 위로는 못해줄망정 눈치를 주고 핀잔을 준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의기소침해질 수 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 선 김병현 선수가 있다.
↳그는 월드시리즈에서 이틀 연속 9회에 역전 홈런을 허용했다.
↳다 이긴 경기를 그가 망쳐놓은 셈이다.
↳만약에 감독이 그를 세워놓고, ‘야, 임마, 너 때문에 다 이긴 경기를 망쳤잖아’ 하고 질책했다면, 그가 어떻게 되었겠는가?
↳동료들이 그를 둘러싸고, ‘야, 너 때문에 우리 일년 농사 망치고 말았잖아’ 하고 몰아세웠다면, 그가 어떻게 되었겠는가?
↳김병현 선수는 아마 좌절의 늪에 빠지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감독이 계속하여 그를 믿어주었다.
↳동료들이 그의 등을 두드려주며 위로해 주었다.
↳그래서 그는 다음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여, 올스타전에도 출전할 수 있었다.

-이게 주님의 방법이다.
↳주님은 비난보다 격려하기를 좋아하셨다.
↳예수님이 자기를 부인한 베드로를, 맹렬하게 비난하셨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오늘 우리가 아는 베드로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야곱과 라반의 말을 다 들어보았다.
↳누가 더 신앙적인 것 같은가?
↳라반은 자기가 부자가 된 것을 어떻게 말하는가?
27 라반이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너로 말미암아 내게 복 주신 줄을 내가 깨달았노니...

-야곱은 어떻게 말하는가?
30 ...내 발이 이르는 곳마다 여호와께서 외삼촌에게 복을 주셨나이다...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여호와께서 복을 주셨다는 것에는 둘 다 일치한다.
↳여호와께서 복을 주신 이유가, 야곱 때문이라는 것에도 일치한다.

-그럼 차이점이 무엇인가?
↳“너로 말미암아”와 “내 발이 이르는 곳마다”이다.
↳라반은 은혜를 강조하고, 야곱은 자기의 수고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은혜를 강조해야 한다.
↳그러나 은혜를 강조한다고, 다른 사람의 수고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예를 들어 회사가 크게 번창했다고 하자.
↳사장이 직원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우리 회사가 이렇게 번창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사장이 그리스도인이라면 응당 그렇게 고백해야 한다.
↳하지만 그 말속에는 사원들의 수고가 고려되지 않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해서 감사헌금을 했다면, 직원들에게 수고했다고 격려금도 지급해야 바른 태도이다.

-야곱은 외삼촌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30 ...그러나 나는 언제나 내 집을 세우리이까
↳외삼촌은 부자가 되었는데, 소유가 적더니 번성하여 떼를 이루었는데, ‘나는 언제나 내 집을 세우리이까’ 하는 한숨 섞인 고백이다.
↳이 말을 들은 라반은 속으로 뜨끔했을 것이다.
↳너무나 인색하게 군 자신을, 순간적으로나마 돌아보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31 라반이 이르되 내가 무엇으로 네게 주랴 야곱이 이르되 외삼촌께서 내게 아무것도 주시지 않아도 나를 위하여 이 일을 행하시면 내가 다시 외삼촌의 양 떼를 먹이고 지키리이다

“내가 무엇으로 네게 주랴”
↳야곱은 이 말을 듣고 다른 것은 필요 없고, 이것을 주겠다고 약속하면 계속 일하겠다고 한다.

-그 내용이 무엇인가?
32 오늘 내가 외삼촌의 양 떼에 두루 다니며 그 양 중에 아롱진 것과 점 있는 것과 검은 것을 가려내며 또 염소 중에 점 있는 것과 아롱진 것을 가려내리니 이같은 것이 내 품삯이 되리이다
33 후일에 외삼촌께서 오셔서 내 품삯을 조사하실 때에 나의 의가 내 대답이 되리이다 내게 혹시 염소 중 아롱지지 아니한 것이나 점이 없는 것이나 양 중에 검지 아니한 것이 있거든 다 도둑질한 것으로 인정하소서

-일반적으로 품삯을 정하는 것은, ‘양이 낳은 새끼 중의 몇 마리’ 이런 식이지만, 라반의 성향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확실한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아무리 라반이라도 검은 양을 흰 양이라고 우기지는 못할 거 아닌가?
↳그리고 양이나 염소한테서 아롱진 것, 점 있는 것, 검은 것이 나올 확률은 아주 드물었다.
↳그러므로 라반이 제대로 생각이 박힌 사람이라면, 야곱의 제안을 거절했어야 한다.
↳양심에 털 난 사람이 아니고서는, 그건 말도 안 된다며 야곱을 말렸어야 한다.

-그러나 라반은 야곱의 제안에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34 라반이 이르되 내가 네 말대로 하리라 하고

-그런 걸 자기가 아닌 야곱이 먼저 제안해 오니, ‘이게 웬 떡이냐’는 식이다.
↳라반은 가만히 앉아서 모든 것을 얻는, 최고의 조건으로 거래를 체결한 것이다.

-계약이 체결되자, 곧 바로 행동에 옮겼다.
35 그 날에 그가 숫염소 중 얼룩무늬 있는 것과 점 있는 것을 가리고 암염소 중 흰 바탕에 아롱진 것과 점 있는 것을 가리고 양 중의 검은 것들을 가려 자기 아들들의 손에 맡기고
36 자기와 야곱의 사이를 사흘 길이 뜨게 하였고 야곱은 라반의 남은 양 떼를 치니라

-그의 행동을 통해 인간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라반은 자신의 염소 떼와 양 떼를 확인하여, 조금이라도 얼룩무늬가 있거나, 점 있는 것들, 검은 것들을 가려냈다.
↳순전히 흰 것들만 야곱에게 맡겼다.
↳행여 섞일까봐 멀리 떨어지게 했다.
↳그 간격이 어느 정도인가를 재미있게 표현했다.
“자기와 야곱의 사이를 사흘 길이 뜨게 하였고”
↳정말 인정머리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숭악한(?) 사람이다.
↳야곱도 외삼촌이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예상 못했을 것이다.
↳삼촌이 되가지고 조카에게 그렇게까지 야박하게 굴 수 있는지 참 거시기 하다.

-야곱은 아무런 소득도 없이 일만 하게 생겼다.
↳하지만 야곱이 그렇게 호락호락 당하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다.

-야곱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다.
37 야곱이 버드나무와 살구나무와 신풍나무의 푸른 가지를 가져다가 그것들의 껍질을 벗겨 흰 무늬를 내고
38 그 껍질 벗긴 가지를 양 떼가 와서 먹는 개천의 물 구유에 세워 양 떼를 향하게 하매 그 떼가 물을 먹으러 올 때에 새끼를 배니

-여기서 버드나무는 포플라나무이다.
↳살구나무는 알몬드나무 또는 개암나무이다.
↳신풍나무는 플라타너스를 일컫는다.
↳이 나무들의 공통점은, 껍질이 잘 벗겨진다는 것이다.
↳또 겉껍질이 푸르스름하거나 갈색인 반면, 속껍질은 희기 때문에, 껍질을 드문드문 벗겨놓으면 알록달록한 형체가 된다.

-야곱은 물을 마실 때 교미를 하는 양의 특성을 알았기에, 개천의 물 구유에다 껍질을 드문드문 벗긴 알록달록한 나무가지를 세워놓았다.
↳아무리 봐도 야곱은 머리가 기발하다.

-그랬더니 어떤 결과가 나왔는가?
39 가지 앞에서 새끼를 배므로 얼룩얼룩한 것과 점이 있고 아롱진 것을 낳은지라

-이게 실제 과학적으로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단지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암양은 수태 시 자극을 받으면, 그 여파를 새끼에게 전하는 감응력이 강한 동물이라고 한다.
↳아무튼 하나님이 야곱을 대놓고 편들고 계심을 볼 수 있다.

-야곱은 자기가 생각한 대로 결과가 나옴을 확인하고는, 본격적으로 자기 소유를 늘려나간다.
↳라반은 야곱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모른 채, 안심하고 마음을 턱~ 놓고 있다.
↳아마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경악했을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일이 한참이나 진행되고 나서였다.

-야곱은 자기 재산이 불어나는 재미에, 하루하루가 신났다.
40 야곱이 새끼 양을 구분하고 그 얼룩무늬와 검은 빛 있는 것을 라반의 양과 서로 마주보게 하며 자기 양을 따로 두어 라반의 양과 섞이지 않게 하며

-이번에는 자연적인 방법을 겸하여 사용했다.
↳얼룩무늬와 검은 빛 있는 것으로, 라반의 양과 서로 만나 자연스럽게 수태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야곱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어느 정도 많아지니까, 튼튼한 양도 있었지만 약한 양도 있었다.
↳사실 너무 많아도 탈이다.
↳다 끌고 가려고 하면 힘들고, 또 약한 양은 중간에 죽을 수 있어서다.

-그래서 급히 양보다 질을 추구하기로 작전을 바꾸었다.
41 튼튼한 양이 새끼 밸 때에는 야곱이 개천에다가 양 떼의 눈 앞에 그 가지를 두어 양이 그 가지 곁에서 새끼를 배게 하고
42 약한 양이면 그 가지를 두지 아니하니 그렇게 함으로 약한 것은 라반의 것이 되고 튼튼한 것은 야곱의 것이 된지라
43 이에 그 사람이 매우 번창하여 양 떼와 노비와 낙타와 나귀가 많았더라

-양이 물을 먹을 때에 교미를 하기 때문에, 튼튼한 양과 약한 양을 나누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튼튼한 양이 교미할 때만 껍질을 벗긴 나뭇가지를 세워두어, 튼튼한 양을 자기 소유로 삼았다.
↳그렇게 해서 그의 재산이 매우 번창해졌다.
↳외삼촌의 악착같은 방해에도 불구하고, 야곱의 재산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사실 야곱에게는 그렇게 많은 재산이 필요하지 않다.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야곱이 그렇게 악착같이 재산을 늘려간 것은, 다분히 라반에게 복수하고 싶어서였다.

-그냥 부자가 되면 된다.
↳누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부자가 될 필요는 없다.
↳그럴 거라면 차라리 부자가 되지 않는 게 나을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있으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부자가 되기를 애써 포기하고, 일부러 가난하게 살 필요는 없다.
↳대신 왜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지, 돈 버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단지 부자가 되는 것 자체가, 우리 인생의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 인생의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