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인물(야곱) 강해 21:몰래 그 성읍을 기습하여 그 모든 남자를 죽이고(창 34:18-31)

작성자
류현철
작성일
2021-07-25 12:28
조회
564



구약인물(야곱) 강해 21
몰래 그 성읍을 기습하여 그 모든 남자를 죽이고(창 34:18-31)
2021. 7. 25.


프롤로그

-야곱은 밧단아람에서 세겜까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평안히 왔다.
↳전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나고 보니 다 하나님의 은혜였다.
↳세겜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는 계속되었다.
↳이방인으로서 땅을 매입할 수 있었다.
↳야곱은 너무나 감사해서 하나님께 단을 쌓았다.
↳그리고 그 단을 “엘 엘로헤 이스라엘”이라고 이름 붙였다.
↳야곱은 세겜에서 정착하기로 맘을 굳혔다.

-그런데 세겜 생활을 한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아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
↳하나밖에 없는 딸 디나가 강간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것도 디나를 강간한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닌 추장이어 더 큰 충격이었다.
↳야곱은 참으로 난감한 처지였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대들 수도 없는 게, 자기는 이방인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오히려 역공을 맞을 수도 있었다.

-야곱은 침착하게 행동했다.
↳들에 양을 치러나간 아들들에게, 급히 연락을 취했다.
↳자기의 누이가 추장에게 겁탈 당했다는 말을 듣고, 오빠들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들은 이미 이성을 잃었다.
↳양 떼를 그대로 둔 채, 집으로 황급히 뛰어왔다.
↳그 때 집에는 누이를 강간했던 추장 세겜과, 그의 아버지 하몰이 와 있었다.

-하몰은 기다렸다는 듯이, 야곱에게 “우리 이참에 사돈을 맺는 게 어떻겠소” 넌지시 말했다.
↳“어디 다른 데 갈 생각 말고, 이곳에서 기업을 얻어 함께 사는 것이 좋지 않겠소” 하는 말도 곁들였다.

-당사자인 세겜도 곁에서 한 마디 거들었다.
↳“혼수도 넉넉하게 드리고, 예물도 남부럽지 않게 해주겠습니다. 그러니 디나를 제 아내로 주십시오” 라고 했다.

-야곱의 아들들은 사전에 복수 계획을 짜놓았다.
↳그래서 태연하게 그들을 속일 수 있었다.
↳그들의 속임수는 일단 결혼을 승낙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단 결혼의 조건을 하나 붙인다.
↳그 조건이 무엇인가?
↳추장은 물론이고, 세겜 성의 모든 남자들이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결혼을 위한 순수한 조건이라면 좋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이 일로 이 지역 사람들을 다 하나님을 믿게 하려는 계획이었으면 좋았겠지만, 그 뒤에는 무서운 흉계가 있었다.

-디나의 결혼 조건으로 내건 할례가 무엇인가?
↳하나님과 아브라함과 그 후손 사이에 맺은 언약의 표징이다.
↳누구든지 할례를 받지 않으면, 언약의 백성에서 끊어졌다.
↳그런데 이 거룩한 언약의 의식을, 야곱의 아들들은 누이를 복수하는데 이용한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원수를 보복하는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다.

-율법에 보면, 같은 살인을 저질렀을지라도, 고의성 유무에 따라 구분했다.
↳고의로 사람을 죽인 경우는, 어떤 구제책도 없다.
↳용서받을 길이 없다.
↳그러나 죽일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우발적으로 죽이게 된 경우는, 도피성이라는 제도를 마련하여 그 생명을 보호했다.

-야곱의 아들들은, 살인을 위해 계획을 세웠다.
↳다분히 고의성을 띠고 있다.
↳분명히 율법으로 볼 때,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인데도, 감정이 복받치니까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잠시 후에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의식한다는 것은, 어쩌면 기적에 가깝다.

-야곱의 아들들이 이렇게 무서운 복수의 흉계를 꾸미고 있는 줄도 모르고, 추장 세겜과 그의 아버지 하몰은 야곱의 아들들의 제안을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18 그들의 말을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이 좋게 여기므로

-하몰과 그 아들 세겜은, 야곱의 아들들의 제안을 좋게 여겼다.
↳그래서 아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분명히 세겜 성에도, 자기들이 섬기는 신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 이들이 할례를 받겠다는 말은, 개종을 하겠다는 것인데, 아무리 디나와 결혼하는 것도 좋지만, 자기들이 조상 대대로 섬겨온 신을, 그렇게 한순간에 버릴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보면 그런 일이 오늘날도 있다.
↳진리를 찾아서 이 종교 저 종교를 헤매다가, 기독교를 선택하는 것과는 다르다.
↳자기의 어떤 유익을 위해 종교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
↳개종하는 것이 무조건 문제라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그대로 있고, 종교만 바꾸는 것이 문제라는 말이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다는 말은, 단순히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 믿는다고 할 때, 교회에 나오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향에서 유턴하여, 하나님이 제시하신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사는 것이다.
↳신앙을 가진다는 것은, 인간이 변하는 것을 말하고, 사람이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그 변화가 죽음에서 삶으로, 그 달라짐이 지옥에서 천국으로이다.

-결혼한 사람이 애인을 두거나, 두 집 살림을 하면서 예수 믿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두 집 살림을 포기하든지, 예수 믿는 것을 포기하든지,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
↳신앙에 유해하고, 사회적으로 손가락질을 받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예수 믿는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 직업을 관두든지, 예수 믿는 것을 관두든지, 둘 중에 택일을 해야 한다.
↳삶과 무관한 종교는, 종교로서 기능을 상실했기에, 더 이상 종교라고 말할 수 없다.

-기독교는 삶과 밀접한 종교이다.
눅 18:29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집이나 아내나 형제나 부모나 자녀를 버린 자는
30 현세에 여러 배를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느니라 하시니라

-현세와 내세이다.
↳기독교는 현세주의를 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세주의만 말하지도 않는다.
↳현세를 무시하고, 내세주의자로 사는 사람은, 신앙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이생과 저생, 현세와 내세의 균형이 잡힌 사람이 신앙이 좋은 사람이다.
↳이 둘의 균형이 깨지면, 교회는 물론이고, 가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사회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우상종교는 그렇지 않다.
↳사람이 우상을 조종할 수 있다.
↳기분 나쁘면 자기 신을 바꿀 수 있다.
↳그 신상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에 다른 신상을 세울 수 있다.

-세겜 사람들도 그런 의식을 가졌던 거 같다.
↳당시가 제정일치 사회였기 때문에, 추장은 백성들의 정치 지도자일 뿐 아니라, 종교 지도자이기도 했다.
↳추장은 백성들의 영혼까지 책임진 사람이었다.
↳나쁘게 말하면, 추장 맘에 들지 않으면, 그 영혼을 지옥에 던져 넣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단지 자기 결혼을 위해서, 백성들이 믿어온 종교를, 그렇게 쉽게 바꿀 수 있었던 것이다.

-또 그들은 그 동안 우상 종교에 깊이 물들어 있었기 때문에, 개종을 하게 되면, 자기들의 삶에 어떤 변화가 따르는지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보지도 않고, 무턱대고 할례부터 받겠다고 나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그렇다 치고, 야곱이 아들들의 말을 듣고도, 별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할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할례가 얼마나 거룩한 의미를 갖는 의식인 줄을 잘 알고 있는 야곱이, 그 상황에서 침묵하였다는 것은, 아들들의 의견에 동조했다는 말이다.

-야곱은 적어도 아들들에게 이런 말로, 조용히 타일렀어야 했다.
↳“할례는 거룩한 의식이야, 내가 너희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할례를 그런 용도로 사용하면 안돼. 그건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거야. 하나님의 진노를 부르게 될 거야. 우리 조금만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떻겠니?”
↳어른이라면 그렇게 말했어야 했다.
↳그러나 야곱은 아들들이 자기를 닮아서, 머리가 핑핑 돌아가는 것이 대견스러워 보였는지, 아니면 자기가 나서봤자 소용없다고 생각했는지, 끝내 입을 다물고 말았다.

-이제 하몰과 세겜은 자기 성으로 돌아갔고, 야곱의 아들들은 복수를 위한 작전을 구체화했다.
19 이 소년이 그 일 행하기를 지체하지 아니하였으니 그가 야곱의 딸을 사랑함이며 그는 그의 아버지 집에서 가장 존귀하였더라
20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이 그들의 성읍 문에 이르러 그들의 성읍 사람들에게 말하여 이르되

-추장 세겜은 신났다.
↳디나를 아내로 맞이할 것을 생각하니, 아주 뛸 듯이 기뻤다.
↳아버지 하몰도 입가에 미소가 번져있다.
↳그들은 자기 성으로 돌아오자마자, 백성들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아버지가 더 적극적이었다.
↳추장이지만 아직 젊은 아들보다는, 인생의 경험이 많은 자신이 나서서 백성들을 설득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그렇게 한 것 같다.
↳여기서도 볼 수 있듯이, 세겜이 디나를 정말로 사랑했던 거 같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는 그 자체는, 매우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 아름다운만큼, 사랑의 방법도 좋아야 한다.
↳그러나 추장인 세겜은 사랑의 방법을 무시했다.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위력으로 성관계부터 맺고 말았다.
↳그게 세겜의 방법이었다.
↳물론 지금까지는 통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니었다.
↳그 결과가 너무나 참혹했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정당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주의해야 한다.
↳목적이 중요하지만, 수단도 중요하다.
↳동기가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우리는 무엇을 하든지, 이걸 염두에 둬야 한다.
↳가정에서든지 교회에서든지 일터에서든지, 이걸 명심해야 한다.
↳그래야 믿음을 지키며, 그리스도인으로 살 수 있다.

-하몰과 세겜도 나름대로 계산이 있었다.
21 이 사람들은 우리와 친목하고 이 땅은 넓어 그들을 용납할 만하니 그들이 여기서 거주하며 매매하게 하고 우리가 그들의 딸들을 아내로 데려오고 우리 딸들도 그들에게 주자
22 그러나 우리 중의 모든 남자가 그들이 할례를 받음 같이 할례를 받아야 그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거주하여 한 민족 되기를 허락할 것이라
23 그러면 그들의 가축과 재산과 그들의 모든 짐승이 우리의 소유가 되지 않겠느냐 다만 그들의 말대로 하자 그러면 그들이 우리와 함께 거주하리라

-세겜이 디나를 사랑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 또 있었다.
↳그건 다름 아닌 야곱의 재산이다.
↳야곱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가축과 재산에 눈이 멀어, 자기 죽을 줄도 모르고 할례를 받고 개종을 하자고 설득하고 있다.
↳아무 소리 말고 할례만 받으면, 저 많은 재산이 다 우리의 소유가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사람이 이렇게 어리석을 수 있다.
↳잠시 후에 자기가 어떻게 될지를 모르고, 차지하지도 못할 재물에, 눈먼 삶을 살 수 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쌓아놓기만 했지, 하나도 써보지 못하고 죽을 거면서, 이제는 여러 해 쓸 문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던, 어리석은 부자처럼 말이다.

-하나님은 지혜자를 통해 말씀하신다.
잠 11:28 자기의 재물을 의지하는 자는 패망하려니와 의인은 푸른 잎사귀 같아서 번성하리라
↳재물을 의지하는 자의 결국은, 어떻게 된다고 했는가?
↳패망한다고 했다.

딤전 6:17 네가 이 세대에서 부한 자들을 명하여 마음을 높이지 말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두며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어디에 두라고 했는가?
↳하나님께 두라고 했다.

눅 12:15 그들에게 이르시되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 하시고
↳왜 재물에 대한 탐심을 물리치라고 했는가?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데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공동번역성서는 이렇게 번역하고 있다.
“사람이 제아무리 부요하다 하더라도 그의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아멘 아멘이다.

-하몰과 추장 세겜의 설득이 주효한 것 같다.
24 성문으로 출입하는 모든 자가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의 말을 듣고 성문으로 출입하는 그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으니라

-세겜성 백성들의 가치관을 말해주고 있는 구절이다.
↳그들이 추장을 존경해서, 추장의 집안을 존중해서, 할례를 받았다고 보기보다는, 그들이 결정적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마음을 돌린 것은 23절 때문이다.
23 그러면 그들의 가축과 재산과 그들의 모든 짐승이 우리의 소유가 되지 않겠느냐 ...

-그들이 이 말에 맘이 끌렸다.
↳즉 재물의 유혹 앞에 넘어간 것이다.
↳추장은 물론이고, 세겜 성의 백성들은, 소유에 눈이 멀어 생명을 판 것이다.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
↳이 시대의 가치관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황금만능주의이다.
↳돈이 만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돈이 전부가 아니다.’ 라고 맞설 수 있어야 한다.
↳‘세상엔 돈 가지고도 안 되는 것이 얼마든지 있다.’ 라고 외칠 수 있어야 한다.

-잘 생각해 보면, 기독교에서 추구하는 것은, 돈과 무관한 것이 대부분이다.
↳믿음-돈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가?
↳천국-돈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가?
↳구원-돈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가?
↳소망-돈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가?
↳사랑-돈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가?
↳진리-돈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가?
↳영생-돈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가?
↳그 외에도 한 번 생각해 보라.

-교회가 세상의 가치관을 따라가는 한, 기독교의 미래는 어둡다.
↳한 때 한국교회에 ‘대각성집회’가 유행할 때가 있었다.
↳다른 것을 각성할 것이 아니라, 세상의 가치관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걸 각성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그리스도의 말씀과 무관하게 사는 걸, 진정으로 각성해야 한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세상과 다르게 살도록 부름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세겜 성의 남자들은 다 할례를 받고 드러누워 있다.
25 제삼일에 아직 그들이 아파할 때에 야곱의 두 아들 디나의 오라버니 시므온과 레위가 각기 칼을 가지고 가서 몰래 그 성읍을 기습하여 그 모든 남자를 죽이고
26 칼로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을 죽이고 디나를 세겜의 집에서 데려오고

-어른이 할례를 받으면, 고통이 너무나 심해서, 2-3일간은 꼼짝할 수 없다.
↳야곱의 아들들이 바로 그 때를 노린 것이다.
↳야곱의 아들들은 자기의 누이를 강간한 것에 대해, 끔찍한 복수극을 벌이고 있다.
↳가장 고통이 심할 때인 3일째를 택해, 그것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시간에, 세겜 성을 엄습하여 돌이킬 수 없는 참극을 저지르고 있다.
↳그들은 할례로 인한 고통으로 신음하는 남자들을, 닥치는 대로 죽였다.

-세겜 성 백성들은,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다.
↳자기들이 왜 죽어야 하는 줄도 모르고 죽어야 했다.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세겜 성이, 일순간에 피비린내로 가득해졌다.
↳여인들의 슬픔과 아이들의 울음을 무시하고, 시므온과 레위는 인간사냥을 계속했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악해질 수 있다.
↳복수심에 사로잡히면, 누구에게서나 이런 모습이 나올 수 있다.
↳사람이 천사의 모습과 악마의 모습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

-이것이 복수의 민낯이다.
↳복수는 자기가 당한 것보다, 가볍게 갚는 법이 없다.
↳자기가 당한 것보다, 몇 갑절로 앙갚음을 하게 된다.
↳그래서 성경이 스스로 원수를 갚지 말고, 어떻게 하라고 가르치는가?
↳하나님께 맡기라고 했다.
↳원수를 직접 갚는 방법으로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예수님이 말씀하신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라”
“너희를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라”
“너희를 저주하는 자를 위하여 축복하라”
“너희를 모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보복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27 야곱의 여러 아들이 그 시체 있는 성읍으로 가서 노략하였으니 이는 그들이 그들의 누이를 더럽힌 까닭이라
28 그들이 양과 소와 나귀와 그 성읍에 있는 것과 들에 있는 것과
29 그들의 모든 재물을 빼앗으며 그들의 자녀와 그들의 아내들을 사로잡고 집 속의 물건을 다 노략한지라

-이제 야곱의 다른 아들들까지 가세를 하고 있다.
↳시므온과 레위는 칼로 남자들을 죽이러 다니고, 나머지 형제들은 성 안에 노략질하러 다닌다.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짐승과 재물만 해도 넉넉하고도 남는데, 짐승과 재물을 빼앗고 있다.
↳성 안에 있는 짐승들 뿐 아니라, 들에 있는 짐승까지 취하고 있다.
↳집밖에 있는 물건뿐 아니라, 집 속의 물건까지 노략하고 있다.
↳거기에 그들의 자녀들까지 아내들까지 포로로 사로잡았다.
↳불만 지르지 않았다 뿐이지, 한 성을 완전히 폐허로 만들어버렸다.

-이건 정말 해도 너무 한 것이다.
↳디나의 강간과 아무 상관없는 일이다.
↳정 죽이려고 하면, 당사자인 추장 세겜이나 죽이면 되지, 한 성을 이렇게까지 초토화해서는 안 된다.
↳무고한 양민들을 이렇게까지 학살해서는 안 된다.
↳또 시체가 즐비하게 누워있는데, 그 사이를 넘어 다니며 물건을 노략질하고 다니는 것은, 사람으로서는 할 짓이 아니다.
↳그런데 이 일을 하나님을 섬기는 야곱의 아들들이 저지르고 있다.

-지금까지 침묵했던 야곱이 비로소 입을 열었다.
30 야곱이 시므온과 레위에게 이르되 너희가 내게 화를 끼쳐 나로 하여금 이 땅의 주민 곧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에게 악취를 내게 하였도다 나는 수가 적은즉 그들이 모여 나를 치고 나를 죽이리니 그러면 나와 내 집이 멸망하리라

-이 소식이 야곱에게 전해졌다.
↳야곱은 일이 너무 커진 것을 알고 불안해졌다.
↳그래서 시므온과 레위가 들어오자, 곧바로 불러놓고 호되게 나무라고 있다.
↳너희들이 괜히 벌집을 쑤셔놓았다는 것이다.
↳주위에 있는 다른 가나안 족속들에게, 큰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사실 야곱의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야곱의 말의 내용을 잘 보라.
↳그 말의 중심에 누가 있는가?
↳30절에서 일인칭 대명사가 몇 개나 나오는지를 한 번 세어 보라.
↳무려 8번이나 나온다.
↳한 절에 이렇게 많이 나오는 걸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야곱의 관심이 오직 자기에게만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일 것이다.
↳말씀에 나타난 대로, 야곱은 자기에게 어떤 피해가 올까봐 걱정하는 거 밖에 없다.
↳하나님과 관련된 말은, 눈 씻고 찾아봐도 한 마디도 없다.
↳야곱이 이스라엘로 이름만 바뀌었지, 생각하는 게 다시 예전의 야곱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여전히 이기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자기한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으면, 이런 말조차도 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야곱은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다가, 일이 잘못될 것 같으니까, 아들들에게 뭐라고 나무랐다.
↳왜 그렇게까지 심하게 했냐고 비난했다.
↳아버지의 말에 비교적 순종했던 아들들이,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씩씩거리며 항의 조로 말하고 있다.
31 그들이 이르되 그가 우리 누이를 창녀 같이 대우함이 옳으니이까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자기들이 얼마나 엄청난 죄를 저질렀는지, 반성하는 기색이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잘못하고도 오히려 당당하다.
↳죄짓고도 되레 큰소리치고 있다.

-세겜이 이 일에 원인 제공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야곱의 아들들의 행동을 정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들은 분명히 살인을 했다.
↳그것도 고의적인 살인을 했다.
↳온 성의 남자들을 몰살시키는 죄를 지었다.
↳아무 상관없는 여자들과 자녀들까지 사로잡았다.
↳그리고도 모자라 온 성을 약탈했다.
↳그렇게 악행을 저질렀으면서도, 아버지가 꾸중하니까, 자기들의 행위는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들들의 항변에, 야곱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애비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고 호통을 치지 못했다.
↳사실 야곱이 그 상황에서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어른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자신이기에, 긴 침묵을 지켜야 했다.
↳고개 숙인 아버지가 되고 만 것이다.

-이런 한심한 사람 야곱이 믿음의 조상이다.
↳그런 형편없는 야곱을,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으셨다.
↳끝까지 믿음의 조상으로 붙들어주셨다.
↳여기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가 있다.
↳물론 야곱에게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전에 살폈던, 아브라함이 그랬다.
↳또한 이삭이 그랬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만드셨고, 이삭이 되게 하신 것이다.

-이제 말씀을 맺도록 하겠다.

-우리가 분한 일을 만났을 때, 분을 낼 수 있다.
↳사람이라면 야곱의 아들들처럼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러나 그 마음을 실제로 행동에 옮겨서는 안 된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전후 사정을 따져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든 선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만이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길이다.

-재물에 눈멀면 패망하게 된다.
↳세겜 사람들이 야곱의 재물에 눈이 멀어, 패가망신하지 않았는가?
↳야곱의 아들들은 재물에 눈이 멀어, 시체를 넘어 다니며 노략질하지 않았는가?
↳성경은 재물에 대한 탐심을 버리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두라고 말씀한다.

-나중에 뒷말하면 실없는 사람 된다.
↳야곱처럼 말해야 할 때 말하지 않고 침묵했다가, 일이 잘못되고 나서야 말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다.
↳결국 자식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고개 숙인 아버지가 되고 말았다.
↳꼭 교회 일뿐 아니라, 어떤 일에 대해서도, 할 수 있으면 뒷말하지 않아야 한다.
↳정상적으로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따르고,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성숙한 신앙인의 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