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인물(야곱) 강해 19:내 주께 은혜를 입으려 함이니이다(창 33:1-17)

작성자
류현철
작성일
2021-07-11 12:29
조회
512



구약인물(야곱) 강해 19
내 주께 은혜를 입으려 함이니이다(창 33:1-17)
2021. 7. 11.


프롤로그

-용서받지 못할 때의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다.
↳어떤 사람에게 잘못을 저질렀는데, 상대방이 용서를 해주지 않으면, 너무나 괴롭다.
↳피해자에게 아무리 물질적인 보상을 해줘도, 용서를 받지 못하면 죄책감은 그대로 남아있다.
↳피해를 당한 사람이 “당신을 용서하겠소” 할 때, 비로소 가해자의 마음에 평안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용서받는 것은 큰 복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용서받는 것만 복이 아니다.
↳용서하는 것이 복이다.
↳용서해야 할 사람을 용서할 때, 우리의 마음에 평안이 깃든다.
↳자신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 대해 용서하지 않고, 복수의 칼을 갈고 분한 마음을 품으면, 상대방보다 본인이 더 괴롭다.

-용서받지 못하는 고통만큼, 용서하지 못하는 고통도 크다.
↳용서는 자신을 해치는 독이다.
↳그래서 자신을 서서히 죽어가게 한다.
↳용서하지 않으면,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두통이 사라질 날이 없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건 당연하다.
↳결국 자신을 파멸로 몰아가고 만다.

-우리는 용서하지 않은 상태로, 용서받지 않은 상태로, 혹 예배드릴 때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런 예배를 받아주실지 장담할 수 없다.

-주님은 용서와 예배가 얼마나 밀접한 관계에 있는지를 말씀하셨다.
마 5:23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24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제물만을 제사가 되는 게 아니라 용서가 있어야 했다.
↳혹 헌금할 돈이 없어 헌금은 못할 수 있어도, 용서받고 용서하는 것은 있어야 한다.

-야곱의 마음 속 깊은 곳에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
↳그 두려움은 용서받지 못한 두려움이다.
↳그는 아버지와 에서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용서를 받지 못했다.
↳용서받지 못한 고통은, 20년이 지나도 그대로 남아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잊혀진다고 하지만, 살아있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는 것이 인생이다.

-그는 집을 떠날 때에 벧엘 들판에서 하나님은 만났다.
↳그러나 용서의 확신을 받지는 못했다.
↳20년이 지난 어느 날,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었지만, 용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라반의 추격을 하나님의 간섭으로 겨우 따돌리긴 했지만, 그에게는 용서받지 못한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에서가 400명의 부하들과 함께 자기를 향해 달려온다는 말을 듣는 순간, 복수에 대한 공포로 떨어야 했다.

-당시 그의 마음을 성경은 이렇게 표현했다.
32:7 야곱이 심히 두렵고 답답하여 자기와 함께 한 동행자와 양과 소와 낙타를 두 떼로 나누고

-오죽 답답했으면, 자기가 어떻게 모은 짐승인데 그 짐승의 떼를 좋은 것으로 골라 에서의 예물로 그렇게 많이 보냈겠는가?
↳예물로도 모자라서 자식들과 부인들을 앞세웠겠는가?
↳그러고도 자신은 강을 건너지도 못하고, 밤을 새우며 기도했겠는가?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결전의 시간이 다가왔다.
1 야곱이 눈을 들어 보니 에서가 사백 명의 장정을 거느리고 오고 있는지라 그의 자식들을 나누어 레아와 라헬과 두 여종에게 맡기고
2 여종들과 그들의 자식들은 앞에 두고 레아와 그의 자식들은 다음에 두고 라헬과 요셉은 뒤에 두고

-야곱의 이런 행동을 보면, 좀 씁쓸한 생각이 든다.
↳여종과 그 자식들은 맨 앞에 두고, 레아와 그 자식들은 중간에 두고,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라헬과 요셉은 맨 뒤에 두는 것이, 믿음의 사람으로서 할 바인가?
↳그렇게 급박한 상황에서도, 이런 잔머리 굴리는 걸 보면, 야곱은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라도 어떤 유혈사태가 일어나서, 가족의 일부라도 살릴 수 있다면, 라헬과 요셉은 어떻게든 살리고 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어떻게 했는가?
3 자기는 그들 앞에서 나아가되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며 그의 형 에서에게 가까이 가니

-그들 앞에서 나아갔다.
↳32장에서와는 달라졌다.
↳32장에서는 야곱이 어디에 있었는가?
↳맨 뒤에 있었다.
↳맨 뒤에 있었던 그가, 지금은 자기가 맨 앞에서 나아간다.
↳그건 심경에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럼 언제 심경의 변화가 일어났을까?
↳32장 뒷부분에 나오는, 브니엘 사건과 관련 있다고 봐야 한다.
↳얍복강 나루에서 밤새도록 기도한 후에, 죽어도 내가 먼저 죽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바뀐 것이다.
↳그래서 ‘죽으면 죽으리다’ 하는 각오로 앞서서 나아간 것이다.

-야곱이 에서를 보자말자 어떻게 하는가?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며 그의 형 에서에게 가까이 가니”
↳얼굴이 땅에 닿을 만큼 몸을 숙이는 것을, 한 자리에 머물러서 한 것이 아니라, 에서에게 가까이 가면서 일곱 번이나 하였음을 말한다.
↳야곱에게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는 일곱 번 절을 하는 것으로, 모든 말을 대신하고 있다.

-여기서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는 것은, 형 동생 사이의 예가 아니다.
↳막내가 큰 형을 만난들 그렇게 하겠는가?
↳그런데 야곱과 에서는 쌍둥이 형제 아닌가?
↳보통 때는 “야, 야” 하다가, 부모님 보는 앞에서만 “형아” 하는 사이다.
↳그런데 쌍둥이 동생인 야곱이 쌍둥이 형인 에서에게,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고 있다.
↳이건 고대에 점령자들에게 갖추던 예로,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치욕스런 수치에 해당한다.
↳그러나 야곱은 그걸 기꺼이 하고 있다.
↳에서 혼자 있는 것도 아니다.
↳에서의 부하 400명이 지켜보는 앞에서다.
↳그뿐인가? 자기 처자식들이 지켜보고 있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한 씨족의 족장으로서, 너무너무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용서 구하기 힘들 때면, 이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
↳우리가 고개를 숙인다고, 아무렴 이 정도는 아니지 않는가?
↳우리가 자존심이 상한다고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는가?

-누구나 머리 숙이는 것을 싫어한다.
↳아무한테나 머리 숙이는 것도 문제지만, 고개를 숙이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하는 것도 문제다.
↳그건 대체로 교만한 본성 때문이다.
↳요즘은 권위를 부정하는 풍조가,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다.
↳물론 권위주의는 사라져야 하지만, 정당한 권위는 존중해야 한다.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자녀들이 있다.
↳그는 이미 자녀라고 할 수 없다.
-스승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제자들이 있다.
↳그는 이미 제자라고 할 수 없다.
-사장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직원들이 있다.
↳그는 이미 직원이라고 할 수 없다.
-감독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
↳그는 이미 선수라고 할 수 없다.

-우리가 배격해야 할 것은 권위주의이지 권위가 아니다.
↳권위는 존중되어야 한다.

-야곱은 에서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언제 에서의 칼날에 자기의 목이 날아갈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을 맞고 있다.
4 에서가 달려와서 그를 맞이하여 안고 목을 어긋맞추어 그와 입맞추고 서로 우니라

-그러나 그렇게 긴박했던 상황치고는, 너무나 싱겁게 끝이 난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야곱 앞에 서 있는 에서는, 야곱이 생각하고 있던 에서가 아니었다.
↳야곱은 순간적으로, 이런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이게 꿈이라면 좋을 텐데.’

-다혈질적인 성격의 에서는,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야곱을 발견하자마자, 손에 있던 것을 버리고 달려와, 동생 야곱의 목을 끌어안고 입 맞추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 동안의 분노와 원한의 감정을 삭이지 못했던 그였기에,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이 장면은 남북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산가족의 상봉만으로 통일이 앞당겨지지는 않는다.
↳사실은 남북한 지도자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울어야 한다.

-진정한 용서에 눈물이 있다.
↳진정한 화해에 뜨거운 눈물이 있다.
↳에서는 야곱의 행위를 보고 진정한 용서를 보았다.
↳참으로 화해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았다.
↳이제 그의 가슴에 품어든 원한의 감정은, 봄눈 녹듯이 사라지고 말았다.
↳에서는 마치 자석에 끌린 듯 야곱을 끌어안게 되었고, 서로 입 맞추고 울었다.

-모든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진심은 자연스럽다.
↳결코 억지스럽지 않다.
↳인위적인 냄새가 나지 않는다.
↳형제는 진심 어린 재회의 감격을 누리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야곱이 먼저 에서에게 화해의 메신저를 보낸 탓도 있다.
↳야곱이 에서에게 줄 선물을 엄청나게 준비한 이유도 있다.
↳야곱이 에서에게 코가 땅에 닿도록 고개를 숙인 데도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20년 원한이, 그렇게 쉽게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야곱이 얍복 나루터에서, 하나님의 사자를 붙들고 씨름한 것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야곱과 에서의 상봉 현장에, 하나님의 개입하셔서 간섭하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야곱과 에서 사이에서 하나님이 친히 특사가 되어주신 것이다.

-하나님은 믿는 사람들의 심령을 주관하시는 분이다.
↳그러나 믿지 않는 사람들의 심령까지 주관하시는 분이다.
↳그것이 우리가 가서 설득하는 것보다, 먼저 기도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가 만나서 이해시키는 것보다, 먼저 기도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가 기도하면, 하나님은 우리 앞서 행하신다.

-야곱과 에서는 끌어안고 떨어질 줄 몰랐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에서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5 에서가 눈을 들어 여인들과 자식들을 보고 묻되 너와 함께 한 이들은 누구냐 야곱이 이르되 하나님이 주의 종에게 은혜로 주신 자식들이니이다
6 그 때에 여종들이 그의 자식들과 더불어 나아와 절하고
7 레아도 그의 자식들과 더불어 나아와 절하고 그 후에 요셉이 라헬과 더불어 나아와 절하니

-야곱이 아버지의 집을 떠날 때, 무일푼이었고 혼자였음을 에서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20년의 세월이 지나고 보니, 4명의 부인과 11명의 아들이 서 있다.
↳또 수많은 종들과 가축 떼가, 그와 함께 하고 있었다.
↳그래서 에서는 궁금한 나머지 묻고 있다.
“너와 함께 한 이들은 누구냐”
↳야곱이 뭐라고 대답하는가?
“하나님이 주의 종에게 은혜로 주신 자식들이니이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한다.
↳야곱은 분명히 아내를 얻기 위해서, 재물과 가축을 얻기 위해서, 많은 땀을 흘려야 했다.
↳말이 사위였지 머슴처럼 살았다.
↳20년 동안 죽을 고생을 했다.
↳그러나 그는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밝히고 있다.

-잘 생각해보면, 야곱의 말이 맞다.
↳그의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의 산물이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시지 않았다면, 그는 평생 라반에게 이용당했을 거고, 사실상 머슴으로 생을 마쳐야 했을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야곱이 죽을 고생만 하는 것 같았다.
↳부모님 떠나 산 것만 해도 서러운데, 간교한 라반에게 철저히 이용당하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 때도 하나님은 그에게 은혜를 베풀고 계셨다.

-처음엔 몰랐다.
↳한참 지날 때까지도, 야곱은 그걸 눈치 채지 못했다.
↳밧담아람 생활 막판에야 알았다.
↳하나님이 자기와 함께 하셨다는 사실을...
↳그리고 얍복 나루에서 깨달은 것이 있다.
↳하나님이 지금도 함께 하고 계시며, 앞으로도 함께 하실 것을...

-그러므로 이제 그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그건 하나님이 내게 은혜로 주신 것입니다. 다 은혜의 선물이죠.”

-우리 앞에 예기치 않은 고통이 올 때에, 우리는 힘들어한다.
↳그러나 고통의 기간을 잘 넘기고 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고통 중에도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할 수 있다.
↳‘이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에서는 그 다음 질문을 한다.
8 에서가 또 이르되 내가 만난 바 이 모든 떼는 무슨 까닭이냐 야곱이 이르되 내 주께 은혜를 입으려 함이니이다

-내가 오다가 도중에 만난 가축 떼는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야곱이 자기에게 준 예물인지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닐 것이다.
↳야곱이 자기 종들에게 분명히 일렀다.
↳중간에 배달사고가 나는 요즘과는 다르다.
↳종들 중에서도 가장 믿을만한 사람을 보냈을 텐데, 중간에 어떻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에서에게 잘 전달되었다는 말이다.

-에서의 질문은, 자기한테 보낸 그것들이 무슨 의미냐는 말이다.
↳그러자 야곱은 사실대로 말했다.
“내 주께 은혜를 입으려 함이니이다”
↳형님에게 은혜를 입기 위해서 준비한 예물이라고 한다.
↳대가성이 있어 보이는가? 없어 보이는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예물보다는 뇌물에 가깝다.
↳에서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혹시나’ 하고 물었는데, ‘역시나’ 하는 대답을 들었다.

-에서는 야곱의 그 말을 듣고, ‘네가 나를 그렇게 생각했다면 서운하다’는 투로 말한다.
9 에서가 이르되 내 동생아 내게 있는 것이 족하니 네 소유는 네게 두라

-여기서 “내게 있는 것이 족하니”는 ‘나는 많이 소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자기한테도 많이 있으니까, 성의는 고맙지만 사양하겠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뭘 받고 용서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형제간에 굳이 뭘 받아야 되느냐 그런 것 다 필요 없다고 한 것이다.

-사실 용서에는 조건이 없다.
↳조건부 용서란 있을 수 없다.
↳“뭘 해주면 용서해 준다?”
↳“돈을 얼마 주면 용서해 준다?”
↳진정한 용서는 물질을 초월한다.
↳용서는 물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에서는 야곱이 보낸 예물 때문에, 마음을 바꾼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야곱은 물질로 에서의 마음을 사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하나님은 에서의 마음을 녹이는 방법을 쓰셨다.
↳누구 방법대로 되었는가?
↳하나님의 방법대로 되었다.
↳에서는 물질 때문에 자기 맘을 연 게 아니다.
↳그렇다고 예물에 눈이 어두워져, 20년 전의 일을 순간 깜박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에서의 마음을 녹여주신 것이다.

-하지만 야곱 입장에서는, 한 번 준 것을 되돌려 받을 수는 없다.
↳그리고 형이 말로는 물질이 필요 없다고 하지만, 그 본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야곱은 받아주기를 간청하고 있다.
10 야곱이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니이다 내가 형님의 눈앞에서 은혜를 입었사오면 청하건대 내 손에서 이 예물을 받으소서 내가 형님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사오며 형님도 나를 기뻐하심이니이다

-당시 사회에서 선물을 받는 것은, 그의 교제를 받아들이는 의미였고, 선물을 내치는 것은 전쟁과 불화를 의미했다.
↳에서가 야곱의 선물에 대해 필요 없다고 하는 것이, 순수한 의도였을지 몰라도, 야곱 입장에서는 불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다.
↳자기에게 거리낀 것이 있으니까 그렇다.
↳원래 자기 안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 상처를 잘 받는 법이다.
↳용서받지 못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던 차에, 선물을 받아들이지 않으니까, 용서에 대한 거부로 느낀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받아달라고 사정한다.

-에서의 용서를 받고 난 야곱이, 에서에게 준 물질의 의미가 바뀌었다.
↳뇌물에서 예물로 의미가 바뀐 것이다.
↳물질은 어떤 마음의 태도를 가지느냐에 따라서, 그것을 주고받는 것에 대한 성격이 달라진다.
↳용서받은 야곱에게는, 형 에서의 얼굴이 예전과 전혀 다르게 보인다.
↳약간 과장된 면이 없지는 않지만, 야곱은 에서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보았다.
↳이게 용서받은 자의 심정일 것이다.
↳용서받은 자가 자기를 용서해준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우리 얼굴이 하나님의 얼굴처럼 보이기 원하는가?
↳다른 사람을 용서하면 된다.
↳용서한 사람의 얼굴에 하나님의 얼굴이 투영된다.

“OOO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듯합니다.”

-무척 아름다운 형제우애의 장면이 나온다.
11 하나님이 내게 은혜를 베푸셨고 내 소유도 족하오니 청하건대 내가 형님께 드리는 예물을 받으소서 하고 그에게 강권하매 받으니라

-서로 나의 소유가 족하다고 한다.
↳에서도 족하고 야곱도 족하다.
↳그럼 된 것 아닌가?
↳이쯤 되면 주는 것도 좋고, 받는 것도 아름답다.
↳에서는 야곱의 강권에 못 이겨서 받은 것이지, 자기가 필요해서 받은 것은 아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야곱은 물질에 대해 새로운 눈을 떴다.
“하나님이 내게 은혜를 베푸셨고 내 소유도 족하오니”
↳야곱은 스타일로 볼 때 만족해하는 타입이 아니다.
↳소유에 목말라하는 타입이다.
↳계속해서 채우고 또 채워야 하는 타입이다.
↳그런데 그는 놀라운 고백을 한다.
“내 소유도 족하오니”
↳그건 정말 하나님의 은혜이다.
↳야곱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는 불가능하다.

-그는 에서에게서 구원해 달라고 기도했다.
↳하나님은 그 기도를 들어주셨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가 구하지 않은 것도 주셨다.
↳야곱을 물질의 욕심에서 구원해 주신 것이다.
↳비로소 자족할 줄 알게 된 것이다.
↳이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지식이다.
↳하나님 때문에 만족할 줄 아는 삶이 된 것이다.

-에서는 너무나 변했다.
12 에서가 이르되 우리가 떠나자 내가 너와 동행하리라
13 야곱이 그에게 이르되 내 주도 아시거니와 자식들은 연약하고 내게 있는 양 떼와 소가 새끼를 데리고 있은즉 하루만 지나치게 몰면 모든 떼가 죽으리니
14 청하건대 내 주는 종보다 앞서 가소서 나는 앞에 가는 가축과 자식들의 걸음대로 천천히 인도하여 세일로 가서 내 주께 나아가리이다

-어떻게 짧은 시간에 저렇게 변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변했다.
↳에서는 자청하여 야곱의 앞잡이가 되어주겠다고 말한다.
↳호위해주겠다는 말이다.
↳그런데 야곱은 에서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한다.
↳에서의 호의를 거절하는 이유는, 훈련된 군대와 야곱 일행의 속도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새끼가 있는 동물이 있어, 하루만 지나치게 몰면 죽게 된다.
↳그래서 야곱은 호의는 고맙지만, 먼저 가면 뒤따라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에서는 혹시나 다른 부족들의 공격을 받으면 큰일 나겠다 싶어, 그러면 몇 사람이라도 남겨둘 테니 같이 오라고 한다.

-그러나 야곱은 그마저 완곡히 거절한다.
15 에서가 이르되 내가 내 종 몇 사람을 네게 머물게 하리라 야곱이 이르되 어찌하여 그리하리이까 나로 내 주께 은혜를 얻게 하소서 하매

-야곱이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야곱은 에서의 호위병보다 더 강력한 호위병을 두고 있다.
↳32장 1-2절에서 만난 하나님의 군대가 그들이다.
창 32:1 야곱이 길을 가는데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를 만난지라
2 야곱이 그들을 볼 때에 이르기를 이는 하나님의 군대라 하고 그 땅 이름을 마하나임이라 하였더라
↳야곱은 잘 안다.
↳지금까지 그가 안전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군대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만약에 누군가 야곱을 치고자 한다면, 야곱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걸 에서가 알기 때문에, 자기가 보호해주겠다고 한 것이다.
↳아마 에서는 야곱이 자기와 함께 세일로 갈 줄 알았던 거 같다.
↳그러나 야곱은 생각이 달랐다.
↳지금은 에서가 저렇게 나오지만, 언제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세일로 가는 것을 꺼려한다.

-14절 끝부분에서는 분명히 “세일로 가서 내 주께 나아가리이다” 해놓고,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16 이 날에 에서는 세일로 돌아가고
17 야곱은 숙곳에 이르러 자기를 위하여 집을 짓고 그의 가축을 위하여 우릿간을 지었으므로 그 땅 이름을 숙곳이라 부르더라

-에서는 세일로 돌아갔고 야곱은 숙곳에 머무른다.
↳그리고 그곳에서 상당기간 정착하게 된다.
↳그곳에 정착하게 된 이유는 짐승들 때문이다.
↳숙곳에는 목초지가 많아, 가축을 기르기에 적합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야곱은 그곳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야곱이 머물지 말아야 할 곳에서, 상당기간 정착함으로 인해, 후에 엄청난 불행을 맞게 된다.

-우리는 용서받고 용서해야 한다.
↳우리는 물질에 대해 자족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하다.
↳남은 생애동안 하나님의 은혜에 붙들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