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주일:감사도 계속하다 보면 습관이 된다.(시 136:1-26)

작성자
류현철
작성일
2021-11-07 12:29
조회
407


추수감사주일
감사도 계속하다 보면 습관이 된다.(시 136:1-26)
2021. 11. 7.


프롤로그

-심각한 가뭄이 미국 미네소타 주를 3년간 덮친 적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메뚜기 때까지 출몰해 농업이 마비되었고, 식량이 부족할 정도로 대기근이 찾아왔다.
↳주지사 필스베리는 사람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구제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돌연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리자고 주민들에게 제안했다.
↳굶어 죽게 생긴 판에, 오히려 감사를 드리자는 제안에, 주민들은 분노했다.
↳주지사를 향한 비판이 온 도시에 가득했지만, 필스베리는 포기하지 않고, 주민들을 설득해 나갔다.

-"먹을 것이 조금 모자라도, 아직 우리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감당할 시험만 주시는 하나님을 믿으며, 위기 뒤에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올립시다."

-주지사의 진심 어린 설득은 주민들의 마음을 감동시켰고, 결국 4월 27일이 '감사 기도의 날 '로 정해졌다.
↳모든 주민들이 광장에 나와 합심하여 뜨겁게 기도를 드리고, 며칠 뒤 들판을 뒤덮던 메뚜기 떼는 원인불명의 이유로 모조리 죽었고, 연이어 촉촉한 단비가 내리며 가뭄도 해갈되었다.
↳1877년에 실제로 일어난 기적과도 같은 실화이다.

-인간생활에 있어서, 감사는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아무리 좋은 기계라고 할지라도, 그 기계에 기름을 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다보면, 그 기계는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 뿐 더러, 얼마가지 못해 못쓰게 되고 만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병 중 하나가, ‘감사’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감사해야 할 때 감사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병이다.
↳이런 말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자기는 감사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자기는 감사를 잊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감사 시늉만 내면서 말이다.

-살면서 유독 감사에 인색한 사람들을 보곤 한다.
↳감사를 표현하되, 충분히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충분히 표현되지 않는 감사는, 제대로 된 감사라고 보기 어렵다.
↳과도하게 아낀다고 풍성해지는 것이 아니다.
잠11:24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
↳과소비나 중복소비 앞에서는 지갑을 닫되, 감사 표현을 위해서는 지갑을 열어야 한다.
↳모든 감사를 입으로만 해서는 안 된다.
↳감사는 습관이다.
↳감사는 계속하다 보면, 어느 날 습관이 된다.

-버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젊은 부인이 아기를 업고 서 있는 것이 안쓰러워서, 어떤 남자가 일어나 자리를 양보했다.
↳그런데 그 젊은 부인은, 그 남자가 으레 그렇게 했다고 생각해서였는지,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 남자는 속으로 불쾌했다.
↳그래서 그 부인에게로 수그리며 물었다.
↳“네, 부인 지금 뭐라고 그러셨어요?”
↳그 부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요” 라고 대답했다.
↳그 남자는 다른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난 또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는 줄 알고 ‘천만에요’라고 하려고 그랬죠.”

-요즘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예전 기억을 더듬어보면, 어르신이나 임신부 또는 아이를 안고 없고 있는 분들을 만나면, 대개 자리를 비껴드린다.
↳그때 괜한 말이라도, “아, 괜찮아요.” “나 서서 가도 괜찮으니까 그냥 앉아요.” “아이 젊은이 미안해서 어쩌나”라는 말을 들으면, 자리 비켜주고 서서 가면서도 기분이 좋다.
↳그런데 자기한테 자리를 비껴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젊은 사람 앞에 가서 들으라는 듯, “요즘 젊은애들은 어른도 몰라보고”, 이런 식으로 나오면 비껴줄 마음이 싹 가신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감사합니다”란 말은 아끼지 않아야 한다.
↳아낄 게 따로 있지, 들어도 들어도 싫지 않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왜 아껴야 하는가?
↳“감사합니다”는 말을 하면, 내가 상대방보다 인격이 깎이는 것도 아닌데, 주저할 필요가 있겠는가?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인색하게 굴어야 할 이유가 없다.
↳감사는 좀 과해도 된다.

-오늘은 11월 첫째 주로 우리 교회가 추수감사주일로 지키는 날이다.
↳추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날이다.
↳늘 감사하며 살아야 하겠지만, 1년 두 차례 7월 맥추감사주일과 11월 추수감사주일을 정하여, 특별히 지키고 있다.
↳늘 감사하며 사는 사람은, 감사 절기도 성의껏 잘 지킨다.

-평상시에 감사하지 않는 사람들이 잘하는 말이 있다.
↳“감사를 굳이 감사주일에만 해야 하나?”
↳“마음으로 감사하면 되지 꼭 감사헌금을 해야 하나?”
↳매주 감사하는 분들이, 감사 절기도 정성껏 잘 지키더라.
↳하긴 감사절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범사에 감사할 가능성이 있겠는가?

-추수감사절의 기원은 우선 성경에서 찾을 수 있다.
↳출 23:14~19절을 보면 구약의 3대 절기가 나온다.
↳유월절, 맥추절, 수장절이다.
↳그 중 수장절이 오늘 우리가 지키는 추수감사주일의 기원이다.
↳가을에 거둬들인 오곡백과를 감사하는 절기이고, 광야 40년을 지켜주신 것에 대한 즉 지난 날에 대해 감사하는 절기이다.
↳과거의 일에 감사하는 사람이, 현재를 감사할 수 있다.
↳현재에 감사하는 사람이, 미래에도 감사하는 삶을 살게 된다.

-추수감사절의 직접적인 기원은, 청교도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102명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암스테르담 항구를 출발하여 미국에 도착했다.
↳무려 두 달 하고 5일을 항해했다.
↳그들은 도착해서, 먼저 나무를 베어 예배를 드릴 교회와 자녀들을 교육할 학교를 지었다.
↳거처할 집을 제대로 마련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겨울이 닥쳐왔다.
↳(11월 21일에 도착)

-이때 벌써 102명의 일행 중, 거의 반수인 44명이 죽은 상태였다.
↳청교도들은 봄에 씨앗을 뿌리고, 인디언들로부터 옥수수 경작법을 배웠다.
↳벌판에 누렇게 익은 곡식들을 바라보며, 청교도들은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추수한 농산물과 과일, 야생 칠면조로 잔치를 베풀고, 인디언들을 초대하여 감사했다.
↳초대 대통령은 (1789)11월 26일을 추수감사절로 선언했으나, 제퍼슨 대통령 때 폐지 된 것을, 링컨 대통령 때 11월 네 번째 토요일로 정하고, 이날을 공휴일로 정하여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우리나라가 추수감사절을 지킨 것은, 1904년부터로 117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최근에 와서는 미국이 정한 국경일 보다는, 우리나라 추석과 연계시켜서 지키는 교회도 있다.
↳일반적으로 11월 셋째 주에 지키는데, 우리교회처럼 11월 첫째 주에 지키는 교회도 있다.
↳우리교회가 11월 첫째 주에 지키는 것은 축제 때문이다.
↳추수감사절축제를 마치고, 바로 돌아서서 성탄절 축제를 준비하는 게, 조금은 무리라고 생각해서였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축제를 못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가능하리라 믿는다.

-우리는 해마다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한다.
↳그런데 우리가 너무 무덤덤하게, 감사하는 마음도 없이 맞고 있지는 않는지 자성해 볼 일이다.
↳감사의 내용과 본질은 잃어버리고, 다른 것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추수감사주일에 감사해야 할 몇 가지를 살펴보겠다.

하나님께 감사

-먼저 우리나라에 풍년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자.
↳하나님께서 올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햇빛과 비와 바람을 주셨다.
↳햇빛이 없었던들 어찌 농사가 될 수 있었으며, 비가 오지 않았던들 어찌 곡식이 자랄 수 있었으며, 바람이 없었던들 어떻게 열매를 맺을 수 있었겠는가?

-모든 농사의 배후에는 하나님의 돌보심이 있다.
↳아무리 인간이 씨를 뿌리는 수고를 했을지라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아무리 사람이 좋은 씨앗을 개발해도, 하나님이 열매 맺게 하시지 않는다면, 추수를 할 수 없다.
↳우리 조상들은 비가 오지 않으면, 하늘을 향해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사람이 열심히 자기 할 일을 다 한 후, 하늘의 도움을 바라고 하늘에 제사를 드린 것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풍년이다.
↳태풍의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적당량의 일조량과 적절한 강수량으로 풍년이 지속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하나님의 은혜이다.
↳이 은혜에 보답하는 양으로 추수감사절을 지켜야 한다.

­우리 자신을 구원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의 종살이로부터 구원해 주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일을 생각하며, 대대로 유월절을 지켰다.
↳자신들을 구원해주신 하나님께, 무한 감사를 하고 있다.

-우리가 오늘 감사해야 할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이 우리를 죄에서, 저주에서, 사망에서, 지옥에서 구원해 주셨기 때문이다.
↳감사주일이라 해서, 이 사실이 희석되거나, 다른 것에 가려 감사 되지 못해선 안 된다.
↳궁극적으로 우리 감사의 근원은,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께 있다.
↳우리 자신이 구원받은 것에 대한 감사가, 가장 기본적이고 우선적인 감사여야 한다.
↳다른 것에 대한 감사가 좀 부족해도, 구원에 대한 감사가 풍성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나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이 찬송을 드리며,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해 본적이 있는가?
↳“나 같은 것을 구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며, 눈물로 고백해 본적이 있는가?
↳매일, 예배 때마다는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교회를 다니면서, 이런 감사가 단 한 번도 없었다면, 내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맞는가 의심해봐야 한다.

­또한 모든 육체에게 식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자.
↳우리는 일용할 양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방법이 있다.
↳여러 방법을 통해서 주실 수 있겠지만,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생업을 통해 주시는 것이다.
↳나는 ‘직업’ ‘직장’ ‘사업’이란 말보다, ‘생업’이란 말을 좋아한다.
↳생업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살아가기 위하여 하는 일’이라고 풀이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려고 생업을 주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불로소득이 아닌 생업으로 살아가기 원하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생업에 성실하기를 바라신다.
↳바울을 통해서 생업에 불성실한 자는 먹을 자격도 없다고까지 하셨다.
살후3:10 우리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도 너희에게 명하기를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하였더니
↳땀 흘려 일하고 나면, 밥맛이 좋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입맛이 없어 밥 못 먹는 경우는 없다.

-하루 세끼를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
↳밥상을 앞에 두고, 진심을 담아 하나님께 감사해 본 적이 있는가?

-어제 어떤 라디오 방송을 듣는데, 진행자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이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 때가 언제였어요?”
↳그때 이런 짤막한 글을 올라왔다.
↳“제가 몇 년 전 암수술하고 눈을 떴을 때요.”
↳그 사연을 소개하는 진행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먹먹해졌다.
↳물론 그 방송을 듣고 있는 나 역시 가슴이 먹먹해졌다.

-영국의 청교도 올리버 크롬웰 장군은, 식사 때마다 이렇게 기도했다고 한다.
↳“사람들 중에는 먹을 것이 있어도, 식욕이 없는 이가 있습니다. 또한 식욕이 있어도, 먹을 것이 없는 이가 있습니다. 저에게 먹을 것과 식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농부에 대해 감사

-다음은 농부에게 감사하자.
↳하나님께 감사하는 사람은, 사람에게도 감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농사는 농부 혼자 짓는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나님이 혼자 지으시는 것도 아니다.
↳농부가 씨를 뿌리고, 하나님이 자라게 하시고, 열매 맺게 하시고, 마지막으로 농부가 거둔다.
↳농사는 하나님과 농부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농부의 수고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며, 그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도 군대 가기 전까지 가끔 농사일을 거들어 보았는데, 그 일이 매우 힘든 일임을 느꼈다.
↳당시만 해도, 농사일을 하는 분들은, 자기가 농사꾼이라는 사실에, 보람이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뭘 좀 아는 사람, 좀 배웠다 하는 사람은 다 도회지로 나가버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기 같은 사람이나 농촌에 남았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농촌은 위기다.
↳피땀 흘려 땅을 갈고 일구어, 곡식과 채소와 과일 등 먹거리를 생산하지만, 상당수의 농민들은 최소한의 대가도 받지 못하고, 심지어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도 힘든 지경으로 몰리고 있다.
↳FTA로 외국의 값싼 농축산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우리나라에서 땅을 갈아 먹거리를 생산하는 게, 수지타산이 안 맞다.

-한 나라의 경제를 밑바탕에서 받쳐주는 것이 농업이다.
↳식량을 자급자족하지 못하는 나라는, 결코 강대국이 될 수 없다.
↳핵무기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먹을 것이 없으면 살 수 없다.
↳전에 미국과 소련이 군비 경쟁하고 그럴 때, 여차하면 미국에서 밀가루 안준다고 위협했다.
↳소련 입장에서는 미국이 치사하게 굴은 거지만, 그게 소련의 한계였고, 결국 소련은 붕괴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농촌인구는 해마다 줄고 있고, 농촌을 지키고 있는 이들마저도 대다수가 고령층이다.
↳농촌에 빈집도 늘어가고, 묵힌 전답들도 늘어가고 있다.
↳쌀 소비가 줄어들어 급기야 돼지고기 소비보다 적다고 하니, 농사의 주력인 쌀 생산량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대신 돈이 될 거 같은 특용작물로 대체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식량 자립국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는 기도해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중에서도, 가끔씩은 농촌과 농민들과 농촌의 교회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밥상을 대할 때, 수고한 농부를 위해 기도하고, 지금도 밥을 먹지 못하는 기아선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에 대해 감사

-다음은 좀 특별한 감사이다.
↳위드 코로나로 전향 된 것에 감사하자.
↳우리는 2년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상을 잃어버리고, 매일 매순간 긴장과 불안의 나날을 보내왔다.
↳내 지인들 중에도, 코로나에 걸려 고생을 많이 한 사람들도 있고, 심지어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다.

-언젠가 시호가 갑작스럽게 열이 나서, 혹시나 싶어서 남구보건소에 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같이 PCR 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다.
↳주사처럼 아프지는 않은데, 검사를 받고 난 후, 한동안 이상하게 기분이 나빴다.
↳두 번 다시 받을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PCR 검사를 받고, 결과가 다음날 오전에 나온다고 해서 기다리는데, 꼭 시험치고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것처럼 두근거렸고, 음성이라는 문자 통보를 받았을 때는 합격통지서를 받은 거 같았다.

-2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 교우들 중 한 사람도 감염되지 않아서, 너무 감사하다.
↳그 동안 잘 버티고 견뎌온 것이 감사할 뿐이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위드 코로나 상황이 더 위험할 수 있다.
↳며칠 전 포항공대 캠퍼스 안에, 새로 생긴 ‘테라로사’라는 카페를 가 봤다.
↳사람들이 가득 들어차 있어, 어렵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앞으로 확진자 수는, 심하면 몇 만 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고 한다.
↳오랜 만에 만끽하는 일상의 자유에 취하다가, 긴급 멈춤으로 어렵게 회복된 일상이 다시 멈춰 설까 걱정이 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강화된 거리두기로 인해, 가장 아쉬웠던 것 중에 하나는, 예배 후 식사를 하지 못하는 거였다.
↳예배를 통해 영혼의 양식을 먹고, 예배 후 육의 양식을 먹으며 교제를 해야 하는데, 예배 마치고 바로 헤어지니, 주일마다 아쉬움 한 가득이었다.
↳또한 매월 셋째 주 문화행사를 하지 못하는 것도 아쉽긴 마찬가지였다.
↳또한 헌신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두 날개에서 한쪽 날개인 셀모임을 갖지 못하는 것도 그렇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었지만, 교회 안에서 이것들을 회복하는 게, 당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교회에서 식사 중에 집단 감염이 일어났다는 뉴스라도 나게 되면 곤란해서다.
↳그래도 한줄기 희망이 보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희망조차 보이지 않았는데, 지금 한줄기 희망이 보인다는 게 어딘가?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는 방역당국과 의료진에 많은 빚을 졌다.
↳특히 의료진들의 눈물겨운 사투에,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의료진들 중에는 코로나를 치료를 하다가, 자신이 확진되어 사망한 분들도 없지 않다.
↳많은 분들의 헌신에 힘입어, 코로나 팬데믹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향이 된 것이다.

-위드 코로나로 전향됨으로 인해, 의료진들의 업무가 더 늘어날 게 뻔하다.
↳지금도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버텨온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그런 중에 걱정스런 소식도 들려온다.
↳의료진 노조가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가 시작됐지만, 정부가 확진자 증가에 대비한 구체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의료 인력을 확충해주지 않으면, 오는 11일에 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도 나름의 고충이 있겠지만, 의료진 노조와 협상을 잘해주면 좋겠다.

-추수감사주일을 맞아 “감사”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특별히 올 한해 동안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우리의 일용할 양식을 있게 하신 하나님께,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께 감사하자.
↳또한 쌀 한 톨을 거두려고, 수고를 아끼지 않는 농부들에게 감사하자.
↳위드 코로나로 전향된 것과 일상회복을 위해 눈물겨운 사투를 벌여온 방역당국과 의료진들에게 감사하자.

-“감사합니다.”
↳이 말 만큼 좋은 말이 또 있을까?
↳감사할 줄 안다면, 인생을 다 배웠다고 할 수 있다.
↳박사학위를 몇 개 받았다 해도, 감사할 줄 모른다면, 아직 인간이 덜 되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아버지가 있었다.
↳성실하던 아이가 친구를 잘못 사귀어 비뚤어지고 말았다.
↳때로는 타이르고, 때로는 나무라며,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

-어느 날 탈선의 현장에서 잡아온 아버지가 더 이상 참다못해 매를 들었다.
↳이때 딸의 반응이 이랬다.
↳“당신이 나한테 뭐 해준 게 있다고 때리는 겁니까?”

-세상에 감사할 것이 얼마나 많은가?
↳건강해서 감사, 몸이 좀 불편해도 병원에 입원 안하니 감사, 입원했다 해도 죽을 병이 아니라서 감사, 죽을 병이라도 예수 믿고 천국 가게 되니 감사, 자유의 땅에 태어났으니 감사, 부유한 나라에 태어났으니 감사…, 감사할 것이 얼마나 많은가?

-어느 관광객이 멕시코 동네를 지나다 신기한 것을 보게 되었다.
↳뜨거운 물이 솟아 오르는 온천과, 또 그 온천 바로 옆에 차거운 물이 솟아 나오는 냉천이, 나란히 있는 것이었다.
↳많은 여인들이 뜨거운 물에서 더러운 빨래를 삶은 후, 바로 옆에 있는 냉천에서 깨끗하게 헹구는 모습을 보고, 여간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빨래하는 여인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처럼 편리하게 더운 물과 찬 물로 동시에 빨래를 할 수 있으니, 하나님이 얼마나 좋으신 분입니까?”

-그런데 그 여인들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천만예요, 하나님이 좋으신 분이라면 비누까지 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하나님은 비누를 주시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이런 인간이 되면 안 된다.
↳감사하지 못하면서 방언한들, 신앙에 무슨 유익이 있겠는가?
↳감사와 담 쌓고 살면서 봉사한들, 교회에 무슨 유익이 있겠는가?
↳감사할 줄 모르는데, 머리가 좋아 고시에 붙은들, 사회에 무슨 유익이 있겠는가?

-불평이 가득 찬 눈으로는 하나님을 볼 수 없다.
↳마음이 청결한 사람이 하나님을 볼 수 있다.
↳마음이 청결한 사람의 특징이 있다.
↳모든 것을 감사의 시선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청결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
↳탐욕은 마음을 오염시킨다.
↳불평과 불만은 마음의 눈을 어둡게 만든다.

-올해를 두 달 남짓 앞두고 맞는 추수감사주일이다.
↳웬만하면 감사하려고 하자.
↳작은 것에도 감사하면서 살아보자.
↳그래서 범사에 감사하는 훈련을 해보자.
↳그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