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인물(야곱) 강해 04:네 아우가 와서 속여 네 복을 빼앗았도다(창 27:30-40)

작성자
류현철
작성일
2021-02-21 12:13
조회
615


구약인물(야곱) 강해 04
네 아우가 와서 속여 네 복을 빼앗았도다(창 27:30-40)
2021. 2. 21.


프롤로그

-야곱은 엄마와 짜고, 눈 어두운 아버지를 속이고, 장자의 복을 가로챘다.
↳야곱은 처음에 머뭇거렸지만, 이내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여 대담하게 행동했다.
↳아버지의 축복을 어떤 일이 있어도 받고야 말겠다는, 그의 무서운 집념은 아무도 말릴 수가 없었다.
↳행여 들통이라도 나는 날이면, 복은 고사하고 저주를 받을 수 있었음에도, 그는 엄청난 모험을 시도했다.

-야곱의 방법은 분명히 잘못 되었다.
↳하지만 방법이 잘못되었음을 감안하더라도, 하나님의 복을 갈망하는, 아버지의 축복을 열망하는, 그의 태도까지 폄하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현대인의 비극이 무엇인가?

-첫째, 부모가 자식 축복하는 것을 포기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축복권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돈만 잘 벌면 되는 줄 안다.
↳학교만 잘 보내면 되는 줄 안다.
↳학원만 2-3개 보내주면 되는 줄 안다.
↳자녀가 뭐든지 해달라는 대로 해주기만 하면 되는 줄 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부모는 자식을 축복해야 한다.

-둘째, 자식이 부모의 축복기도가 귀한 줄 모르는 것이다.
↳그러니 자식이 부모를 무시한다.
↳부모가 재산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못된 사람은 드러내놓고 괄시하고, 좀 나은 사람은 속으로 괄시한다.
↳부모가 축복의 존재가 아닌, 거추장스러운 애물단지 취급을 받곤 한다.

-자녀를 위해서, 숨어 기도하는 것도 좋다.
↳잠든 자녀의 머리맡에서, 조용히 기도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더 좋은 것은, 자녀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 기도하는 것이다.
↳말씀 먹여주는 엄마, 축복해주는 아빠가 가장 좋은 부모 모델이다.

-성경에 나오는 기도문 중에서도, 민수기 6장 24-26절 말씀이 자녀의 축복기도문으로 사용하기에, 가장 좋을 거 같다.
24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25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26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너’나 ‘네’라는 말 대신에, 아이의 이름을 넣어서 하면 된다.
↳무슨 내용으로 기도할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어린 자녀들에게. 이 기도문으로 축복 기도하기 바란다.
↳귀여운 손주를 품에 안고. 이 기도문으로 축복기도하기 바란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이 놀라운 특권을 묵혀두지 말기 바란다.

-사실이지...부모가 자식을 위해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다.
↳부모의 품을 벗어난 자식에게 부모가 할 수 있는 것도, 알고 보면 기도밖에 없다.
↳자식들이 잘 되기를 바란다면, 교회에 나와서 기도하기 바란다.
↳자녀들을 보내놓고 염려하지 말고, 새벽에 교회를 찾아 기도하기 바란다.
↳자녀들 시집 장가보낼 걱정하지 말고, 저녁에 교회를 찾아 기도하기 바란다.
↳건강이 허락할 때, 기도할 힘이 있을 때, 열심히 기도 저축을 해놓는, 지혜로운 자들이 되기를 바란다.

-야곱이 이삭에게서 받은 복의 내용이 무엇인가?
창 27:27 그가 가까이 가서 그에게 입맞추니 아버지가 그의 옷의 향취를 맡고 그에게 축복하여 이르되 내 아들의 향취는 여호와께서 복 주신 밭의 향취로다
28 하나님은 하늘의 이슬과 땅의 기름짐이며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를 네게 주시기를 원하노라
29 만민이 너를 섬기고 열국이 네게 굴복하리니 네가 형제들의 주가 되고 네 어머니의 아들들이 네게 굴복하며 너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너를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기를 원하노라

-첫째, 대물관계에서의 복이다.

-물질적 복이 필요하다.
↳우리는 물질적 복을 무시하거나, 물질을 천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 땅에서 사는 동안 물질의 축복이 없이는 살 수 없다.
↳하나님은 영적인 분이시지만, 영적인 복만 주시는 분이 아니다.
↳우리의 물질적 필요를 아시고 채워주길 원하신다.
↳주님도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치실 때,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라고 했다.

-물질의 복을 구하기 바란다.
↳그래서 풍족하고 풍성하게 받기 바란다.
↳결코 물질에 끌려다니는 인생이 되지 않기 바란다.
↳오히려 물질을 다스리고 지배하는 인생이 되기 바란다.
↳물질을 꾸러 다니는 사람이 아닌, 물질을 꾸어주는 사람이 되고, 물질 때문에 쫓겨 다니는 빚쟁이 인생이 아닌, 물질을 후히 베푸는 나눔의 인생이 되기 바란다.

-둘째, 대인관계에서의 복이다.

-최고의 복은 사람 잘 만나는 복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그 어떤 복보다 큰 복이다.
↳우리는 하루를 여는 기도를 할 때, 오늘도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는 간구를 빠뜨리지 않아야 한다.
↳또 나를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내가 좋은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간구해야 한다.
↳실상은 내가 좋은 사람이어야 좋은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인관계의 복은 영향력의 복이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
↳우리가 가정과 일터에서 선한 영향력 있는 삶이 되기를 축복한다.
↳우리의 자녀들과 후손들이, 이 시대의 영향력 있는 지도자가 되기를 소망한다.

-셋째, 대신관계에서의 복이다.

-그런데 다른 복을 아무리 받아도, 이 복이 없으면 안 된다.
↳신령한 복, 이 영적인 복이야말로 우리가 갈망해야 할 근본적인 복이다.
↳이삭은 야곱의 삶을 예견이라도 하듯, 그에게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하심을 축복하고 있다.
“너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너를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기를 원하노라”

-어디서 본 듯한 말씀 아닌가?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 주신 약속이다.
창 12:3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하신지라
↳뭐 다른 복이 좀 부족해도, 이 복이 있으면 살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복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복이다.

-오늘 예배의 자리에 함께 한 우리 모두가, 이 복을 받기 바란다.
↳우리를 축복하는 자는, 다 복을 받기를 원한다.
↳또한 우리가 축복하는 자는, 다 복을 받기를 원한다.
↳이게 복의 근원으로 사는 삶이다.

-에서는 야곱이 축복을 가로챈 줄도 모르고, 들에 나가서 열심히 사냥을 했다.
↳아버지의 축복을 받는 생각에 마음이 들떠서인지, 아니면 마음이 급해서인지 몰라도, 보통 때보다 사냥 실력 발휘가 잘 되지 않았다.
↳겨우겨우 사냥감을 잡아 어깨에 메고, 아버지에게 축복받을 것을 기대하고, 콧노래를 부르며 집을 향하고 있었다.

-에서가 집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에, 이삭이 야곱에게 축복을 마쳤다.
30 이삭이 야곱에게 축복하기를 마치매 야곱이 그의 아버지 이삭 앞에서 나가자 곧 그의 형 에서가 사냥하여 돌아온지라

-야곱이 아버지 앞에서 막 일어나 나가자, 에서가 집에 도착했다.
↳조금만 빨리 왔으면, 자기로 변장하고 아버지 방에서 축복을 받고 있는, 야곱을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기가 막힌 타이밍인지 모른다.
↳하마터면 이삭이 심장마비로 죽었든지, 야곱이 사냥 도구에 의해 죽을 뻔했다.
↳하나님께서 극적으로 개입하셨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다.

-에서는 집으로 돌아올 때, 야곱이 자기 축복을 가로챘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31 그가 별미를 만들어 아버지에게로 가지고 가서 이르되 아버지여 일어나서 아들이 사냥한 고기를 잡수시고 마음껏 내게 축복하소서

-그래서 피곤한 줄도 모르고, 사냥한 고기를 서둘러 요리했다.
↳어느 때보다 더 정성을 기울였을 것이다.
↳특히 고기 중에서도, 맛있는 부위만 골라서 별미를 만들었다.
↳아버지 입에 맞는지, 간을 몇 번이나 봤다.
↳연신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도,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에서는 별미를 들고는, 아버지 방문을 두드렸다.
↳이삭은 노구를 이끌고, 혼신의 힘을 다해 축복 기도를 한 후라, 피곤하여 잠시 누워있었다.
↳그래서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도, 처음엔 가만히 있었다.
↳안에서 대답이 없자, 에서가 아버지를 불렀다.
“아버지여 일어나서 아들이 사냥한 고기를 잡수시고 마음껏 내게 축복하소서”
↳세상에나, 분명히 에서 목소리다.
↳이삭은 자기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불길한 마음을 가다듬고 물었다.
32 그의 아버지 이삭이 그에게 이르되 너는 누구냐 그가 대답하되 나는 아버지의 아들 곧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로소이다

“너는 누구냐”
↳이렇게 묻는 이삭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다.
↳아까 축복을 받을 때의 목소리와는 달리, 너무나 또렷한 에서의 목소리였다.
↳그래서 에서의 목소리인줄 알면서도, 확인 차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제발 별탈이 없기만을 바라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말이다.

-에서는 아버지가 편찮은가 싶어 걱정이 되면서도, 다소 들뜬 목소리도 대답했다.
“나는 아버지의 아들 곧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로소이다”
↳이 말을 들은 이삭은, 하마터면 심장이 멎을 뻔했다.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가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가를, 성경은 이렇게 표현했다.
33 이삭이 심히 크게 떨며 이르되 그러면 사냥한 고기를 내게 가져온 자가 누구냐 네가 오기 전에 내가 다 먹고 그를 위하여 축복하였은즉 그가 반드시 복을 받을 것이니라

-여기서 “심히 크게 떨며”라는 말은, 모든 정신이나 감정이 무너져 내릴 정도로 크게 놀라는 것을 가리킨다.
↳4-5살쯤 된 아이가, 자기 뒤에 엄마가 따라 오는 줄 알고, 신나게 앞서갔다.
↳한참을 가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니, 엄마가 따라오지 않는 거다.
↳날은 어둑어둑해지는데 말이다.
↳이때 아이의 심리상태가 바로 “심히 크게 떨며” 이다.

-이삭은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심장이 떨려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이삭이 왜 그리 놀랐는가?

-야곱에게 속은 것이 분해서였을 수 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했을 것이다.
↳분노가 치밀어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자식이 지 애비를 속일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눈먼 애비를….’

-그러나 야곱에게 속은 것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리브가가 끼어들지 않고는, 아무리 야곱이 간교하다고 해도, 그렇게 자기를 감쪽같이 속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삭의 분노는, 야곱 이전에 아내인 리브가에 대한 분노이다.
↳자기와 평생 살을 맞대고 살아온 아내가, 자기를 그처럼 감쪽같이 속였다고 생각하니, 자기가 인생을 헛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자식 앞에서, 남편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이삭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삭일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삭이 더 놀라고 두려워 한 것이 있다.

-하나님께서 자기와 함께 하지 않은 것이다.
↳여호와의 이름으로 축복하는 그 엄숙한 시간에,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침묵하신 점이다.
↳하나님께서 네 앞에 있는 아들은 에서가 아니다고 말씀해 주시지 않은 점이다.
↳장자에게 축복해야 하는데, 차자인 야곱에게 축복하도록 묵과하신 점이다.
↳이삭은 지금까지 하나님이 자기와 함께 하시는 줄 알았다.
↳말씀을 잊고 말씀과 무관하게 살아오면서도, 하나님이 자기와 동행하는 줄 믿었다.
↳모든 일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잘 진행되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자기와 함께하지 않은 것을, 이번에 분명히 깨달은 것이다.
↳하나님께서 개입하였기 때문에, 자기가 야곱을 축복하게 된 것을, 뼈저리게 깨달은 것이다.
↳분명히 의심이 가면서도, 이 아들에게 축복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던 것도, 지금 생각해보니 하나님의 간섭이었다.

-이쯤해서 리브가를 통해 말씀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선명하게 기억났을 것이다.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
↳하나님의 섭리를 어기고, 자기 고집대로 에서를 축복하려고 했던 자신의 행위에 대해 두려워한 것이다.
↳자기가 얼마나 엄청난 실수를 저지를 뻔했는지를, 뼈아프게 자책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야곱을 불러 야단을 쳤을 것이다.
↳그에게 주었던 축복을 취소하고, 몇 갑절의 저주를 퍼부었을 것이다.
↳야곱이 멀리 도망가고 없으면, 어미와 야곱이 꾸민 음모에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모든 책임은 그들에게 있고 자기에게는 없다고 회피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를 위하여 축복하였은즉 그가 반드시 복을 받을 것이니라”
↳자기가 비록 속아서 축복을 했지만, 야곱에게 한 축복이 취소될 수 없다고 한다.
↳왜 이삭이 그렇게 말했을 것 같은가?
↳이미 엎지러진 물이니까 어쩔 수 없어서 그랬을까?
↳그래서 한 번 축복 받으면 그만이란 말일까?
↳아니면 축복은 한 번밖에 할 수 없다는 규정이라도 있단 말일까?
↳자신이 야곱에게 축복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삭은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나서, 에서를 붙잡았던 손을 놓는다.
↳에서 집착에서 벗어난 것이다.

-하나님을 만나기 전에, 우리도 엉뚱한 것을 붙잡고 살았던 게 사실이다.
↳돈이 생명줄인줄 알고 살았다.
↳인간관계가 전부인줄 알고 살았다.
↳그런데 하나님을 만난 후로는 달라졌다.
↳그것들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돈이 전부라는 맘모니즘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사람의 말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우선임을 알게 되었다.

-이삭은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는, 극도로 흥분해 있는 에서를 앞에 두고도, 약간의 흔들림도 없이 말했다.
“그를 위하여 축복하였은즉 그가 반드시 복을 받을 것이니라”

-아버지의 이 말은 들은, 에서가 어떻게 하는가?
34 에서가 그의 아버지의 말을 듣고 소리 질러 슬피 울며 아버지에게 이르되 내 아버지여 내게 축복하소서 내게도 그리하소서

-에서가 소리 질러 슬피 울었다.
↳절망스런 울음이다.
↳모든 희망이 끊어진 통곡이다.
↳이게 지금 에서가 느끼는 심정이었다.

-에서는 한꺼번에 모든 게 무너져 내렸다.
↳아버지 하나만 철썩 같이 믿고 있었는데, 지금 아버지조차 야곱 편을 들고 있다.
↳야곱에게 축복한 것을 취소 못할 것도 없을 것 같은데, 그렇게는 못한다고 한다.
↳비록 속아서 축복하긴 했지만, 야곱이 정녕 복을 받을 것이라는 말에서, 에서는 희망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에서가 소리 질러 슬피 울 때, 야곱이나 리브가에게도 들렸을 것이다.
↳그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성취감에 도취되어, 그 소리에 귀를 막고 있을까?
↳한쪽에서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그들은 다른 쪽에서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에서는 울면서 아버지한테 사정한다.
“내 아버지여 내게 축복하소서 내게도 그리하소서”
↳에서의 현 상황만 보면, 너무 안 됐고, 너무 딱하고, 너무 불쌍한 생각마저 든다.

-이삭은 에서의 항변에, 할 수 없이 야곱에게 화살을 돌렸다.
35 이삭이 이르되 네 아우가 와서 속여 네 복을 빼앗았도다

-그러나 이삭이 이 말을 한 것은, 아마 에서를 위로하는 차원이었을 것이다.
↳그는 하나님의 섭리가 야곱을 축복하는데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네 복을 빼앗았도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그 복이 원래는 네 것이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그건 거짓 위로였다.
↳그가 만약 사실대로 말했으면, 어떻게 되었을 것 같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해보자.
↳‘에서야, 정말 미안하게 되었구나.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잊고, 그 분의 말씀에 불순종하여 억지로 너에게 축복하려고 했는데, 결국은 마땅히 가야할 자에게 가고 말았단다. 원래 그 축복은 네 것이 아니었단다. 내가 하나님께 큰 죄를 지었고, 아울러 너에게 큰 실수를 저질렀구나. 이 못난 애비를 용서해 주렴. 이제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차라리 동생을 축복하자구나.’

-이렇게 말하면, 에서는 수긍하지 못하고,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냐’며 씩씩거리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이해하게 되었을 수 있다.
↳그럼 두 아들을 다 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삭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야곱이 자기를 속였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말았다.

-그러자 에서도 야곱을 성토하기 시작했다.
36 에서가 이르되 그의 이름을 야곱이라 함이 합당하지 아니하니이까 그가 나를 속임이 이것이 두 번째니이다 전에는 나의 장자의 명분을 빼앗고 이제는 내 복을 빼앗았나이다 또 이르되 아버지께서 나를 위하여 빌 복을 남기지 아니하셨나이까

-“그의 이름을 야곱이라 함이 합당하지 아니하니이까”라는 말은, 그가 원래 그렇게 나쁜 놈인지 아버지가 모르셨단 말이냐 하는 원망 섞인 말이다.
↳또 전에 자기를 속여 장자의 명분을 빼앗은 것까지 거론하며, 이번에는 자기가 받아야 할 축복까지 빼앗아 갔다는 것이다.

-에서의 문제가 어디 있는가?

-장자권과 축복권을 별개의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에서는 한번 장자는 영원히 장자인줄 알았다.
↳자기가 장자로 태어났으니, 복을 받을 권리도 당연히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설사 장자권을 팔아먹었다고 해도, 축복은 아버지가 하기 때문에 아버지에게만 잘 보이면 된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아버지가 자기편이니까, 복이야 따 논 당상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그건 에서 자기 생각이었을 뿐이다.

-또 아버지에게 빌 복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37 이삭이 에서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그를 너의 주로 세우고 그의 모든 형제를 내가 그에게 종으로 주었으며 곡식과 포도주를 그에게 주었으니 내 아들아 내가 네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

-하지만 이삭은 단호했다.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도 에서를 축복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인이 되는 축복 곡식과 포도주의 축복까지 야곱에게 주었는데, 더 이상 무슨 축복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에서는 물러나지 않았다.
38 에서가 아버지에게 이르되 내 아버지여 아버지가 빌 복이 이 하나 뿐이리이까 내 아버지여 내게 축복하소서 내게도 그리하소서 하고 소리를 높여 우니

-에서는 소리를 높여 울면서 “내게 축복하소서 내게도 그리하소서” 애원한다.
↳거의 실성한 사람처럼 울부짖는 에서를 보는, 이삭의 마음은 찢어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제 어쩔 수 없다.
↳이삭이 단순히 자기 실수로 야곱을 축복했다면 모르지만, 그게 하나님의 뜻인데 어떻게 되돌리겠는가?

-이삭은 내키지 않았지만, 에서의 간청을 물리칠 수 없어서, 일단 머리에 손을 얹긴 했다.
39 그 아버지 이삭이 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네 주소는 땅의 기름짐에서 멀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멀 것이며
40 너는 칼을 믿고 생활하겠고 네 아우를 섬길 것이며 네가 매임을 벗을 때에는 그 멍에를 네 목에서 떨쳐버리리라 하였더라

-공동번역으로 보면, 뜻이 보다 분명하게 다가온다.
39) 아버지 이사악이 아들에게 대답하였다. "네가 살 땅은 기름지지 않은 땅, 하늘에서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땅이다.
40) 칼만이 너의 밥줄이 되리라. 너는 아우를 섬겨야 할 몸, 너 스스로 힘을 길러 그가 씌워 준 멍에를 목에서 떨쳐 버려야 하리라."

-그 내용을 아무리 봐도, 축복이라고 보기 어렵다.
↳“네 주소는 땅의 기름짐에서 멀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멀 것이며”는 에서가 살아야 할 땅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건조하고 메마른 땅이라는 말이다.
↳말씀대로 후대에 에서와 그의 후손인 에돔 족속이 거했던 세일 산지는, 가장 척박한 산악 지대 중 한 곳이었다.

-“너는 칼을 믿고 생활하겠고” 하는 말은, 피 흘리기를 좋아하는 민족이 되고, 약탈하는 민족으로 살 것이란 말이다.

-“네 아우를 섬길 것이며” 라는 말은, 실제로 다윗이 왕으로 있을 때 이스라엘의 통치를 받게 됨으로 이루어졌다.

-“네가 매임을 벗을 때에는 그 멍에를 네 목에서 떨쳐 버리리라”는 말은, 에돔이 힘이 커지고 이스라엘이 힘이 약할 때 해방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 말씀은 유다 왕 여호람 때에 성취되었다.

-말씀을 잘 보면, 야곱에게 한 축복과 에서에게 한 축복이 결정적으로 다른점이 있다.
↳야곱의 축복에는 하나님이란 말이 들어 있는데, 에서의 축복에는 하나님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하나님 없는 축복은, 사실상 축복이 아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오지 않는 축복은 축복이 아니다.
↳하나님 없이 잘되면 잘될수록 위험하기 때문이다.
↳하나님과 무관한 힘은 능력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품을 벗어난 자유는 더 이상 자유일 수 없기 때문이다.

-평생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 거하기 바란다.
↳매일 매일을 말씀의 안내를 받으며 살기 바란다.
↳하루를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진행하며 기도로 마감하기 바란다.
↳항상 주의 몸된 교회와 동행하고, 주의 종인 목회자와 함께 하기 바란다.
↳그래서 우리를 위해 예비된 복을 받아, 일평생 누리며 나누며 사는 인생이 되기 바란다.